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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살리는 기업] ⑧ 포스코 "친환경 미래소재 기업으로 대전환"

철강 산업의 저탄소 순환경제 전략은?
“공급망 혁신...친환경 제품 생산 확대”

  • 기사입력 2022.12.01 15:50

우먼타임스 = 이한 기자

<편집자 주> 기업 목표가 이윤 추구에만 머무르던 시대는 지났다. 환경·사회·지배구조를 두루 챙기는 ESG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기업의 친환경 경영 여부를 제품이나 서비스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다는 소비자도 많아졌다.

국내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이런 추세에 맞춰 환경 분야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늘리고 있다. 탄소중립을 실천하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며 자원순환을 고려해 친환경 제품을 많이 만들겠다는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자원을 많이 쓰면서 자연을 마구 훼손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지속가능 발전을 새 목표로 삼은 요즘 기업들의 움직임을 연재한다. 여덟 번째는 ‘친환경 제철소’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포스코다.

철강은 경제와 산업의 뼈대가 되는 중요한 업종이지만 한편으로는 대기 오염의 한 요인이자 온실가스의 주요 배출원이다. 한국은 세계 6위 규모의 주요 철강 생산국이다.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를 운영하는 포스코는 국내 산업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업이면서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행보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철강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려하면 포스코는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행보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하는 기업이다. 사진은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전략회의 모습. 최정우 회장과 그룹사 주요 임원 30여명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는 친환경철강, 수소저탄소, 이차전지소재, AI 등 각 기술 분야별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철강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려하면 포스코는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행보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하는 기업이다. 사진은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전략회의 모습. 최정우 회장과 그룹사 주요 임원 30여명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는 친환경철강, 수소저탄소, 이차전지소재, AI 등 각 기술 분야별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이런 특성을 고려해 철강 산업계가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김근하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통상 탄소중립이라고 하면 온실가스 감축에 집중되는데, 철강 산업의 공정 및 연료 전환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은 오염물질 감축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의 건강을 위해서도 철강 산업은 지금보다 구체적이고 높은 수준의 탄소중립 세부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 최정우 회장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 기업으로 도약”

포스코도 이런 지적을 잘 알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올해 발간한 기업시민보고서에서 “철강 사업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저탄소 순환경제 시대의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열린 ‘친환경소재 포럼’에서는 “기술 혁신을 도모해 저탄소 사회를 선도하고 친환경 미래소재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김지용 포스코 안전환경본부장은 2022 탄소중립 엑스포에서 “저탄소 제철공정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친환경 제품 생산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저탄소 연료와 원료 사용을 늘리면서 다양한 기술을 고도화해 탄소중립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수소환원제철(HyREX) 기술로 철강 공정에서의 탄소 배출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수소를 활용해 직접환원철(DRI)을 만들고 그린 전력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재생에너지로 물을 전기분해하고 이를 통해 ‘그린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도 주목된다.

포스코는 현재 수소가 25% 포함된 환원가스를 사용 중인데 이 기술을 기반으로 포스코형 하이렉스를 개발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2050년까지 700만 톤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고 이 중 500만 톤은 수소환원제철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사들의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지난해 세계 최초의 수소환원제철 포럼도 개최했다. 올해 10월 스웨덴에서 열린 포럼에서는 해당 기술과 관련한 연구개발 파트너십 결성 계획도 발표했다. 수소환원제철 기술 완성도와 글로벌 확장성을 높이기 위한 행보다.

포스코는 지난 달 개최한 미래기술전략회의에서 ‘친환경철강’ 세션을 통해 관련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데모플랜트 구축과 상용화 기술 완성 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수소저탄소’ 세션에서는 그룹차원의 수소사업 가속화 및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개발 방안과 수소사업을 선도하기 위한 주력 R&D분야에 대해 토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 태양광 발전 시설 설치하는 통합물류센터

포스코는 최근 물류센터를 세우면서도 환경 관련 문제를 고려했다. 이들은 지난 11월 국내 제조업 최초로 친환경 스마트 통합물류센터(친환경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한다고 밝혔다, 풀필먼트는 물류 관련 업무를 통합 관리하는 서비스다. 주문부터 반품 처리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다루는데 아마존 등 기업들이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위해 채택하는 물류 방식이다.

