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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화장실에 휴대폰 그림자...“나와, 이 ○○아!” 몰카범 잡은 여성

20대 남성, 찜질방 여자화장실 잠입
눈치챈 여성이 끝까지 기다리며 촬영해 신고

  • 기사입력 2024.02.27 11:51
  • 최종수정 2024.02.27 13:18

우먼타임스 = 한기봉 기자

여성 A씨는 지난 19일 새벽 3시쯤 서울 광진구의 한 찜질방에 혼자 쉬러 갔다. 그런데 여자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머리 위 하얀 환풍기에 검은 그림자가 반사돼 일렁이는 걸 순간적으로 느꼈다. 휴대전화 같은 물체로 보였다. 옆 칸의 인기척도 느껴졌다.

A씨는 화장실을 나와 소리를 죽이고 조용히 화장실 문 앞에서 기다렸다.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 수 없는데 화장실 문 아래 틈으로 보인 발가락이 통통한 게 여자 발가락은 아닌 것 같았다. 속으론 내심 여자이길 바랐고, 여자여도 휴대전화를 보여달라고 말하려고 했다. 한참을 기다리니 드디어 문이 열렸다. 남성용 파란색 찜질복을 입은 남성이었다.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다.

A씨는 그에게 다가가 “네가 왜 거기서 나와?”라고 추궁했다. 남자가 아무 대답을 하지 않자 “이 ○○아, 너 이리 와”라며 멱살을 잡아 붙들고 화장실 밖으로 끌고 나왔다. 다른 찜질방 손님에게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부탁하고는 한 손은 남자의 멱살을 계속 잡고 다른 한 손은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졌다. 즉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남성을 체포했다.

찜질방 여자화장실 앞 CCTV에 촬영된 몰카남 잡는 과정. (인스타그램)
찜질방 여자화장실 앞 CCTV에 촬영된 몰카남 잡는 과정. (인스타그램)

A씨는 만약을 대비해 화장실에서 기다리는 장면부터 이 모든 과정을 자신의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그리고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게시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조회수 400만 회를 넘길 만큼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이렇게 용감한 여성이 있다니...나 같으면 무서워서 못 할 텐데”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A씨는 후속 게시를 통해 찜질방 여자화장실 앞에 설치된 CCTV 영상 캡처본도 올렸다. 체포되는 모든 과정이 담겼다. 남자가 A씨를 뿌리치고 도망가려는 장면도 있었다.

A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문이 열리는 순간 초등학생인지 중학생인지 어려 보였는데 알고 보니 스물두 살 성인이었다”며 “범인은 무서움과 두려움에 가득한 떨리는 목소리로 ‘저 아무 짓도 안 했다. 저 안 찍었다’고 말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닌 것 같았다. 어떻게 이런 공공장소에서 무서운지 모르고 이런 범죄를 저지를 수 있냐. 너의 악질을 뿌리째 뽑을 수 있게 합의, 용서는 절대 해 주지 않을 거다”고 썼다.

범인은 체포된 후에도 불법 촬영 사실을 부인하다 휴대전화를 압수당하자 범행을 시인했다.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21일 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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