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 최인영 기자
“요즘 브랜드 치킨 값이 2~3만 원씩 하잖아요. 비싸도 너무 비싸요. 그에 비해 대형마트 치킨은 양도 많은데 한 마리에 만 원이 안 돼요. 맛도 좋고요. 조금 식었다 싶으면 집에서 에어프라이기로 돌려먹으면 브랜드 치킨 저리 가라에요. 시간만 맞으면 맨날 사러 가고 싶어요. 이것 때문에 이제 브랜드 치킨은 안 먹어요.”
“한 번은 대형마트에 갔는데 사람들이 치킨을 사려고 엄청 줄을 서있더라고요. 궁금해서 같이 줄을 서서 사 먹어봤어요. 역시 사람들이 찾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 같아요. 가격이 저렴한데 치킨 조각도 커서 배부르고, 갓 나온 걸 먹으니 바삭바삭하고 따뜻해서 맛있더라고요. 가성비가 엄청나던데요.”
소비자들 사이에서 대형마트 PB(자체상품) 치킨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무차별적으로 오르는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이 대형마트 치킨 사랑으로 이어진 것이다.
대형마트 PB 치킨 시초는 지난 2010년 12월 롯데마트가 출시한 ‘통큰 치킨’으로부터 시작됐다. 당시 롯데마트는 치킨 한 마리를 50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에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판매 일주일 만에 프랜차이즈 업계의 반발로 모습을 감췄다.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렇게 한동안 대형마트에서 모습을 감췄던 치킨은 지난해 6월 30일, 홈플러스에서 ‘당당치킨’이라는 이름으로 재등장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홈플러스가 펼친 ‘물가 안정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당일 제조해 당일 판매한다’는 뜻을 담은 당당치킨은 한 마리 당 6990원으로, ‘당당 후라이드 치킨’, ‘달콤 양념 치킨’ 2종으로 출시됐다.
반응은 대단했다. 소비자들의 당당치킨을 사기 위해 오픈런 현상을 보였고, 제품은 품절대란을 빚으며 인기몰이를 했다. 치킨 수량을 맞추기 위해 조리 노동자들이 화장실 갈 시간도 없었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이 같은 소비자들의 열광에 경쟁 대형마트들도 PB 치킨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7월, 9980원짜리 ‘5분치킨’을 선보였고, 이후 일주일 간 ‘(9호)후라이드 치킨’을 마리 당 5980원에 판매했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 역시 치킨 한 마리 반짜리인 ‘New한통가아아득 치킨(한통치킨)’을 8800원(기존가 1만 5800원)에 할인 판매하며 맞섰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당당치킨은 출시 직후 올 1월까지 7개월 간 누적 판매량이 200만 마리를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도 각자의 PB 치킨으로 올 1월부터 5월까지 즉석치킨 내 치킨류 매출을 전년 대비 2.5배 이상 끌어올렸고, 지난달에는 즉석코너 매출이 전년 동기(2022년 4월) 대비 두 배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 홈플러스, 메뉴 확대 예정...이마트, 다양한 볼거리와 할인 행사 이어가
지속적인 인기에 힘입어 마트 업계는 치킨 등 즉석식품에 더욱 힘을 줄 계획이다.
지난해 10월부터는 ‘이달의 당당치킨’을 선보이며 고객들에게 다양한 맛 경험을 선사하고 있는 홈플러스는 추후 당당반반치킨, 로스트치킨 등으로 메뉴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마트도 다양한 볼거리와 할인 행사를 이어간다. 현재 이마트 즉석 코너에서는 ‘생생치킨’을 1마리 당 9980원에 판매 중이다. 또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는 하림 생닭 10호를 두 개 넣은 ‘두 마리 치킨’을 1만 7980원에 선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리뉴얼 오픈한 ‘이마트 연수점’에서는 로봇이 직접 튀겨내는 ‘로봇 후라이드 치킨’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볼거리와 균일한 맛의 치킨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치킨 프랜차이즈들의 치킨 가격이 계속 올라가다 보니 소비자분들이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마트 치킨을 많이 찾아주시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할인 행사 등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