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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청소년, 그루밍 경험 심각하다

청소년정책연구원, 아동·청소년 디지털 성범죄 실태 조사
10명 중 1명, 성적 침해 직접 하거나 당해본 적 있어
낯선 상대, 룸카페 등 사적 장소에서도 직접 만나기도

  • 기사입력 2022.02.03 14:58

우먼타임스 = 이사라 기자

스마트폰과 모바일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청소년이 무분별하게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익명 계정 및 오픈 채팅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낯선 타인으로부터 개인톡을 받거나, 이유 없이 기프티콘 등의 선물을 받는 등의 경험이 있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아동·청소년이 디지털 성범죄나 그루밍에 얼마나 노출돼 있는지 실태를 조사했다.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범죄 현황 및 대응 방안 연구’는 지난해 6∼8월 전국 초등학교 5학년∼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378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조사 결과 국내 청소년 10명 중 2명가량은 온라인 그루밍 범죄의 통로로 지목되는 오픈 채팅에 참여한 경험이 있었다. 

전체 청소년의 16.3%, 특히 여자 청소년의 21.7%는 익명 계정을 보유·사용한 경험이 있었다. 남자 청소년 16.6%는 익명 계정 이용 정지를 당할 정도로 위험한 행동을 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온라인을 통해 최소한 신체적인 품평 이상의 성적 침해를 직접 해봤거나 당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주로 외모에 대한 품평이 가장 많았고, 그다음으로는 성적인 농담 등이었다. 성적 농담은 중학교 1학년부터 급속하게 높아졌다.

온라인 그루밍에 노출된 경험은 초등학교 5% 내외, 고등학교에서는 최대 14%까지 높아졌고, 특히 여자 청소년들은 중학교 이후부터 10% 이상이 낯선 사람으로부터 기프티콘을 받는 등의 경험이 있었다. 

온라인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이유 없이 선물을 받은 경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온라인에서 모르는 사람에게 이유 없이 선물을 받은 경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온라인 그루밍’은 온라인상에서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해 피해자를 길들여 성적으로 착취하는 행위를 말한다. 처음에는 호의적이고 친절한 접근부터 시작해 기프티콘이나 문화상품권과 같은 작은 선물을 낯선 사람으로부터 받는 경험은 그루밍의 시작인 경우가 많다.

또 낯선 사람이 온라인을 통해서 DM(직접 메시지)이나 1:1 채팅으로 접근하는 것도 상당히 많은 청소년이 경험했다. 여자 청소년이 남자 청소년에 비해 온라인을 통한 친교 제의를 더 많이 받았고, 이를 거절하지 않는 비율도 높았다. 중학교 1학년 여자 청소년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온라인에서 알게 된 낯선 상대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났다는 비율도 높았다. 청소년 중 10.2% 정도는 온라인을 통해 알게 된 사람을 직접 만난 적이 있고, 여자 청소년들이 11.5%로 남자 청소년(9%)보다 높았다. 특히 중학교 2학년 여자 청소년의 15.4%, 고등학교 2학년 16.7%가 한 번 이상 이런 오프라인 만남의 경험이 있었다. 

온라인에서 처음 알게 된 사람을 직접 만난 경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온라인에서 처음 알게 된 사람을 직접 만난 경험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대부분의 청소년은 식당(45.1%)이나 공원(24.3%), PC방(22.9%) 같은 공공장소에서 만났다고 응답했지만, 더 사적인 장소인 룸카페(20%)에서 만났다는 비율도 5명 중 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는 상대방의 집이나 모텔(4.4%). 상대방의 자동차(1.8%)에서 만나기도 했다.

한편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한 번 이상 받은 적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들은 온라인 그루밍의 초기 단계에서부터 거절하는 비율이 높았다. 온라인 성폭력 예방 교육 경험에 따른 격차가 있었다.

연구진은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은 실제로 위험 행동의 빈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디지털 성범죄의 예방 교육 연령대를 최소한 초등학교 고학년 시점까지 앞당기고, 더 많은 아동과 청소년들이 최소 1회 이상의 예방 교육을 통해 디지털 그루밍 기법과 그 대응 방안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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