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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 깊어지는 화장품업계

아리따움 가맹점주들,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상생마련 촉구 집회 열어
LG생활건강, 온라인몰 닫았지만…소비자 “흐름 역행”, 가맹점주 “생생내기 식”
에이블씨앤씨, 멀티숍 눙크 오픈했으나 반응 미지근…화장품업계, 상황 비슷

  • 기사입력 2019.07.23 16:15
전국아리따움가맹점주협희회가 지난 22일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상생마련 촉구 집회를 열었다.(사진=심은혜)

[우먼타임스 심은혜 기자] “살려 달라, 더불어 함께 살아보자”
폭염 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22일, 찌는 듯한 무더위 속에서도 100여명 사람들이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외쳤다.

전국 아리따움 가맹점주들이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매출 하락으로 인해 폐점 위기에 내몰린 점주들은 본사 앞에서 상생을 외치며, 아모레퍼시픽이 가맹점들과 소통할 것을 촉구 했다. 

전국아리따움가맹점주협희회는 무분별한 유통 다각화, 과도한 할인 등으로 인해 가맹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익수 전국아리따움가맹점주협희회 회장은 “10년 전 많은 가맹점주 앞에서 약속한 고위 임원의 말을 똑똑히 기억한다”며 “대를 이어 물려줄 수 있는 명품 가맹점을 만들어주겠다, 특점 제품을 아리따움에서만 판매할 수 있게 해주겠다, 아리따움 온라인몰 역시 홍보에 취지가 했다고 했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대표와의 회동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모퍼시픽과 싸우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함께 머리 맞대어 상생의 길을 열어보자 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전국 아리따움 가맹점주 670여 가맹점주의 의견을 전하는 자리다. 본사는 문제해결을 위해 담대한 결정을 내려 소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혁구 전국화장품가맹점연합회회 공동회장은 “위기 원인은 경기침체, 사드, 온라인마켓이라고 하지만 근본 원인은 가맹점 도외시하고 본사만 살려고 하는 대기업 이기주의가 오늘의 현실을 초래했다”며 “이번 집회를 통해 본사 임직원들도 초심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가맹점주들의 목소리에 아모레퍼시픽의 시름은 더욱 깊어진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실적 악화로 고전하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유통 트렌드가 바뀌면서 올리브영 같이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H&B 스토어가 인기를 끌자, 아모레퍼시픽도 변화를 추구하고자 자사 제품만 판매하던 아리따움에 타 브랜드를 취급하기 시작했으며, 올리브영 등에 자사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지만 가맹점주들의 불만만 키우게 됐다. 

네이처컬렉션 공식몰. 지난 6월 7일자로 서비스를 종료했다.

아모레퍼시픽의 경쟁업체인 LG생활건강은 지난 달 아모레퍼시픽의 아리따움 격인 네이처컬렉션의 온라인몰 서비스를 종료했다. 계열사인 더페이스샵도 마찬가지다. 작년 10월, 더페이스샵 가맹점주들 역시 집회를 연바 있다. 아리따움과 마찬가지로 유통 다각화, 과도한 할인 정책 등의 이유로 가맹점주들이 폐점 위기에 몰렸다는 것이다. 이에 LG생활건강은 가맹점주와 상생을 위한 결정이라며 공식 온라인몰에서 제품 판매 서비스를 중단했다.  

일부 소비자들은 이 같은 LG생활건강의 행보에 “요즘 온라인 안하는 기업이 있나 완전 역행이네”, “가맹점주들도 진짜 잘못 생각하는 거죠.... 인터넷에서 판매해서 온라인 커뮤에서 입소문나면 그 효과로 가맹점까지 이어지는 거지 온라인 입지 떨어지면 오프는 한방에 훅감”, “요즘 시대에 온라인몰을 폐쇄하는 곳도 있구나.. 더 푸쉬해도 모자랄 판에” 등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공식 온라인몰을 닫았지만 여전히 다른 온라인몰에서 제품을 살 수 있어 가맹점주들은 직영몰이 문제가 아니라 오픈마켓 등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문제라고 생생내기식 대처라고 꼬집었다.    

에이블씨엔씨 역시 변화를 꾀하고자 멀티숍 ‘눙크(NUNC)’를 론칭했다. ‘눙크’는 미샤, 어퓨, 부르조아, 스틸라 등 에이블씨엔씨 관계 브랜드 외에도 시세이도, 하다라보, 캔메이크, 지베르니 등 전 세계 150여 유명 브랜드들의 3,000여 가지 제품을 판매하는 멀티 브랜드숍이다.

에이블씨앤씨는 7월 안으로 전국에 20여개의 점포를 열 계획이라고 발표하며, 기존 미샤 매장을 눙크로 전환하며 공격적으로 멀티숍 확장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업계 반응은 시큰둥하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눙크가 생겼다는 것은 들었다. 그런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홍대입구 근처에 위치한 눙크 매장.(사진=심은혜)

에이블씨앤씨가 가장 신경을 썼다는 홍대 매장. 홍대 매장은 홍대입구역 근처에 위치해있다. 평일 낮 본지가 눙크에 방문하고자 홍대입구역에 도착했을 때 역 근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러나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녀도 눙크 매장에 들어오는 사람은 없었다. 천천히 매장을 둘러보았지만 여전히 매장은 조용했다. 제품을 구입하지도 않는데, 매장을 계속 빙빙 돌아다니기 민망해 나가려고 할 때 쯤 한 명이 들어왔고, 계속 매장에 있어도 더 이상 들어오지 않았다. 이런 현상은 눙크 뿐만이 아니었다. 근처에 있는 클리오, 네이처컬렉션, 네이처리퍼블릭 등 화장품매장에는 점원들만 있을 뿐 손님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현재 화장품업계는 모두 같은 상황이다. 

오프라인 매장이 안 되는 건 비단 화장품업계 뿐만이 아니다. 유통업계 전반적으로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하락하고, 온라인이 성장하는 추세다. 지난 4월 오픈서베이가 내놓은 Share of wallet-유통의 격변 속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는 곳에 따르면 편의점,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도 성장이 둔화되거나 역성장했다. 반면 온라인 시장은 성장하는 추세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2018년 온라인시장규모는 113.7조원으로 2017년 대비 약 20.7% 성장했으며, 올해도 성장 추세는 유지되고 있다. 지난 1~2월 누적 매출액은 20.3조원으로 전년 동기 약 17.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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