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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 ②여성 광역단체장은 언제 나오나...27년째 전무해

기대 받던 김은혜 경기지사 후보 ‘첫 여성 광역단체장’ 실패
조배숙 전북·임미애 경북지사 후보 낙선
기초자치단체 266곳 중 여성은 불과 7명 당선
국회의원 보궐선거 7곳 중 2곳 여성이 당선
여성 교육감 당선인은 2명

  • 기사입력 2022.06.02 17:13
  • 최종수정 2022.06.03 16:26

우먼타임스 = 천지인 기자

여성광역단체장의 탄생은 요원한가. 이번에도 없었다.

1995년 처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실시한 이후 17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여성이 당선된 적은 27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방선거는 여성 후보 공천이 적은 탓에 여성에게는 유리 천장이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선진 구미 국가들에서는 국가 지도자나 국회의원은 물론, 주지사, 대도시의 시장에 여성의 진출이 늘고 있으나 한국에서 광역단체장은 여성이 설 땅이 되지 못하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2일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0.15%포인트라는 초박빙 접전 끝에 패하면서 첫 여성 광역단체장탄생이 또 멀어졌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17개 광역단체장 후보 중 여성은 3명이었으나 모두 패배했다. 조배숙 국민의힘 전북지사 후보와 임미애 민주당 경북지사 후보도 당선에 실패한 것이다. 조 후보는 18%, 임 후보는 22%를 득표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선거사무소에서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선거사무소에서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과 민주화운동 경력이 있는 임 후보는 보수 색채가 강한 경북에서 현역 프리미엄까지 갖춘 이철우 후보를 상대로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 후보와 임 후보는 각 당이 지역 표심에 반하는 험지인 전북과 경북 지역에 출마했는데, 여론조사에서부터 당선 가시권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었다는 점에서 보여주기식여성 후보 공천을 했다는 지적도 없지 않았다.

이번 제8회 지방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후보 55명 중 10(18.2%)이 여성이었다. 2018년 치러진 제7회 지방선거에서도 광역단체장 후보로 나선 71명 가운데 여성 후보가 6(8.5%)에 불과했는데 모두 낙선했다.

김은혜 후보 이전까지 첫 여성 광역단체장 당선에 가장 근접했던 인물은 한명숙 전 총리다. 그는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0.6% 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20214·7 ·보궐선거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왔다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에 맞서 39.2%를 얻어 18.3%포인트 차로 낙선했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대구 수성구을의 국민의힘 이인선 후보, 경남 창원 의창구의 같은 당 김영선 후보가 여의도 입성에 성공해 7개 지역구 중 2곳에서 여성 의원이 추가됐다. 김영선 당선자는 5선에 성공해 당내 최다선 중진 중 유일한 여성 의원이 됐다. 서울대법대 출신 변호사로 김영삼 전 대통령이 여성 정치인 1호 인재로 발탁했었다. 이인선 당선인은 23기 끝에 당선됐는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지역균형발전위원으로 일했다.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대구 수성구을의 국민의힘 이인선 후보(오른쪽), 경남 창원 의창구의 같은 당 김영선 후보(왼쪽)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대구 수성구을의 국민의힘 이인선 후보(오른쪽), 경남 창원 의창구의 같은 당 김영선 후보(왼쪽)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여성 당선자는 매우 적었다. 266개 ··구 기초단체장 후보로 나선 568명 중 여성은 6%가 채 안 되는(5.8%) 33명이었다. 이중 당선된 여성 후보는 서울 4명, 경기도 3명 등 불과 7 뿐이다.

서울의 25개 구에서 여성 기초단체장이 4곳에서 나왔다. 강동구청장 국민의힘 이수희 후보, 용산구청장 국민의힘 박희영 후보, 강북구청장 민주당 이순희 후보, 은평구청장 민주당 김미경 후보(재선). 이는 4년 전(민주당 김미경 은평구청장·김수영 양천구청장·자유한국당 조은희 서초구청장) 3명보다 1명이 늘어난 것이다. 서울 구청장 후보 59명 중 여성은 12%(7)였다. 거대 양당의 여성 후보는 6명에 불과했다.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한 서울 용산구에서 첫 여성 구청장이 나왔다. 용산구는 민주당 소속 성장현 현 구청장이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선거에 나오지 못하게 되면서 여야 후보 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 당선자는 권영세 국회의원 정책특보와 국민의힘 대외협력 부위원장을 거쳤다. 이수희 강동구청장 당선자는 변호사 출신으로 윤석열 캠프 여성본부 대변인 단장으로 일했고, 이순희 강북구청장 당선자는 민주당 부대변인을 지냈는데 네 번째 도전 끝에 당선됐다.

경기도에서는 31개 시·군 중 안성시장 김보라, 과천시장 신계용, 이천시장 김경희씨 등 불과 3명의 여성 후보만 당선됐다. 이중 재선이 두 명이다. 과천에서 19년 만에 여성으론 처음으로 제6회 지방선거에서 당선됐던 신계용 국민의힘후보는 이번에 다시 도전해 성공했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민주당 소속 여성 단체장으로서는 최초로 재선에 성공했다. 초선인 김경희 당선인은 9급 공무원부터 시작해 2급 이사관까지 오른 인물이다.

교육감 선거에선 17개 시·도 교육감 중 울산 노옥희, 대구 강은희 후보 등 2명만 당선됐다.

(왼쪽부터) 강은희 대구교육감, 노옥희 울산교육감 당선인
(왼쪽부터) 강은희 대구교육감, 노옥희 울산교육감 당선인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는 여성 할당제등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선거 때마다 나왔다. 공직선거법(47)은 국회·지방의회 비례대표 공천 시 50%의 여성 할당을 의무화하고 있다. 지역구의원 공천에서도 30%는 여성으로 할당할 것을 권고한다. 여성단체들은 이 규정을 의무규정으로 개정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장 공천에 관해서는 할당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KBS가 기초의원, 광역의원 등을 포함한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를 전수조사 한 결과 여성후보자 비율은 정의당 52.9%, 더불어민주당은 32.5%, 국민의힘 26%였다. 국민의힘만 30% 선보다 낮았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연은 지난달 4일 발표한 성명문에서 거대 양당은 여성을 후보로 공천하려고 노력하지 않았고, 후보로 공천할 여성을 당내에서 키우지 않았다그 결과 거대 양당이 내세운 34명의 광역단체장 후보 중 여성 후보는 단 3명뿐이다. 수적인 대표성도 담보하지 못하는 거대양당을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성차별적으로 구성된 정치 환경과 제도, 과대 대표되고 있는 기득권 남성 정치인의 자격은 검증하지 않고 여성 후보의 자격과 능력만을 문제 삼는 사회, 이로 인해 정치에 새로 진입하기도 살아남기도 쉽지 않은 여성 후보의 현실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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