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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검찰수사ㆍ공정위고발ㆍ오너리스크 '삼중고'

검찰, 조현범 회장 개인 비리 혐의 관련 압수수색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횡령·배임 혐의 등 수사 중
과거에도 공정위 시정명령·개인비리 혐의 재판 사례

  • 기사입력 2023.01.27 15:28
  • 최종수정 2023.01.27 15:30

 우먼타임스 = 이한 기자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을 둘러싸고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공정위가 한국타이어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제재에 나선 가운데 최근에는 조 회장이 회삿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에 나섰다. 지난해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완성차 생산 차질 등으로 자동차 부품 업계가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오너리스크’마저 불거지고 있다.

검찰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의 개인 비리 혐의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으로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사진은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앞 모습. (연합뉴스)
검찰이 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회장의 개인 비리 혐의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한국타이어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으로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사진은 지난 19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앞 모습. (연합뉴스)

한국타이어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현범 회장의 개인 비리 혐의에 대한 강제수사에도 나섰다. 서울중앙지검은 19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혐의로 조 회장의 자택을 비롯해 한국타이어 본사와 계열사, 관계자 주거지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 했다.

연합뉴스 등 다수 언론에 따르면 당시 압수수색은 조 회장이 회삿돈을 개인 차량 구매 등 사적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 간 부당지원’ 의혹과 관련해 한국타이어를 고발했는데 19일 압수수색은 해당 사건과는 별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정위 고발에 따라 한국타이어가 계열사 장비를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한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적한 계열사 부당 지원 의혹

기업집단 한국타이어와 오너를 둘러싼 논란이 여러 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26일에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 임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한국타이어 구매 담당 임원 정모씨와 한국타이어 법인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정씨는 한국타이어가 2014∼2017년 계열사 MKT(한국프리시전웍스)의 타이어몰드를 다른 제조사보다 비싼 가격에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한국타이어가 MKT에 몰아준 이익이 조현범 회장 등 총수 일가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내용은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기업집단 한국타이어 소속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가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타이어몰드를 고가로 구매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80억 원. 잠정)을 부과하고 한국타이어를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당시 공정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약 4년 동안 원가가 과다 계상된 가격산정방식을 통해 타이어 몰드를 구매하는 방식으로 MKT를 지원했다. 타이어 몰드는 무늬가 없는 원형 타이어에 패턴 디자인, 무늬, 고객사 로고 등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하는 틀을 말한다.

◇ 공정위 “공정한 거래 저해됐고 부당한 이익 발생했다”

공정위는 이러한 구매 방식이 외형상 매출이익률 25%(판관비10%, 이윤 15%)를 반영하면서도 단가 산정 시 제조원가를 실제 원가보다 과다 반영해 실제로는 40% 이상의 매출이익률을 실현하도록 설계됐다고 보았다. 아울러 한국타이어가 납품업체 MKT를 인수한 후 가격 인상 부담이 있음을 인지하고도 인수에 따른 차입금 상환과 영업이익 보전을 위해 지원행위를 장기간 실행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공정위는 “이러한 신단가 정책으로 인해 한국프리시전웍스(MKT)의 경영성과가 부당하게 개선되고 국내 몰드 제조시장에서의 경쟁상 지위가 유지·강화되는 등 공정한 거래가 저해됐고, 한국프리시전웍스의 주주인 동일인 2세는 상당한 배당금 등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제재 사례가 “핵심부품을 납품하는 회사를 수직계열화하는 과정에 특수관계인이 상당한 지분을 취득한 후, 그 계열사에 과다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가격 정책을 시행한 부당내부거래”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계열사 간 부당지원을 통해 총수 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를 제재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이 내용과 관련해 지난달 조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공정위에 조 회장 고발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이달 10일 조 회장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을 향한 검찰 수사와 구매담당 임원 등에 대한 재판이 이뤄질 예정이다. 향후 법정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타이어는 관련 내용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조 회장 자택 압수수색 관련 입장을 밝혔다. 한국타이어는 “현재 상기 건과 관련하여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이며 관련 기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고 추후 구체적인 사실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입장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공정위 고발 건에 대해서가 아니라 횡령·배임 의혹 관련 19일 압수수사에 대한 입장이다.

