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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살만, 2000조 원대 재산에 정치-경제 권력까지... '미스터 에브리씽'

10개 키워드로 본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누구?'
한국 방문 20시간 동안 40조 원 넘는 보따리 풀어놓아
대통령·주요 기업 총수 면담...재계 “제2의 중동 붐 기대”

  • 기사입력 2022.11.18 15:03
  • 최종수정 2022.11.18 22:03

우먼타임스 = 이한 기자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처럼 떠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가 세상의 이목을 끌고 있다. 빈 살만 왕세자는 17일 오전 0시30분 우리나라에 도착해 오후 8시 30분 출국했다. 우리나라에 머문 시간은 20시간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그러나 그 짧은 시간 동안 40조원이 넘는 보따리를 우리나라에 풀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물론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회동하는 등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떠났다.

빈 살만 왕세자는 왕위 계승 서열 1위로 사우디의 명실상부한 ‘정치 실세’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를 이끄는 '경제 실세'이기도 하다.  우리 돈으로 2천 조 원대 재산에 절대 권력까지 가진 것으로 평가 받는 그는 '미스터 에브리씽(Mr. Everything)'으로 불린다. 빈 살만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10개의 키워드로 알아보자.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7일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다. (대통령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17일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만났다. (대통령실)

운전하는 여성

빈 살만 왕세자는 실권을 잡은 후 경제·사회 개혁 계획 ‘비전 2030’을 주도했다. 이중에는 여성 운전 허용 등 인권 신장 내용도 해당 계획에 담겼다. 5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운전하는 여성은  사우디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사우디는 이슬람 국가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으며 2018년 6월 이전까지 ‘여자는 운전할 수 없는 나라’였다. 당시 기준 사우디 여성은 진학이나 취업, 결혼 등 여러 일을 남성 후견인의 동의가 있어야만 할 수 있었다. 

사우디에서는 2012년 최초로 여성 감독이 만든 영화 ‘와즈다’가 만들어졌다. 여성의 영화 촬영도 낯선 일이었고 당시 감독은 차 안에 숨어 카메라를 들고 영화를 만들었다. 해당 작품은 해외 영화제에서 19개의 상을 받는 등 좋은 성과를 거뒀다. 이 영화에는 (남성과 달리) 자전거를 탈 수 없는 사우디 소녀 이야기가 나오는데 영화가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면서 사우디에서는 제한적으로나마 여성의 자전거 탑승이 허용됐다. 그로부터 6년 후 운전도 가능해졌다.

2,676,000,000,000,000

왕세자의 별명은 ‘미스터 에브리씽’이다. 재력과 권력을 포함해 모든 것을 가졌다는 뜻이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그의 재산 규모는 정확히 정확히 집계되지 않지만 2조 달러(약 2676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그가 이끄는 국부펀드(PIF) 운용 규모는 700조 원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고유가 추세가 이어지면서 세계적인 산유국의 실세인 그의 재력과 영향력 역시 더 커졌다는 평가다.

만수르 × 10 = 빈 살만?

2조 달러로 추정되는 재산 규모를 바탕으로 국내 언론은 ‘대표적인 중동 부호로 꼽히는 만수르보다 재산이 10배 이상 많다’고 보도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으로 알려진 ‘살바토르 문디’도 빈 살만이 가지고 있다. 2017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4억 5030만 달러(약 6023억 원)에 낙찰됐는데 누가 구매했는지 알려지지 않아 화제가 됐던 그림이다. 왕세자는 3억 달러(약 4013억 원) 상당의 프랑스 와이너리와 그보다 더 비싼 호화 요트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 객실 400개요"

