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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원 "화장품 용기 62%가 재활용 불가"

‘재활용 최우수’ 등급 화장품 용기 1% 밑돌아
화장품 업계 ‘포장 줄이기’ 노력 늘려야

  • 기사입력 2023.03.29 18:01

우먼타임스 = 곽은영 기자

일상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품목인 화장품은 오랫동안 ‘용기’ 문제로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비난 받아왔다. 화장품 용기 대부분이 복합재질인 데다 복잡한 구조로 만들어져 재활용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구조상 분리가 어려워 남는 내용물 탓에 다른 재활용 가능 용기까지 오염 시킨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결국 자원 순환이 어렵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들은 화장품 업체들의 환경보호 노력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들이 환경을 위해 기업에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며 업계에서는 어떤 노력이 이뤄지고 있을까. 

(픽사베이)
화장품 업계는 오랫동안 ‘용기’ 문제로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비난받아왔다. (픽사베이)

◇ 화장품 업계가 해결해야 할 과제 ‘용기’

화장품은 포장재 재질에 따른 분리배출 표시 의무 대상이다. 포장재 재질·구조 평가제도에 따라 화장품의 재활용 용이성을 평가한 결과 많은 제품이 재활용 어려움 등급을 받고 있다. 재활용 평가 등급은 ‘최우수’, ‘우수’, ‘보통’, ‘어려움’ 4개로 나뉘며 ‘어려움’ 등급을 받으면 포장재에 ‘재활용 어려움’이라고 표시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이 28일 발표한 국내 상위 15개 화장품 유통·판매업체에서 판매하는 화장품 294개 제품의 용기 재활용 등급 및 표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활용 어려움’ 등급 용기가 62.6%로 나타났다. 이어 ‘보통’ 22.1%, ‘우수’ 14.6%였으며 ‘최우수’ 등급을 받은 화장품 용기는 0.7%로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심지어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재활용 관련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15개 업체의 공식 온라인 쇼핑몰 16곳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 결과 제품별로 재활용 용이성 등급 및 분리배출 표시정보를 게시한 곳은 1곳뿐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6개월 이내 화장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온라인을 통해 정보를 얻고 구매한다는 응답자가 57.3%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온라인에서의 분리배출 및 재활용 용이성 등급 정보 제공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소비자들은 화장품 업체들의 환경보호 노력이 부족하다고도 지적했다. 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업체들의 환경보호 노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700명의 가운데 87.3%는 ‘동일한 조건이라면 친환경 용기의 제품을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화장품 업체가 환경보호를 위해 우선적으로 노력해야 할 점으로는 ‘포장 줄이기(무포장, 무용기 제품 개발 등)’가 42.6%로 가장 많았고 ‘재활용이 우수한 용기 사용’이 18.1%, ‘분리배출이 쉬운 용기 사용’이 16.1%로 뒤를 이었다. 

화장품 업체의 환경보호 노력 정도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 전체 항목 평균이 2.6점으로 소비자들은 업체들의 환경보호 노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화장품 업체의 환경보호 노력 정도에 대한 소비자 인식 조사 결과. 전체 항목 평균이 2.6점으로 소비자들은 업체들의 환경보호 노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

◇ 무포장·무용기 니즈 커...업계 리필 스테이션 확대

기업들은 실제로 포장재 줄이기를 비롯해 재활용 우수 용기 개발에 대한 노력을 늘리고 있다. 무포장을 위한 눈에 띄는 노력은 리필 스테이션 확대다. 이는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이 많은 화장품 업계가 가장 먼저 기울일 수 있는 노력 중 하나다. 국내 대표 화장품 업체들은 앞다퉈 리필 스테이션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화장품 업계 최초로 ‘리필 스테이션’에 출사표를 던진 건 아모레퍼시픽이다. 2020년 10월 아모레스토어 광교점에 리필 스테이션을 오픈해 원하는 제품을 원하는 만큼 리필해 갈 수 있도록 했다. 이니스프리 역시 2021년 12월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 리필 스테이션 도입 이후 건대점, 성수동 신규점에서 원하는 양만큼 제품을 소분해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2021년 5월 이마트 죽전점에 ‘빌려쓰는지구 리필스테이션’ 문을 열었다. 샴푸와 바디워시 같은 생활용품을 다회용기에 소분해 구매할 수 있는 공간이다. 리필 용기도 코코넛 껍질을 활용해 플라스틱 사용량을 30%가량 줄인 친환경 제품으로 선보였다. 

이밖에 아로마티카는 제로웨이스트 상점으로 알려진 ‘알맹상점’과 협업해 제품을 벌크 사이즈로 공급하다 2021년 4월 자체적으로 ‘아로마티카 제로 스테이션’ 문을 열었다. 재활용 페트병과 유리병으로 만든 용기를 활용한 제품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했을 뿐만 아니라 리필을 해갈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리필 시 이용자가 가져온 용기는 물론, 현장에서 유리나 플라스틱 PCR 용기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로마티카 관계자는 “판매용 제품 역시 재활용 우수 등급을 받고 있다. 용기를 투명하게 만들고 쉽게 떨어지는 라벨을 붙였다. 뚜껑은 펌프 대신 단순 캡을 이용해 분리가 쉽게 했고 100% PP 소재를 썼다. 제품 용기부터 리필까지 다각도로 플라스틱 용기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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