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권] ①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배되는 말말말
[여성인권] ① ‘남녀고용평등법’에 위배되는 말말말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9.10.22 1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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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의사가 능력이 아닌 성별로 차별받는 것은 문제가 있어
- 의사 고용 성 차별 문화 개선을 위해 고용노동부가 적극적으로 실태조사에 나서야
사진=한국여자의사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공동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하여 각 병원에 붙일 예정인 포스터 (한국여자의사회 제공)
포스터=한국여자의사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공동 캠페인의 일환으로 제작하여 각 병원에 붙일 예정인 포스터 (한국여자의사회 제공)

[우먼타임스 이재경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이상돈 의원이 고용노동부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에서 여성노동인권 문제 해결 및 근로 환경 개선을 위해 나선다. 이상돈 의원은 이향애 한국여자의사회 회장, 유지은 대전MBC 아나운서, 장성숙 인천광역시간호사회 회장, 구미나 백화점 노동자를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선정하였다. 이 의원은 이들과 함께 여성 의료인 노동인권, 여성 아나운서 성 차별, 백화점·면세점 여성 노동자의 근로환경 문제를 들여다볼 예정이라 밝혔다.

이상돈 의원은 지난 4일 세종에서 열린 환노위 국정감사에서 고용노동부가 여성의사가 차별 받는 병원의 근무환경에 대해 적극적으로 실태조사에 나서고 감독을 강화해야 하며, 무엇보다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공의 고용 시 결혼, 임신, 출산으로 인한 차별이 만연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공의는 남녀고용평등과일·가정양립지원에관한법률(이하 ‘남녀고용평등법’)의 적용대상이다. 따라서 동 법률 제7조(모집과 채용), 제8조(임금), 제10조(교육·배치 및 승진), 제11조(정년·퇴직 및 해고) 등의 위반 문제가 제기된다. 의사 성차별 행위들은 단순히 부당한 현실의 문제가 아니라, 실정법 위반의 문제인 것이다.

이상돈 의원실이 한국여자의사회로부터 수집한 사례에 따르면, 여성의사들은 전공의 선발 시 ‘여자는 체력이 안 되니 지원은 남자만 가능하다’, 피부과·성형외과·안과 등 소위 말하는 ‘인기 과’ 전공의 지원 시 ‘여자여서 안 뽑는다. 여자는 지원하지 마라’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한다. 지원하는 여성들의 성적이 월등히 높더라도 여성TO는 ‘0명’으로 내정해놓는 경우도 허다하다.

남성의사들이 ‘인기 과’를 독점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또한 면접 시 남자친구가 있는지, 수련 중에 결혼을 할 것인지 여부를 질문하는 등 결혼과 임신계획 같은 사적 문제를 전공의 선발기준에 포함하여, 병원에서 일하기 위해선 임신과 출산을 하지 않을 것을 강요하는 사례가 많다. 전공의 선발 시 여성들이 1-10등을 하면 여자들만 뽑을 수 없다면서 5등에서 자르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사례들은 모두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 위반 사례이다.

또한 분만 휴가 시 대진의의 월급을 분만 휴가자 본인이 지급해야 한다고 하거나, 구직공고가 나서 병원에 전화로 문의하니 ‘여자의사가 없기 때문에 월급을 말할 수 없다’고 답변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임금에 관한 조항(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위반이다. 전임의 지원 시 ‘여의사는 결혼하면 업무능력이 떨어지므로 결혼하지 않으면 가능하다’,

‘셋째는 안 낳을 거지?’, 임용 과정 중 임신한 경우 ‘이래서 여자는 안 돼’, 면접 시 ‘체구가 작은데 몸이 약한 거 아니냐, 그래서 일 잘 할 수 있겠는가’ 등의 성차별 발언을 듣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교수임용과정에서도 예외 없이 여성의사는 경쟁지원자보다 뛰어난 논문을 썼거나 경력이 있음에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탈락되기도 한다.

포스터=한국여자의사회 제공
포스터=한국여자의사회 제공

이 같은 사례들은 모두 교육, 배치 및 승진 상의 차별을 금지한 남녀고용평등법 제10조 위반에 해당한다. 이렇듯 의료계에서는 여의사 고용과정에서의 성차별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이를 스스로 해결 할 의지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고용과 승진에서 성별로 차별받는 여의사들이라고 해서 과로하는 의사 근무환경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그동안 잠을 못 자며 환자를 보아야 하는 인턴 및 레지던트의사의 삶은 성별을 불문하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다.

<The 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실린 “Neurobehavioral Performance of Residents After Heavy Night Call vs After Alcohol Ingestion(2005)” 연구에 따르면 피곤한 상태에서 진료하는 의사는 음주상태에서 진료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가진다고 한다. 의사들의 과로가 환자의 생명을 위협하는 의료과오로 이어질 위험이 큰 것이다.

여의사는 결혼, 출산과 육아를 자유롭게 할 수 없는 근로환경에 처하여 있다. ‘임산부의 보호’는 남녀고용평등법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상에도 보장되어 있음에도 분만 휴가를 사용하는 여의사들은 고용이나 승진에서 배제되는 것이 현실이다. 또한 임신 중인 여의사가 의료행위를 하다가 방사선에 노출되기도 한다. 장시간 근로가 이루어지는 근무환경 속에서 임산부를 보호하는 가이드라인 조차 마련되지 못했으므로, 고용노동부는 임산부 보호 업무지침을 진료과목별로 정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의원은 “여의사들의 수가 갈수록 늘어남에도 여전히 의료계의 고용 성차별이 만연하나, 이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감독이나 문제 인지 자체가 부족한 상황으로 보인다”며, “고용노동부가 환자의 생명을 책임지는 의사의 근로환경 개선과 성차별 문제에 대해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세워야 여의사들이 보다 안정된 근로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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