포스코는 광양국가산업단지 명당3지구에 센터를 세운다. 사업부지 면적은 축구장 7개 크기에 달하는 규모로 900억 원을 투자해 2023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포스코는 이곳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해 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을 자급할 수 있게 한다.

포스코는 “친환경 스마트 통합물류센터로 재고 감축 등 자원 효율화와 물류 프로세스 개선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물적 자원과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이를 통해 경제적·환경적 효과를 함께 거두겠다는 취지다.

포스코는 성공적인 사업추진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난 10월 25일 전라남도 및 광양시와 센터 신축 관련 투자협약(MOU)도 체결했다.

◇ 공급망 전반에 걸친 탄소저감...“저탄소 비즈니스 확대”

포스코건설도 협력사와 함께 공급망 전반에 대한 탄소 저감에 나서기로 했다. 포스코건설은 기후변화 대응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건설업계 최초로 중장기 탄소감축 로드맵(2050 카본 네거티브)도 발표한 바 있다.

저탄소 비즈니스 확대를 위해서는 공급망 전반에서 탄소 감축이 이뤄져야 한다. 포스코 건설은 이를 위한 첫 걸음으로 지난 10월 건축용 송풍기 탄소산정체계 구축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설비제작사와 기업신용평가 전문기관이 협약에 참여했다.

포스코건설은 앞으로 2년간 해당 기업에 약 1900대의 건축용 송풍기 제작을 의뢰한다. 그러면서 제작기간 중인 4개월 동안 설비제조사 맞춤형으로 탄소발자국 산정 툴을 개발해 탄소가 얼마나 배출되는지 산정한다.

신용평가 전문기관이 제조사 생산공정을 분석하고 제품 제조 시 발생하는 데이터를 수집해 전 과정 탄소배출 현황을 평가한다. 제조사에서는 제작과정 중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90%까지 감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송풍기 커버 재질을 기존 일반철판에서 포스코 프리미엄 강판 포스맥(PosMAC)으로 바꾸고 절단이나 용접, 도장 등이 불필요한 벤딩 방식으로 바꾼다.

포스코는 “2년간 해당 제조사가 포스코건설에 납품하는 송풍기 제작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중 24.9tCO2(이산화탄소톤)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는 20년 된 소나무 약 6,284그루가 연간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양이다.

포스코건설은 이와 같은 시스템을 다른 협력사에도 확대해 설비제조사가 탄소배출량을 관리하고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는 올해 2월 EU 집행위원회에서 발표한 공급망 실사지침(공급망 실사법)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 효과도 있다.

실제로 포스코건설은 협력사 ESG 평가체계를 도입해 공급망 체질을 개선하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건설사 최초 ‘공사 협력사 ESG 평가모형’을 개발해 등록업체 평가를 끝냈고 안전에 취약한 협력사는 컨설팅을 통해 ESG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11월 3일 광양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친환경 풀필먼트 센터 착공식. (포스코)
지난 11월 3일 광양국가산업단지에서 열린 친환경 풀필먼트 센터 착공식. (포스코)

◇ 탄소저감 추세 속 IRA 호재? ‘양극재 수요 늘어난다’ 전망도

포스코는 철강 기업으로 유명하지만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분야에서도 주목받는 기업이다. 미국발 IRA 이슈로 양극재 중 중국 비율이 높았던 제품군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1월 15일자 보고서에서 “탈중국 공급망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포스코케미칼을 향한) 관련 협력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올해 환경부로부터 PN6, PN8 양극재에 대한 ‘환경성적표지’ 인증을 받았다. PN6와 PN8은 이들이 제조하는 니켈 함량 60%, 80% 이상 양극재 제품 이름이다. 환경성적표지는 제품의 원료 채굴부터 생산, 사용 및 폐기 등 전체 제품 주기에 대한 환경영향을 환경부가 평가해 표시하는 국가공인 인증 제도다. 고객들이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사용된다.