한국타이어는 2019년 공정위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조현범 회장은 과거 개인비리 혐의로 법정에 서기도 했다. 사진은 19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앞 취재진 모습. (연합뉴스)
한국타이어는 2019년 공정위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은 바 있다. 조현범 회장은 과거 개인비리 혐의로 법정에 서기도 했다. 사진은 19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앞 취재진 모습. (연합뉴스)

◇ 2019년에도 공정위 시정명령...“가격경쟁 제한 행위”

한국타이어를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9년 공정위가 다른 건으로 한국타이어에 시정명령을 내리고 과징금 1억 1,700만원을 부과한 사례도 있다. 한국타이어가 리테일 전용상품, 멀티브랜드 상품 등을 소매점에 공급하면서 지정된 가격 범위 내에서만 판매하도록 한 행위에 대해서다.

리테일 전용상품은 도매대리점에는 공급하지 않고 가맹점, 대리점 등 소매점에만 공급하는 상품이고 멀티브랜드 상품은 한국타이어가 수입하여 가맹점에만 공급하는 상품이다.

공정위는 당시 한국타이어가 기준가격 대비 판매할인율 범위를 지정해 통지하고 판매가격 준수를 요구했으며 소매점이 타이어 판매 시 고객정보, 매입·매출 내역 등을 입력하는 전산거래시스템(스마트시스템)상 지정된 판매할인율 범위 밖의 가격은 입력되지 않도록 설정하는 방식으로 부당하게 판매가격을 구속했다고 판단했다.

당시 공정위는 한국타이어의 이 같은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9조 제1항 재판매가격 유지행위 및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2조 제1항 제2호의 가격의 구속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소매점의 자율적인 판매가격 결정을 제한하여 가격경쟁을 제한한 행위를 제재했다”고 밝혔다.

◇ 다시 번진 오너리스크...과거에도 개인비리 혐의 재판

조 회장의 ‘오너리스크’ 역시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 회장은 지난 2019년 개인비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2020년 3월 보석으로 풀려났고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업체로부터 납품 대가로 매달 수백만 원씩 총 6억여 원을 챙기고, 계열사 자금 2억여 원을 빼돌린 혐의에 대해서다.

조 회장(당시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사장)은 당시 1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어리석은 욕심과 안일한 행동으로 큰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다. 분별없는 행동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피해를 봤는지 뼈저리게 느껴 반성한다”면서 “앞으로 마음가짐을 바로 해 경영인으로서 주변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이후 항소심 결심공판에서는 “어리석은 욕심으로 물의를 일으켜 굉장히 송구스럽다”며 “앞으로 몸가짐, 마음가짐을 바로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 경영진으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회장을 둘러싸고 과거 기업 외부에서도 비판적인 평가가 있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2년 3월 조현범의 한국앤컴퍼니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당시 국민연금은 그에게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다고 봤다. 국민연금은 앞서 2021년 3월에도 같은 이유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사내이사 선임 안건에 반대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지난 2022년 3월 ‘겸직이 과도하다’는 이유로 한국앤컴퍼니 사내이사 선임에 대해 반대 의견을 권고한 바 있다.

참고로 그는 조양래 전 한국타이어 회장의 둘째 아들로 1998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2018년 한국타이어 대표에 선임됐다. 200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딸과 결혼했다.

◇ 여러 리스크 속 올해 실적 전망은?

일각에서는 법률 리스크가 기업의 가치평가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특히 지난해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완성차 생산 차질 등으로 자동차 부품 업체가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업황 부진과 오너리스크가 겹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다만 현재 한국타이어 4분기 매출 추정치 등은 긍정적인 전망을 얻고 있다. 뉴스1이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4분기 매출 추정치는 2조 2997억 원, 영업이익 추정치는 1924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71%, 6.42% 늘어날 수준이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였으나 4분기 들어 증가세로 전환됐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완성차 생산 차질로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고전했으나 하반기 이후 반도체 공급난 완화로 완성차 생산이 회복되고 달러·원 환율 상승 효과와 해상운임 하락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앞서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보고서에서 하반기 완성차 생산 회복에 따른 타이어 공급 물량 증가, 고인치 타이어 비중 확대, 윈터 타이어 공급량 증가로 물량 효과와 가격 효과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같은 달 대신증권도 “실적변수 안정화에 따른 견조한 수익성이 전망된다”면서 한국타이어의 2023년 매출을 전년 대비 14% 늘어난 8조 1000억 원 규모로 예상했다. 당시 대신증권은 “원자재·운임 안정화에 따라 기존 예상 대비 하반기 안정적인 수익성 유지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전망도 덧붙였다.

자동차 주요 부품업체들이 1월 말~2월 초중순 사이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전망인 가운데 한국타이어는 오는 2월 2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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