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얼마나 천성산을 사랑했으면 400번이나 오르내리셨을까요? 얼마나 도롱뇽을 아꼈으면 242일이나 단식하셨을까요? 천성산 자락을 오르면서 천성산의 뭇 생명들을 대신해 속세의 개발론자들과 맞서셨던 지율스님을 생각합니다. 도롱뇽이 인간을 상대로 소송을 냈습니다. 2003년 10월 도롱뇽들은 천성산을 관통하는 원효터널 백지화를 요구했습니다. 터널공사로 천성산 지하 수맥이 파괴되고, 그러면서 자신들의 서식지인 지상의 늪・계곡 생태계까지 망가질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지율스님이 도롱뇽 소송대리인으로 나섰습니다. 지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던 산악회 버스가 좁은 2차선 도로로 접어듭니다. 충남의 오지인 보령시 청소면과 청라면을 지나는 610번 지방도로입니다. 차창 밖으로 백야 김좌진 장군의 묘소를 알리는 표지판이 보입니다. 청산리대첩의 영웅인 김좌진 장군은 오서산 인근의 홍성에서 태어나셨고, 오서산 자락인 보령 아차산에 묻히셨습니다. 만주벌판에서 풍찬노숙하시며 항일투쟁을 하시던 장군은 고향 땅에서 잠드셨습니다.산악회 버스가 정차를 한 곳은 청소면의 성연주차장입니다. 오늘 오서산 산행은 성연주차장을 들머리로 성골~시루봉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남한의 산들을 높이 순으로 꼽으면 한라산(1,947미터), 지리산(1,915미터), 설악산(1,708미터), 덕유산(1,614미터)으로 이어집니다. 그 다음이 1,577미터 계방산입니다. 태백산맥과 차령산맥의 접점에 위치한 산이지요.계방산은 남한 다섯번 째 고봉이지만 산린이(산행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산입니다. ‘남한에서 가장 높은 국도’인 31번 국도를 따라 차를 타고 계방산 산행 기점인 해발 1,089미터 운두령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운두령에서 시작해 1492봉 전망대~계방산정상~주목군락지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우리나라는 산악국가입니다. 일찍부터 사람들은 산을 숭배했습니다. 산으로 가서 기도를 하고, 도를 닦고, 제사를 지냅니다. 명산에 절을 짓고, 굿당을 차리고, 기도원도 엽니다. 산에 가면 부처님이나 신령님이나 하느님을 만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오대산으로 부처님을 만나러 가는 길입니다. 오대산에는 석가모니불 진신사리를 모신 적멸보궁이 있습니다. 상원사의 적멸보궁은 양산의 통도사와 인제의 봉정암, 영월의 법흥사, 정선의 정암사와 함께 5대 적멸보궁으로 꼽힙니다.차를 타고 월정사를 지나 상원탐방지원센터 앞 주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우리 강토의 중추인 백두대간은 백두산과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 덕유산, 치악산, 장안산 등 8대 종산을 축으로 뻗어 내립니다. 8대 종산 중 하나인 장안산은 ‘호남금남정맥의 어머니’입니다. 100대 명산으로 꼽히는 장안산(해발1,237미터)은 호남지방에선 지리산(1915미터)과 덕유산(1614미터) 다음으로 높은 산입니다. 장안산 옆에는 백두대간 구간인 영취산(1,076미터)이 솟아 있습니다.장안산과 영취산은 오지 중의 오지로 꼽히는 전북 장수군에 있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접근하는 게 쉽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선종 불교의 창시자인 달마는 페르시아 태생입니다. 어린 시절 노예로 동쪽나라 인도로 팔려갑니다. 좋은 주인을 만나 인도에서 왕자 대접을 받는 귀한 신분이 됩니다. 불법에 귀의하여 우러름을 받는 고승대덕의 자리에 오릅니다.달마는 불법을 전하러 동쪽의 중국으로 갑니다. 소림사에서 9년간 면벽수도를 한 끝에 득도를 합니다. 면벽수행을 하면서 쇠약해진 몸을 추스르기 위해 생활무술을 고안합니다. 오늘날 소림권법이 탄생하게 된 배경입니다.달마가 페르시아에서 인도로, 인도에서 다시 중국으로, 자꾸 동쪽으로 간 까닭은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충남에는 해발 1,000미터가 넘는 산이 없습니다. 충남에서 가장 높은 서대산이 904미터에 그칩니다. 제법 큰 산으로 꼽히는 계룡산과 오서산도 각각 845미터와 790미터입니다. 서대산ㆍ계룡산ㆍ오서산과 함께 100대명산의 반열에 이름을 올린 가야산(678미터), 칠갑산(561미터), 덕숭산(495미터) 등도 모두 나직나직한 산들입니다. 오랜 세월 풍파에 깎인 노년기 지형의 산들이지요.예전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렸던 김원룡 박사의 ‘한국의 미’라는 수필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둥글둥글 소
