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 곽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고용노동부에 MZ세대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주 69시간제를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시민단체는 근로환경에 대한 연령별 이견이 거의 없다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정부가 근거도 없이 ‘세대 갈라치기’를 한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정부가 입법예고 기간 표출된 근로자들의 다양한 의견, 특히 MZ세대 목소리를 면밀하게 청취하겠다며 주 69시간제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근로환경에 대한 MZ세대와 40~50대 의견차가 거의 없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단법인 직장갑질119는 15일 지난해 12월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선호하는 복지제도’ 조사 결과 안식년 휴가, 유연근무제, 장기근속 포상 등에 있어서 세대 간 편차가 크지 않았다고 밝혔다.
전 연령대에서 선호하는 복지제도는 ‘연차·근속년수에 따른 안식년 휴가 제공’(32.6%), ‘유연근무제 실시’(24.3%), ‘주중 조기 퇴근제’(23.4%), ‘직원 선물’(20.6%) 순으로 나타났다.
여건에 따라 근로 시간과 형태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 실시’는 30대 선호도가 28.6%로 가장 높았고, 40대 26.2%, 20대 23.3% 순으로 뒤를 이었다.
수요일 오후 퇴근 등 ‘주중 조기퇴근제’는 20대와 30대 선호도가 각각 34.9%, 32.0%로 40~50대보다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더 높았지만 ‘안식년 휴가’, ‘장기근속 포상’ 등에서는 연령별 차이가 크지 않았다.
직장갑질119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근거로 “정부는 세대 갈라치기를 멈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MZ세대 목소리가 아닌 전 연령대 직장인의 목소리를 청취해야 한다는 지적인 셈이다.
환경노동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이 “가짜뉴스와 세대 간 소통 부족 등으로 근로시간 제도 개편이 장시간 근로를 유발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한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직장갑질119는 “오늘 이 시간에도 공짜야근, 밤샘노동에 시달리며 있는 휴가조차 쓰지 못하고 있는 현실 직장인의 실태는 전혀 모르고 ‘제주 한 달 살이’나 흥얼거리는 이정식 장관이 불러온 야근 참사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아직 반성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가짜 뉴스는 ‘몰아서 일하고 제주 한 달 살이’, ‘요새 MZ세대들은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고 하는 등 권리의식이 굉장히 뛰어나다’라고 한 고용노동부 장관의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6일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 브리핑에서 “저축한 연장근로와 기존 연차 휴가를 결합하면 안식월, 한 달 살기 등 장기 휴가도 가능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업이 연차를 못 쓰게 하는 등 악용이 일어날 경우 차단할 방법이 부족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요즘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성과급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됐냐’라는 등 권리의식이 뛰어나다. 적극적인 권리의식이 법을 실효성 있게 하는 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해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직장갑질119는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시대의 흐름은 역행할 수 없다. 한국 사회는 주 52시간이 아니라 주 40시간 근무, 주4일제로 나아가야 한다. 현 정부가 해야 할 ‘노동1호 법안’은 ‘야근갑질 금지법’이다. 공짜야근을 낳는 포괄임금제는 규제가 아니라 금지시켜야 하고, 근로시간 기록 의무화를 통한 야근수당 보장, 근로자대표제 법제화를 통한 노동자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