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맥도날드 햄버거병 3년, CEO 조주연에게 쏠린 눈 (中)

-국내 소비자들 햄버거병에 ‘나는 아닐거야’ 오산
-햄버거 먹고 신장의 90%가 손상된 가엾은 아이

  • 기사입력 2019.05.29 09:38
  • 최종수정 2019.05.29 09:59
조주연 맥도날드 사장이 취임 3년을 맞았다.

[우먼타임스 이동림 기자] ‘햄버거병’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이 흘렀다. 맥도날드에서 비롯된 비극은 해피밀 햄버거 세트를 먹은 아이가 용혈성요독증후군(HUS)에 걸려 매일 10시간씩 투석을 해야 하는 고통의 서막이었다. 이후 4명의 아이 역시 같은 고통을 겪고, 해당 부모들은 지난 2017년 7월 업체를 고소하기에 이르렀고 8월에는 전주에 있는 매장에서 초등학생 7명 등이 맥도날드에서 불고기버거를 먹고 집단 장염에 걸리기도 했다. 결국, 조주연 한국맥도날드 사장은 불고기버거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달라진 건 뭘까. <편집자 주>

◇ 조주연 대표 체재 3년, 수익성에 치우친 경영행보

한국맥도날드의 첫 여성 CEO로 취임한 조주연 사장(51)은 지난 2016년 3월 ‘수익성 회복’이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조 사장 취임 이후 맥도날드는 외형 확장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전략을 구사해 어느 정도 재미를 봤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163억 원에서 2015년 20억 원으로 크게 하락한 한국맥도날드의 영업이익은 조 사장 취임 첫해인 2016년 42억 원을 기록하며 개선 조짐을 보였다. 한국맥도날드가 지난해 빠른 속도로 기존 매장을 정리하고 있는 것도 수익성 개선에 치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조 사장이 지나치게 수익성 위주의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도 불가피해 보인다. 일각에서 조 사장의 행보를 놓고 LG전자, 모토로라 등 원가 절감을 중시하는 제조회사에 몸담았던 경험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조 사장은 2011년 한국맥도날드에 입사하기 전까지 LG전자와 미국 모토로라 등 굵직굵직한 제조회사를 거쳤다.

문제는 실적이다. 맥도날드 실적은 가맹사업 중단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정보공개서를 등록하지 않아 공개되지 않지만 2017년 7월, 일명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 사태로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상당 부분 매출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관측된다. 1년 전 검찰이 증거부족을 이유로 한국맥도날드를 불기소 처분을 내리긴 했어도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맥도날드. (사진=연합뉴스)

◇ ‘위험’에 노출된 소비자...석연치 않은 무혐의 판결

그도 그럴 것이 국내 소비자들은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릴 수 있는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됐기 때문이다. ‘나는 아닐거야’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하면 용혈성요독증후군을 초래하는 시가톡신 대장균은 100도 이상 고온에서 5분 이상 조리해야만 독소발생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한국맥도날드의 조리방침은 ‘심부온도 71도 이상’에만 그쳐있어 독소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검찰은 한국맥도날드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검찰 조사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속된 말로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는 없는 현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햄버거 패티 납품업체 ‘맥키코리아’ 관계자들의 검찰 진술서 및 자술서 등에 의하면, 맥도날드가 문제 패티에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 있었고 이를 은폐하려 한 정황이 KBS보도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이다.

맥도날드가 패티 납품업체, 세종시 공무원과 행정처분을 면하기 위해 공모한 정황도 발견됐다. 이와 관련, 본지는 지난해 12월 27일자(관련기사▶ ‘한국맥도날드 불매 운동에 동참 호소합니다’)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게다가 조 사장이 지난 3년 동안 보여준 행보는 그의 말과 반대로 가고 있다. 그는 취임 당시 “국내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과 소통하겠다”며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행복한 일상을 선사할 수 있도록 음식과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익명의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지난해 잇따른 폐점을 둘째로 치더라도 맥도날드가 과연 국내 소비자를 상대로 계속 장사를 할 생각이 있는지 의구심마저 든다”고 귀띔했다.

<다음 기획 기사 예고: ‘햄버거병의 공포,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만 안 본 뉴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