포스코케미칼은 올해 1월 음극재에 이어 양극재 인증을 받아 제품 환경 영향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했다. 이들이 PN8 양극재 1kg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탄소발자국은 25.9kg·CO2다. 이는 60KWh 용량 전기차 1대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2020kg·CO2다. PN6는 같은 조건에서 22.0kg·CO2로 나타났다. 전기차 1대 기준으로는 1716kg·CO2다.

전기차는 친환경 모빌리티로 주목받지만 생산 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 등 제품 주기 친환경성을 입증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배경 속에 주요 전기차 시장 중 하나인 유럽연합(EU)은 2024년 배터리 탄소발자국 신고를 의무화했다. ESG 성과와 배터리 제조이력 등 데이터를 포함하는 ‘배터리 여권(Passport)’ 제도 입법을 2026년 시행 목표로 추진하는 등 관련 환경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포스코케미칼은 환경부가 지정하는 저탄소 제품 인증도 추진한다. 저탄소 제품은 공정개선 등을 통해 감축한 탄소발자국 값이 환경부에서 정한 기준을 충족한 제품으로, 환경성적표지 취득 제품에 한해 인증이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소재 생산에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고, 녹색제품 구매율을 현재 1.4%에서 2025년까지 5%로 높일 계획이다. 녹색제품은 저탄소 녹색성장법에 따라 에너지자원 투입과 온실가스, 오염물질의 발생을 최소화한 제품을 말한다.

◇ 생물다양성 보존, 바다환경 개선 등 다양한 활동 벌여

제품 생산 이외의 분야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눈에 띄는 건 생물다양성 보존 활동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11월 22일 인천시와 ‘지역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국내 생물의 서식 환경을 개선하고 멸종위기종을 보호하기 위한 협약으로 인천 지역의 ‘깃대종’과 야생생물을 보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깃대종은 1993년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각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중요 동식물을 일컫는다.

2010년 유엔 생물다양성협약(CBD) 총회에 따르면, 글로벌 사회는 육지 면적의 17%, 해상은 10%를 보호구역으로 확보해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올해 기준 우리나라 육상 보호구역은 17.15%, 해상은 2.21%에 그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앞으로 3년 동안 인천시와 공동으로 생물다양성 보전증진 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한다. 첫 협력사업으로 인천 남동구 ‘저어새 생태학습관’ 환경 개선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방문객들이 지금보다 더 쾌적한 환경에서 깃대종을 접하고 보존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자는 취지다.

이와 더불어 올해 말 준공 예정인 ‘동막역 깃대종 홍보부스’ 내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 지원하기로 했다. 인천시는 올해 3월 ‘동막역(저어새생태학습관)’이라는 역명을 정식 부여해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ESG 경영 일환으로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해 지속적으로 힘써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약을 통해 지역주민과 미래세대에게 더 나은 환경을 물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에서의 맹그로브 숲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멸종위기에 놓인 인도네시아 자바 긴팔원숭이에 대한 학술연구를 지원했다. 이 밖에도 팜 농장 인근 환경보호지역 관리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등 국내외 사업장에서 생물다양성 활동을 포함한 ESG 행보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한편, 포스코는 철강 부산물인 슬래그로 인공어초 ‘트리톤’ 개발해 바다숲을 조성하고, 버려진 패각을 제철 부원료로 재활용했다. 트리톤 어초는 철분과 미네랄 함량이 높아 해조류 포자 부착 등이 촉진된다. 이를 통해 해양 생태계 복원과 온실가스 감축을 돕는다. 패각은 조개나 굴 껍데기인데 포스코는 약 92만 톤을 제철공정에 활용해 41만 톤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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