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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100대명산 ⑩ 마니산] 전국에서 가장 氣가 센 땅… “새해 에너지 충전하러 오세요”

백두산과 한라산의 딱 중간에 위치한 산
한남정맥의 정기, 서해 앞바다에서 "불끈"

  • 기사입력 2023.01.24 17:15
  • 최종수정 2023.02.01 09:56

우먼타임스 = 박상주 편집국장

퀴즈 하나 드립니다. 우리 강토에서 가장 기(氣)가 센 땅은? 힌트 드립니다. 민족의 두 영산인 백두산과 한라산의 딱 중간 쯤에 있는 산입니다. 백두대간 속리산에서 뻗어 나온 한남정맥이 내달리다가 서해 앞바다에서 그 정기를 불끈 쏟아낸 산입니다. 
 
정답: 강화 마니산입니다. 지난 1999년 이재석 한국정신과학학회 부회장과 이한종 숙명여대 평생교육원 교수, 최재학씨 등 풍수전문가들이 마니산의 기를 측정했습니다. 당시 지기 탐지기의 회전수가 최고 65회를 기록했습니다. 그 때까지 유명 생기처(生氣處)로 알려진 다른 어떤 곳보다 높은 수치였습니다. 합천 해인사의 독성각 46회, 경북 청도 운문사 20회, 경북 경주의 회재 이언적 고택 21회 등을 앞선 것입니다. 

우주인들도 마니산의 기를 인정했다지요? 1972년 우주선 아폴로 16호가 달에 착륙했을 때 이야기입니다. 선장인 존 영과 켄 매팅리, 찰스 듀크 등 세 명의 우주인은 지구를 내려다보니 유난히 서기(瑞氣)가 뻗치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사진을 찍어 두었지요. 지구에 귀환한 뒤 그 위치를 확인했더니, 바로 한국의 강화도 마니산 일대였다고 합니다. 진짜 그런 일이 있었느냐고요? 인터넷에 여기 저기 전하는 이야기입니다.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도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면서 기운차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계묘년을 꽉차게 채우는 기운을 충전하러 마니산을 오릅니다. 상방리 주차장에서 출발을 해 매표소~단군로~참성단~마이봉~참성단~계단로~매표소를 거쳐 다시 상방리 주차장으로 원점회귀하는 10킬로미터 정도의 산행을 했습니다.
  
매표소에서 2,000원 입장료를 내고 산을 오릅니다. 성화 채화장을 조금 지나면 단군로와 계단로 갈림길이 나옵니다. 단군로 쪽으로 길을 잡습니다. 정상까지 단군로는 3킬로미터, 계단로는 2.4킬로미터입니다. 단군로 쪽이 조금 길지만 길이 훨씬 부드럽습니다. 계단로는 ‘1004 계단’으로 명명된 계단길을 올라야 합니다.
 
단군로 쪽으로 길을 잡습니다. 넓고 부드럽고 편안한 흙길입니다. 산행객들이 제법 많습니다. 상주씨처럼 계묘년 새해 벽두에 기를 충전하고 복을 빌기 위해 왔나 봅니다. 

1시간 여 만에 참성단에 올랐습니다. 참성단 문은 닫혀 있습니다. 문화재 보호 및 안전점검을 위해 임시 폐쇄한다는 강화군시설관리공단의 안내문이 걸려 있습니다. 여러 차례 들렸던 곳이지만 그래도 아쉽습니다. 참성단 앞에서 가족과 친지와 이웃에게 새해 복을 듬뿍 달라고 하느님과 단군님께 빌려고 했습니다. 이태원 참사와 세월호 참사와 외교 참사를 일으켜 놓고는 책임도 지지 않고 반성도 하지 않는 악인들을 벌해 달라고 빌고 싶었습니다.  

참성단 바로 앞 봉우리에 정상목이 서 있습니다. 정상목 앞에서 참성단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습니다. 의인들에게 복을 주시고, 악인들에게 벌을 주십시오!
 
하늘을 향해 두 팔을 활짝 벌립니다. 깊이 심호흡을 합니다. 올 한 해를 힘차게 살아갈 우주의 기를 몸 구석구석 충전합니다. 몸이 후끈후끈해집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집니다.
 
차를 두고 온 상방리 주차장으로 하산을 해야 하는데, 그 반대편인 함허동천 방향으로 펼쳐진 암릉 코스가 유혹을 합니다. 참성단에서 마이봉까지 이어지는 1km의 암릉 코스는 마니산 등반의 백미입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거칠고 때론 아찔한 길입니다. 암릉길 한 편으로는 서해바다의 시원한 풍광이 펼쳐지고, 또 다른 편으로는 강화의 너른 들판이 펼쳐집니다. 
 

호젓한 암릉길로 들어섭니다. 뉘엿뉘엿 지는 태양이 서해를 빨갛게 물들입니다. 계묘년 들어 두 번째 지는 태양입니다. 올해 저에게 주어진 365개 태양 중 벌써 2개째를 꿀꺽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363개의 태양을 어떻게 하면 맛있게 멋있게 태울 것인지를 고민해 봅니다. 우선 몸과 마음을 닦고, 조이고, 기름 치면서, 건강하게 유지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야 시간을 유용하고 보람되게 사용할 수 있거든요.
 
마이봉을 찍고 다시 참성단 쪽으로 발길을 돌립니다. 강화의 산과 바다와 들을 새삼 돌아봅니다. 강화는 우리 민족이 반만년 동안 겪은 파란만장한 사건들을 새기고 있는 역사의 현장입니다. 단군 할아버지가 참성단을 쌓고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곳이었고, 고려왕조가 수도를 옮겨와 항몽투쟁을 벌이던 곳이었고, 조선시대엔 서구열강들이 병인양요와 신미양요를 일으키면서 우리 강토를 넘보던 창구였습니다. 지금은 남과 북이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최전선입니다. 
 
다시 참성단 앞에 섰습니다. 꾸벅 절을 하고 빕니다. 하느님, 단군할아버지, 예수님, 부처님, 알라님!제가 최전방이나 다름없는 김포에 살고 있는 거 잘 알고 계시죠? 제발 남북이 다시 총을 쏘는 일만은 없게 해 주세요. 남과 북의 비열한 분단세력들을 혼내 주십시오. 한반도를 신냉전의 대결장으로 만드는 음험한 외세를 물리쳐 주십시오.
 

이제 계단길로 하산을 합니다. 무려 1004개의 계단을 내려가야 합니다. 40여 분만에 하산을 마쳤습니다. 

주차장 귀퉁이에서 꼬부랑 할머니가 순무김치와 순무를 늘어놓고 팝니다. 순무김치 한 통과 순무 한 뭉텅이를 샀습니다. 새콤하고 맵싸한 순무김치는 명절음식의 느끼함을 씻어줄 것입니다. 생으로 깎아 먹는 순무는 추운 겨울 밤 간식거리로 그만한 게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순무는 강화의 기를 먹고 자란 천연 건강식품입니다.
 
오늘은 마니산에 올라 우리 강토 최강의 기를 흡입했습니다. 강화 순무까지 샀으니 그 기를 포장까지 해서 가져가는 셈입니다. 이래저래 계묘년 한 해는 힘차게 달려 볼 만합니다. 아자, 아자, 아자자자자자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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