[우먼타임스] 박상주 편집국장춘천 삼악산에 가는 길입니다. 오랜만에 경춘가도를 달립니다. 구불구불 한강 변을 따라 달리는 경춘가도는 대성리~청평~남이섬~강촌~춘천으로 이어집니다. 젊은 시절의 추억이 왈칵 밀려옵니다. MT와 데이트와 세미나를 하기 위해 뻔질나게 드나들던 길입니다.그때 그 시절 통기타를 둘러메고, 버너와 코펠을 짊어지고, 친구와 어깨동무를 하고, 애인의 손을 잡고, 춘천행 버스나 경춘선 열차에 오르고는 했습니다. 대성리 백사장에 둘러 앉아 노래를 하고, 남이섬 메타 세쿼이아 길을 걷고, 강촌 천변에서 천렵을 하고, 가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다들 참 바쁘게 삽니다. 지름길을 찾고, 직행이나 급행을 타려 하고, 지하철 계단에서도 뜁니다. 너무 쫓기며 삽니다.산을 탈 때조차 느긋함을 모릅니다. 어떻게 하면 빨리 정상을 찍고 내려올 수 있는지를 생각합니다. 인터넷에 100대 명산 산행기를 올린 많은 이들이 정상으로 가는 최단코스를 소개합니다. 어떻게 하면 그 산의 매력을 흠뻑 즐길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그 산의 특징을 속속들이 볼 수 있는지를 알리는 데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입니다. 모름지기 산행은 ‘완행’이어야 합니다. 쉬엄쉬엄 걸어야 합니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퀴즈 하나 드립니다. 우리 강토에서 가장 기(氣)가 센 땅은? 힌트 드립니다. 민족의 두 영산인 백두산과 한라산의 딱 중간 쯤에 있는 산입니다. 백두대간 속리산에서 뻗어 나온 한남정맥이 내달리다가 서해 앞바다에서 그 정기를 불끈 쏟아낸 산입니다. 정답: 강화 마니산입니다. 지난 1999년 이재석 한국정신과학학회 부회장과 이한종 숙명여대 평생교육원 교수, 최재학씨 등 풍수전문가들이 마니산의 기를 측정했습니다. 당시 지기 탐지기의 회전수가 최고 65회를 기록했습니다. 그 때까지 유명 생기처(生氣處)로 알려진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아버지 세대까지만 하더라도, 60살은 노인으로 넘어가는 이정표였습니다. 60살을 맞으면 떠들썩하게 환갑 잔치를 벌였습니다. 요즘이야 그저 식구들과 밥 한 끼 먹는 생일 정도로 받아 들여지고 있습니다.100세 시대입니다. 노인의 기준도 달라졌습니다. 지난 2015년 유엔이 발표한 인간생애주기 연령지표에 따르면 18~65세는 청년, 66~79세 중년, 80~99세 노년, 100세 이상은 장수 노인입니다. 유엔 기준에 따르면 나는 청년입니다. 몸도 마음도 청춘입니다.웬 나이 타령이냐고요? 한겨울에 설산 산행을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남도는 막연한 그리움입니다. 한동안 가지 않으면 그리움이 쌓입니다. 최근 며칠 간 남도에 눈이 많이 내렸습니다. 설국으로 변한 남도의 산하가 눈에 어른거립니다. 배낭을 둘러메고 길을 나섭니다. 영암 월출산으로 향합니다. 월출산은 설악산・주왕산과 함께 한국의 3대 바위산으로 꼽히는 산입니다. 월출산은 육형제바위 사자봉 구정봉 향로봉 등 기암괴석들로 그 근육질을 뽑냅니다. 너른 호남 벌판에 올려진 정교한 수석과도 같은 산입니다.예부터 한 가닥 글줄이나 한다는 문인들은 앞다퉈 월출산을 예찬했습니다. 세조 때의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중국 진시황제는 불로불사(不老不死)를 꿈꾸었습니다. 신하들에게 불로초를 찾아 오도록 명을 내렸습니다. 제(齊)나라 사람 서불(徐市)이 진시황에게 아뢰었습니다. “바다 건너 동방의 나라에 삼신산(三神山)이 있습니다. 신선들이 살고 있는 봉래산(蓬萊山)과 방장산(方丈山)과 영주산(瀛洲山)입니다. 신선들은 불로초를 먹으면서 불로불사를 누리고 있습니다. 신이 바다 건너가서 불로초를 구해오겠습니다.”서불은 동남동녀 수 천 명을 데리고 신선을 찾으러 삼신산으로 떠났습니다. 서불이 말한 삼신산은 어디일까요? 