왕세자 일행은 이번 방한 기간 중 소공동 롯데호텔에 머물렀다.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400여 객실을 모두 빌렸다. 해외 정상 등 국빈급 인사가 방문할 때는 경호나 보안을 고려해 층 전체를 빌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통째로 빌렸다. 빈 살만 본인은 이그제큐티브 타워(신관) 32층 로열 스위트룸(460.8㎡)에 머물렀는데 이 곳 1박 투숙료는 2200만 원. 앞서 롯데호텔은 2018년 이 객실 인테리어에 41억 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 살만 왕세자가 1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찬을 마치고 숙소인 소공동 롯데호텔로 들어가자 경호 요원들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이날 호텔 주변에는 흰 가림막이 설치되고 경찰이 다수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계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빈 살만 왕세자가 17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오찬을 마치고 숙소인 소공동 롯데호텔로 들어가자 경호 요원들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다. 이날 호텔 주변에는 흰 가림막이 설치되고 경찰이 다수 배치되는 등 삼엄한 경계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한남동 첫 VIP

윤석열 대통령과 왕세자 사이의 회담은 17일 한남동 관저에서 열렸다. 윤 대통령 부부가 지난 7일 입주한 한남동 관저에서 처음으로 맞은 해외 VIP다. 대통령은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5월),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7월),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11월) 등 각국 정상과의 정상회담을 모두 용산 대통령실에서 진행했다.

롯데에 모인 대기업 회장단

빈 살만 왕세자와의 티타임을 위해 국내 주요 그룹 ‘회장님’들이 일제히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참석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들 8개 그룹의 총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공정거래위원회)으로 빈 살만 왕세자 재산 총액 2조 달러보다 적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맨 오른쪽)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오른쪽 세번째) 등이 17일 오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의 티타임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맨 오른쪽)과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오른쪽 세번째) 등이 17일 오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의 티타임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 (연합뉴스)

제2의 중동 붐

17일 오전 열린 ‘한-사우디 투자 포럼’에서는 한국 주요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이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총 26건의 계약·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사우디 측에 따르면 총 300억 달러(약 40조 원) 규모다. 이날 오후 왕세자와 직접 만난 주요 기업 총수들은 각 그룹 주력 사업을 바탕으로 사업 협력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와 SK, 현대차, 현대중공업, 두산, CJ 등 티타임 참여 기업 면면을 고려하면 인공지능과 5G 무선통신, 에너지와 미래항공모빌리티, 원전 설비, 태양광, K-콘텐츠 등 폭넓은 분야의 협업을 논의한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는 이번 만남을 계기로 ‘제2의 중동 붐’이 일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국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좋은 기대라는 시선이다.

38살 개혁가 또는 절대권력자

1985년생. 우리 나이로 38살인 빈 살만 왕세자는 젊은 ‘계몽 군주’를 표방하며 파격적인 개혁정책을 폈다. 앞서 언급한 여성 운전 허용과 더불어 여성의 축구경기장 입장 허용, 영화관 운영, 해외 가수 콘서트 허용 등이 그의 결정으로 이뤄졌다. 국내 그룹 블랙핑크도 내년 사우디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이런 가운데 부패 척결을 내세우며 부정부패 혐의가 있는 왕족의 재산은 국고로 환수했다.

파격적인 정책으로 주목 받았으나 한편으로는 반대 세력에게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서 비판도 받았다. 왕실에 비판적인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2018년 의문의 죽음을 맞은 뒤 왕세자를 배후로 지목하는 시선이 있었고 반부패 운동에 대해서도 일각에서는 자신의 세력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라고 비판했다.

바이든도 인정하는 오일 파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인권 관련 이슈 등을 이유로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면서 빈 살만 왕세자를 '왕따'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면 매우 강한 수위의 발언이었다. 하지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글로벌 에너지난에 고유가 이어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널뛰는 기름값에 지지율도 휘청이자 바이든 대통령은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에 증산을 부탁해야 했다. 결국 바이든은 빈 살만 왕세자를 직접 만났다.

국내 게임업계 큰 손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는 올해 초 국내 대표 게임사 엔씨소프트와 넥슨 지분을 잇따라 사들였다. 지난 3월 PIF는 엔씨소프트 주식 56만 3566주를 약 2900억 원에 추가 취득했다. PIF는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매수했다고 밝혔다.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는 탈석유 전략 차원에서 투자처를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보다 한 달 앞선 2월에도 엔씨소프트 지분 6.69%(146만8845주)를 사들였다. PIF는 앞서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넥슨 주식도 사들여 지분율을 7.09%로 늘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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