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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상권 죽이는 배달플랫폼] ① 배달비, 대체 왜 이렇게까지 올랐나

  • 기사입력 2022.03.10 17:34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우먼타임스=최인영 기자

치솟는 배달비에 소비자들과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배달비가 요즘에는 음식 값을 뛰어넘는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배달비 상승 주범으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 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들이 지목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3300원이던 수도권 배달 대행료가 5000원으로 인상됐다. 여기에 눈이나 비가 오는 등 기상 악화 상황이나 거리 할증이 붙으면 배달비가 최대 1만원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일각에서는 배달비 상승 원인으로 배달플랫폼들의 ‘배달팁 결제 시스템’와 ‘중개수수료 요금제’ 등을 꼽았다. 특히 배달플랫폼들이 배달비 유료 시스템을 조장해놓고, 배달비 설정은 업주의 몫이라며 소상공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비판이 거세다.

배달의민족 앱에서 진행되는 배달팁 결제. (사진=우먼타임스)
배달의민족 앱에서 진행되는 배달팁 결제. (사진=우먼타임스)

◇ 소비자 편의성 핑계로 '배달팁' 도입

배달비가 상용화되기 시작한 시점은 2018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이 소비자에게 건당 2000원의 배달비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다. 교촌은 인건비 상승과 배달앱 수수료 인상을 이유로 배달비 유료화를 단행했다.

이후 교촌을 중심으로 배달비를 받는 프랜차이즈들이 하나둘씩 생겨나자 배민은 자사 앱에 소비자의 편의성을 내세워 '배달팁' 시스템을 도입했다. 소비자가 배달 음식을 주문할 때, 배달 라이더에게 건넬 배달 수수료까지 한 번에 결제해 음식 받는 과정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는 배민을 시작으로 요기요 등에도 배달팁 결제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소비자들이 배달비를 결제하는 게 당연한 문화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 자영업자 부담을 가중시키는 '중개수수료' 요금제

또한 배달플랫폼들의 중개수수료 요금제도 문제 삼았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1년 온라인플랫폼 이용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작년도 매출 중 온라인플랫폼을 통한 매출이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응답한 사업자는 74.1%였다. 이중 ‘온라인 플랫폼 이용료(중개수수료) 적정성을 묻는 질문에 '부담된다'는 응답이 71.3%를 차지했다.

기존 적용됐던 배달플랫폼별 기본 요금제를 알아보니 배민은 중개수수료가 12%에 배달비는 6000원, 쿠팡이츠 경우 중개수수료는 15%, 배달비는 6000원이었다.

고객이 배달비 3000원을 포함해 총 15000원을 결제했다고 가정하면, 배민을 이용하는 소상공인의 경우 중개수수료 1800원과 배달비 3000원을 빼면 총 10200원이 남는다. 쿠팡이츠를 이용하는 업자는 중개수수료 2250원에 배달비 3000원을 빼 총 9750원을 받게 된다. 이중 결제 정산 수수료 3%는 별도다.

업계에서는 원재료비와 인건비 등을 고려했을 때 업주들이 플랫폼 수수료와 배달비까지 부담하게 되면 사실상 수익은 미미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봤다.

특히 두 플랫폼이 최근 새 요금제를 도입하면서 업자들의 부담이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사 모두 요금제 개편과 함께 그동안 시행해온 중개수수료 1000원, 배달료 5000원 프로모션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사진=배달의민족 홈페이지 캡처)
(사진=배달의민족 홈페이지 캡처)

배민은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 중개수수료를 △기본형 △절약형 △통합형 요금제로 변경한다. 기본형의 경우 중개 수수료 6.8%, 배달비는 6500원이다. 이 배달비는 업주의 설정에 따라 고객과 나눠 부담하게 된다. 절약형의 경우 주문 중개 수수료는 15%, 배달비는 900~2900원이다. 마지막으로 통합형은 주문 중개 수수료 27%에 배달비는 0원이다.

(사진=쿠팡이츠)
(사진=쿠팡이츠)

쿠팡이츠도 중개수수료 9.8%, 배달비 5400원인 ‘수수료 일반형’과 수수료 7.5%, 배달비 6000원인 ‘수수료 절약형’으로 요금제를 변경한다. 이외에도 수수료 15%에 금액별 배달비를 조절할 수 있는 ‘배달비 절약형’, 수수료 27%에 배달비가 없는 ‘배달비 포함형’도 있다. 두 플랫폼 모두 결제 정산 수수료 3%는 별도다.

기존 요금제와 비교하면 수수료가 인하된 것처럼 보이지만 프로모션이 사라지면서 업주들이 실제로 부담하는 금액은 이전보다 늘어난다는 게 업계 해석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단건 배달'로 배달 라이더 모시기 전쟁

배민과 쿠팡이츠는 자사 라이더로 한 번에 단 한 건의 배달만 진행하는 ‘단건 배달’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서비스 수요가 급증하자 라이더가 부족해진 이들은 신규 라이더에게 최대 100만원에 달하는 혜택을 지급, 기본 배달 수수료를 올리는 등 라이더 모으기에 한창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배달대행업체들도 자사 라이더 이탈을 막고자 기본 배달비를 인상하게 되면서 전체 배달비가 상승했다고 판단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배달플랫폼들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최근 수요가 많아져 라이더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배달비가 오르게 됐는데, 배달비 설정은 자영업자 몫이라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배달플랫폼은 자영업자들의 중개수수료와 배달비 등 전체적인 비용을 고려해 어느 정도 책임을 져주는 게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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