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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시장 뛰어든 패션업계...“순환으로 ESG 실천”

패션업계, 의류 과잉 생산·의류 폐기물 문제 지적돼
중고 플랫폼 운영...폐기 아닌 재판매로 제품 수명 늘려

  • 기사입력 2023.04.05 14:09
  • 최종수정 2023.04.05 14:11

우먼타임스 = 곽은영 기자

패션기업들이 ESG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중고마켓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코오롱 FnC가 업계 최초로 중고 거래 플랫폼을 오픈하고 유아동복 업체들도 제품 수명 주기를 늘리는 중고거래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서두르는 중이다.

그동안 패션업계는 유행에 따른 의류 과잉 생산과 원단·의류 폐기물로 인한 환경 문제로 지속적인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 기업들은 구매·사용 후 폐기 아닌 ‘재판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한 축을 중고 플랫폼에서 찾고 있다. 

코오롱FnC ‘오엘오 릴레이 마켓’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중고마켓 플랫폼 솔루션 업체와 협업해 코오롱스포츠, 럭키슈(코오롱FnC)
코오롱FnC ‘오엘오 릴레이 마켓’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중고마켓 플랫폼 솔루션 업체와 협업해 코오롱스포츠, 럭키슈(코오롱FnC)

◇ 구매·사용·판매·보상...기업서 순환 모델 구축

패션기업들은 잠재력이 큰 중고 플랫폼에 투자하거나 중고 의류 거래 플랫폼 역할을 직접 실천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지난해 7월 자사몰 ‘코오롱몰’의 중고거래 서비스 ‘오엘오 릴레이 마켓’ 정식 서비스에 돌입했다. 중고마켓 플랫폼 솔루션 업체와 협업해 코오롱스포츠, 럭키슈에뜨 등 자사 보유 브랜드 중고의류를 판매하거나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코오롱FnC에 따르면 국내 패션기업이 자사 브랜드 중고 거래 서비스를 운영을 시도한 경우는 처음이다. 운영은 지난해 4월 코오롱스포트 중고 상품 마켓 ‘솟솟릴레이’ 시범 서비스에서 함께 했던 패션 중고마켓 솔루션 마들렌메모리의 릴레이가 맡고 있다.

판매자가 중고 제품을 판매하면 코오롱몰에서 새 상품 구매에 활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한다. 소비자는 정가의 20~25% 수준으로 제품을 싸게 살 수 있다. 이렇게 지난 8개월 동안 매입한 의류는 5000여 벌, 판매한 의류는 3000여 벌에 이른다. 구매·사용·판매·보상으로 이어지는 순환 모델을 구축하게 된 셈이다. 

대표적인 패스트패션 기업들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불리는 청바지 제조·판매 업체에서도 중고거래 플랫폼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자라(ZARA)는 지난해 10월부터 영국에서 자사 중고의류 판매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자라가 입점해 있는 중고 플랫폼에서 중고 자라 의류를 수리하거나 옷을 되팔 수 있다. 자라는 향후 수선·재판매·기부 플랫폼을 직접 운영할 예정이다. 

H&M은 중고의류를 매장으로 가져가면 유럽 24개국에서 운영 중인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셀피(Sellpy)’에서 되파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고객과 회사가 각각 최종가격의 40%, 60%를 가져가는 방식이다.

리바이스는 2020년 자체 중고 온라인몰 운영에 나섰다. 바이백 프로그램인 ‘세컨핸드’를 론칭하고 빈티지 라인을 구성했다. 오래된 청바지나 더 이상 입지 않는 청재킷 류를 가져오면 새 제품을 살 수 있는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수거한 옷은 자체적으로 세척, 분류해 다시 판매하는 시스템이다. 

리바이스 측은 “새 청바지 대신 중고 청비지를 구매하면 일반 쓰레기 700g과 탄소발자국 80%를 합한 만큼의 환경적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 사용 주기 짧은 아동복...중고거래 활발

유아동복 업계도 적극적으로 중고거래 플랫폼 구축에 나서고 있다. 유아동복은 현실적인 특성상 의류 중에서도 사용 주기가 특히 짧아 중고 아동복 시장이 활발한 편이다. 이에 기업들도 중개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아동복 편집숍 포레포레는 지난해 10월 ‘마들렌메모리’와 중고거래 서비스 ‘그린포레(Green Foret)’를 선보였다. 포레포레 아동복을 판매하면 포인트를 받아 다른 상품 구매에 활용할 수 있다. 소비자는 정가의 40% 수준, 최대 70% 할인 가격에 제품을 살 수 있다. 

중고거래 시 본사가 수거부터 검수, 상품화 작업, 재판매,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진다. 포레포레로 중고 제품을 보낸 고객은 적립금을 받아 다른 상품을 구매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LF의 비상장 계열사 파스텔세상도 2020년 9월부터 구제아동복을 거래하는 자사몰 중고거래 플랫폼 ‘파스텔그린’을 선보였다. 수거부터 매입, 배송, 마케팅, CS까지 모든 서비스를 본사가 직접 운영하고 있다. 파스텔 세상은 헤지스키즈, 닥스키즈 등 고가 유아동복을 판매하는 업체다. 

한세엠케이 역시 2월 리바이스키즈 오프라인 전 매장에서 기존에 입던 구제 청바지를 가져오면 매장에서 바로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적극적인 자원 재활용 독려를 위해 성인 의류나 타사 제품도 쿠폰으로 교환할 수 있도록 했다.

◇ 친환경 실천으로 기업 이미지 제고·그린슈머 확보

패션업계가 직접 중고패션 플랫폼 구축에 나서는 이유에는 의류 폐기물을 줄이는 친환경 실천으로 인한 기업 이미지 제고와 그리슈머 확보에 대한 의지가 있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 중고의류 시장은 2021년 400억 달러에서 2025년 770억 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약 100조 원 이상의 규모다.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는 지난달 ‘미래 중고 패션 트렌드 분석 보고서’에서 중고 패션 분야 거래 이용자의 약 78%가 MZ세대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반적으로 35세 이하 고객이 절반 이상이었다. 총 중고패션 거래액도 지난해 약 1조 원에 육박한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중고패션 시장이 커지고 있는 배경에는 친환경 가치 소비 트렌드에 맞물려 고물가·고금리 상황에 대한 대안으로 중고거래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원하는 물품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을 장점으로 꼽는다. 

경기도 일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강모(38)씨는 “경제적인 이유도 있고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중고거래 앱으로 옷을 사곤 한다. 패션이 쓰레기를 양산한다는 건 알지만 필요한 옷을 사지 않을 수는 없는데 그럴 때 중고가 좋은 대안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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