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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는 지금 ‘플라스틱 다이어트’ 중

  • 기사입력 2021.02.04 17:14
  • 최종수정 2021.04.26 13:01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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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스 서은진 기자]

인류 역사를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철기시대로 구분한다면 현대는 플라스틱의 시대라고 말한다. 플라스틱은 금속과 목재 재료를 대체하고, 다양한 형태와 강도의 제품을 싼 가격에 만들 수 있어 인류에게 혁명을 가져다 준 발명품이다. 

플라스틱은 거의 모든 산업에서 주요 소재로 사용되고 있어 이제는 플라스틱 없이 사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자연물질이 아닌 화학구조로 이뤄져 생분해가 되지 않고, 재활용도 잘 되지 않아 환경 오염의 주범이 됐다.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는 유통 업계가 탈플라스틱 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화장품업계는 지속 가능한 순환경제 실현을 위해 최근 ‘2030 화장품 플라스틱 이니셔티브’를 선언했다. 

대한화장품협회와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로레알코리아 등의 국내 화장품 시장을 이끌어가는 기업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4대 중점 목표인 ▲‘재활용 어려운 제품 100% 제거(RECYCLE), ▲석유기반 플라스틱 사용 30% 감소(REDUCE), ▲리필 활성화(REUSE), ▲판매한 용기의 자체회수(REVERSE COLLECT) 를 달성하기 위해 10대 액션플랜을 실행하기로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4대 목표를 실행 중이다. 다 쓴 화장품 용기를 재활용할 수 있도록 메탈프리(Metal-Free) 펌프를 적용하거나 쉽게 탈착할 수 있는 라벨을 부착한 제품들을 점차 늘리고 있다. 

(왼쪽부터) 금속 스프링이 없고 100%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해피바스 자몽에센스 바디워시’, 종이 용기를 활용한 페이퍼보틀 ‘그린티 씨드 세럼’, 생분해가 가능한 사탕수수 원료와 FSC 인증을 받은 종이로 포장재로 만든 생활용품 선물세트 ‘지구를 부탁해’. (아모레퍼시픽)
(왼쪽부터) 금속 스프링이 없고 100% 재생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해피바스 자몽에센스 바디워시’, 종이 용기를 활용한 페이퍼보틀 ‘그린티 씨드 세럼’, 생분해가 가능한 사탕수수 원료와 FSC 인증을 받은 종이로 포장재로 만든 생활용품 선물세트 ‘지구를 부탁해’. (아모레퍼시픽)

고갈 자원인 석유 원료 대신 재생 플라스틱 사용도 확대하고 있다. 옥수수, 사탕수수 등 식물 유래 원료나 폐플라스틱 원료를 활용해 제작한 용기도 적극 활용 중이다. 

리필 스테이션은 아모레퍼시픽 리필 활성화 활동의 일환으로, 샴푸와 바디워시 제품의 내용물을 원하는 만큼 소분해 판매한다. 작년 10월 말 오픈한 이래 천명 넘는 소비자가 리필 제품을 구매했다. 

또 다 쓴 화장품 공병을 회수해 소각하지 않고, 용기 원료로 다시 활용하는 ‘물질 재활용’ 비율 또한 높여 가고 있다. 매년 약 200톤가량의 화장품 용기를 그린사이클(GREENCYCLE) 캠페인을 통해 수거하는데, 글로벌 환경 기업 테라사이클(TerraCycle) 및 최근 MOU를 체결한 GS칼텍스 등과 함께 플라스틱 용기를 최소 100톤 이상 재활용하고자 한다. 
 
최근에는 환경을 고려하고 업사이클링(Upcycling)의 가치를 담은 명절 생활용품 선물세트 ‘지구를 부탁해’도 선보였다. 해당 세트는 생분해가 가능한 사탕수수 원료와 FSC(Forest Stewardship Council, 산림관리협의회) 인증을 받은 종이로 포장재를 구성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였다. 무색 페트(PET) 용기를 사용했고, 접착제 라벨 대신 종이 슬리브를 활용했다. 

플라스틱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식품업계도 플라스틱 줄이기에 한창이다. 

동원산업은 작년 초에 ‘플라스틱 저감화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총 40척의 자사 원양어선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소모품 양을 2019년 연 409.8톤에서 2022년까지 연 141.6톤으로 약 65.4% 절감할 계획을 세웠다. 이 기간 동안 절감되는 플라스틱 소모품의 양은 총 268.1톤으로 500㎖ 플라스틱 생수병으로 환산하면 무려 약 1천680만 개에 달하는 양이다.

이를 위해 조업에 사용하는 집어장치(FAD)를 기존 플라스틱 소재에서 생분해가 가능한 바이오 집어장치로 변경하고 있으며, 선박에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소모품들은 친환경 포장재로 대체하는 등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를 위해 TPO(Total Plastic officer, 토탈 플라스틱 오피서)라는 직책을 신설하기도 했다. 

매일유업은 작년부터 엔요 100 요구르트 제품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제거했으며, 이를 시작으로 플로리다 주즈, 매일 우유 2.3L를 비롯한 PET 소재 제품의 경량화, 컵커피에서 알루미늄 라벨을 제거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지난 달부터 파우치 음료 구매 시 증정하는 빨대를 친환경 생분해 제품으로 교체하고 있다. 해당 빨대는 석유 화학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옥수수 소재의 PLA(폴리 유산)로 만들어졌으며, 사용감이 플라스틱 빨대와 유사하고 물에 잘 녹지 않는 내구성을 갖췄다.

오는 3월부터는 주로 파우치 음료와 함께 구매하는 얼음 컵 2종도 재활용 등급이 높은 PET-A 수지 소재로 바꿀 계획이다. GS25 측은 “PET-A 수지는 기존 얼음 컵에 쓰이는 PET-A·PET-G 혼용 수지보다 재활용하기 쉬운 섬유 구조를 가져 재활용 등급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무라벨 생수.(연합뉴스)
무라벨 생수.(연합뉴스)

생수업계도 폐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상표띠 없는 무라벨 용기에 생수를 담아 유통하기로 결정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대정, 하이트진로, 대산에스엠, 스파클 등 4개 생수 업체가 이 같은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무라벨 용기를 사용하면 분리 수거 때 상표띠를 제거해야 하는 불편도 사라지고, 재활용도 수월해져 폐기물 발생량이 줄어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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