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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린푸드, ‘일감 개방’이 달갑지 않은 이유

올해 말부터 현대차 단체급식 일감 이탈…‘발등의 불’

  • 기사입력 2021.11.03 11:29
  • 최종수정 2021.11.04 09:05

[우먼타임스 = 이동림 기자]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대기업 단체급식 일감이 개방되면 급식 시장에 후폭풍이 예상된다. 특히 기존 급식 사업 비중이 높은 대기업 계열사 업체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위 5개사가 계열사(특수관계자)로부터 올린 합산 매출은 1조6734억원이다. △삼성웰스토리(8165억원) △신세계푸드(4291억원) △CJ프레시웨이(3625억원) △현대그린푸드(624억원) △아워홈(29억원) 순이다.

특히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현대그린푸드는 내부거래액이 624억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의 4.1%에 불과하지만, 4400억원 이상을 현대자동차(3425억원), 현대중공업(981억원) 등 범현대가(家)로부터 벌어들였다. 이처럼 방계기업으로부터 따낸 일감까지 더하면 내부거래액은 5000억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그린푸드 스마트푸드센터. [사진=현대그린푸드]
현대그린푸드 스마트푸드센터. [사진=현대그린푸드]

이에 따라 범현대가는 ‘그룹별 단체급식 일감개방 계획’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현대차는 기존 사업장의 경우 비조리 간편식 부문에 경쟁 입찰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연수원, 기숙사, 서비스센터 등과 같은 신규 사업장에도 중소기업의 기회를 열어줄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말부터 울산 교육‧문화센터 내 식당을 중소‧중견 급식업체에 개방할 방침이며, 향후 글로벌 연구개발(R&D) 센터 내 구내식당도 경쟁 입찰 도입을 고려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중소규모인 김포‧송도 아울렛 직원식당을 지역 업체에 우선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들의 입지가 크게 축소되는 반면, 중견·중소업체들과 외국계 기업의 경우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현대차그룹 급식의존도가 높은 현대그린푸드 입장에서는 썩 달갑지만은 않다.

현대그린푸드는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을 비롯한 총수일가의 현금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승계에 필요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이 창구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그린푸드 지분구조를 보면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정교선(27.8%), 정지선(12.7%), 정몽근(1.9%), 자기주식(10.6%) 등이다.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49%이다. 국민연금공단(10.3%), 기타(40.7%)이다. 정교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은 현대홈쇼핑 대표와 현대백화점 사내이사, 현대그린푸드 사내이사 등을 겸임하고 있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현대그린푸드는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지주사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정지선 회장으로선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주회사의 지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급기야 현대백화점그룹이 기업승계와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승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현대그린푸드에 일감을 주고 있는 터였다. 하지만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대기업 단체급식 일감이 개방되면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지난 4월 ‘단체급식 일감개방 선포식’ 때 발표한대로 기존 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 급식시장 개방을 준비할 것”이라며 “현재 새로운 위탁급식 업체를 찾기 위해 중소기업 2~3곳과 접촉 중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전자공시시스템 다트(DART)에 공시된 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451억2105만원, 498억1831만원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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