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박수연 기자
정부가 온라인플랫폼의 보험 사업 진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자 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제2차 금융규제혁신회의을 열고 카카오, 네이버, 토스 등 온라인플랫폼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그간 온라인플랫폼의 금융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는 광고가 아닌 보험판매 중개행위로 규정해 제한하고 있었지만, 올해 새 정부 출범 후 빅테크의 보험 중개 허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에 한국보험대리점협회 등은 지난 22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대형 IT기업이 보험영업에 진출하는 건 골목상권 침해이며 영세 보험영업인들의 생존권과 고용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협회는 17일에는 보도자료를 내고 “온라인플랫폼의 보험대리점 허용은 보험시장 잠식을 초래할 것”이라며 “45만여 보험 대리점 및 설계사는 건전한 경쟁이 불가능한 기울어진 운동장에 놓일 것”이라고 반대 의사를 확실히 했다.
보험대리점협회는 온라인플랫폼의 보험대리점 진입이 △소비자 선택권 제한에 따른 소비자 피해 △기존 모집채널과의 갈등 △45만 대리점‧설계사의 고용감소 △불공정 경쟁으로 인한 부작용 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금융위가 이해당사자와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최근 금융당국은 이해당사자의 충분한 의견수렴 등 절차적 정당성 없이 온라인플랫폼이 기존 보험대리점과 동일하게 보험대리점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8월부터 논의된 온라인플랫폼 GA사업 허용과 관련해 금융위가 단 1차례만 GA업계의 의견 수렴을 거쳤다는 것이다.
보험업계도 온라인플랫폼이 보험사업에 진출하면 불완전판매 등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보험에 가입하게 된다면 상품의 좋고 나쁨 등은 소비자들이 오롯이 판단해야 하는데, 이는 불완전판매 및 민원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 플랫폼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고객 측면에서는 배달비 등 결국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며 “온라인플랫폼이 보험사업에 진출하면 보험도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온라인플랫폼의 보험사업 진출 전망과 관련해서는 “아무래도 새 정부에서 밀고 있는 부분이다 보니까 보완‧완화하면서 결국 진행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