후세 사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서울의 전경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곳은 어딜까요? 언뜻 남산이나 인왕산이나 북한산이 떠오릅니다. 남산이나 인왕산은 서울 한복판을 코앞으로 바짝 끌어당겨 들여다보는 접사렌즈 격입니다. 북한산은 표준렌즈입니다. 강북은 가깝게, 강남은 멀찍이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서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광각렌즈는? 바로 관악산입니다. 관악산 정상에 올라서면 북으로 서울 전체가 한 눈에 오롯이 들어옵니다. 북한산과 남산과 인왕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굽이굽이 흐르는 한강을 젖줄처럼 두른 서울의 전경이 파노라마로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경주를 떠 올리면 왜 자꾸 ‘신라의 달밤’ 이라는 노래가 생각날까요? 나도 모르게 “아아~, 신라의 밤이여~”를 흥얼거리게 됩니다. 유별나게 현인 선생의 노래를 좋아하기는 합니다. ‘신라의 달밤’과 ‘굳세어라 금순아’, ‘비내리는 고모령’ 등 현인의 노래들이 나의 애창곡 목록에 들어 있습니다. 특정 장소와 애창곡 사이에 무의식의 연상작용이 작동하는 걸까요?경주 남산 산행을 가는 길입니다. 신경주역에 내렸습니다. 아침나절인데도 ‘신라의 달밤’이 떠오릅니다. 현인 선생 특유의 비브라토 창법으로 부르는 ‘신라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머리가 무겁습니다. 가슴이 답답합니다. 명치에 돌덩이라도 얹힌 것 같습니다. 왜 꽃다운 젊은이 150여명이 서울시내 한 복판 길거리에서 비명횡사를 해야 했을까요? 왜 수십 차례나 사고 위험 신고를 받고도 아무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을까요? 왜 분향소엔 영정도 이름도 없었을까요? 도대체 왜 아직까지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는 이가 하나도 없는 걸까요? 산을 오르는 중입니다. 오늘은 가지산도립공원(영남 알프스) 아홉 봉우리 중 제1봉인 가지산과 제3봉인 운문산을 연계 산행했습니다. 석남터널을 들머리로 중봉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차마고도(茶馬古道)를 아시나요? 차마고도는 먼 옛날 중국과 티베트를 연결하는 교역로였습니다. 중국의 차(茶)와 티베트의 말이 오가던 길이었습니다. 해발4,000~5,000미터의 험준한 설산을 오르내리는 길이었습니다. 실크로드보다 200여년 더 오래 된 길입니다.우마고도(牛馬古道)를 아시나요? 우마고도는 ‘영남 알프스’로 불리는 가지산도립공원을 넘는 길입니다. 해안지방인 울산의 해산물과 내륙지방인 밀양의 농산물을 교역하는 길이었습니다. 간월산과 신불산, 영축산 등 해발1,000미터 이상 봉우리들을 굽이굽이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은빛 억새가 너울너울 춤을 춥니다. 빨간 단풍을 입은 산맥이 넘실넘실 달립니다. 소슬한 가을바람이 산들산들 스칩니다. 영남 알프스의 천황산 정상인 사자봉(해발1,189미터)에 올라 산 아래를 굽어보는 중입니다. 사자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는 셈입니다.멍때림을 합니다. 마음 속 켜켜이 쌓여 있는 집착과 미움과 번뇌를 산 바람에 날립니다. 산멍은 치유이고 충전입니다. 불멍과 비멍과 바다멍도 좋지만 산멍의 효능은 더 좋습니다. 산멍은 산에 오를 수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입니다.영남 알프스 아홉 개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산에 왜 가지요? 산은 ‘쉼표’이기 때문입니다. 산은 ‘충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100대 명산은 약효가 뛰어난 ‘보약’입니다. 삼천리 금수강산의 100대명산으로 함께 떠나보실까요? 지리산은 ‘한반도의 엉덩이뼈’입니다. 둘레 300여 킬로미터, 횡단거리 50여 킬로미터의 거대한 산입니다. 최고봉인 해발 1,915미터의 천왕봉을 위시해 1,400미터 이상의 봉우리만 20여개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계곡이 70여개나 됩니다. 높고 깊고 넓은 산입니다. 서쪽 끝 자락에 화엄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