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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20년 동안 얻은 인권 해체하고 있다”

앰네스티 등 국제인권단체들 우려 표명

  • 기사입력 2021.09.22 11:10
  • 최종수정 2021.09.23 21:08

우먼타임스 = 김성은 기자

국제앰네스티, 국제인권연맹(FIDH), 세계고문방지기구(OMCT)는 탈레반이 지난 20년간 얻어낸 인권을 꾸준히 해체하고 있다고 브리핑을 통해 지난 20일 밝혔다.

디누시카 디사나야케 국제앰네스티 남아시아 부국장은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은 인권 보호나 존중에 대해 진지하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여성에 대한 보복 공격과 제한에서부터 시위, 언론, 시민사회에 대한 탄압에 이르기까지 인권침해의 물결을 이미 목격했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아프간을 장악한 뒤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공표했지만, 실제 탈레반의 행보는 그 반대로 가고 있다. 

엠네스티는 인권 운동가에 대한 공격이 지난 8월 15일 이후 거의 매일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인권 운동가에 대한 방문 수색을 실시해 많은 사람들을 은신처로 몰아넣고 있다. 

국외로 탈출한 아프가니스탄 인권 운동가인 마흐무드(가명)는 그의 NGO 동료 두 명이 탈레반에게 구타를 당했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와 법의학 병리학자가 확인한 이미지에 따르면 고전적 고문인 ‘채찍 자국’이 있고 희생자의 팔에는 멍이 들었다.

델핀 레큘로 OMCT 인권 수호 프로그램 이사는 “아프가니스탄에 발이 묶인 인권옹호자들이 직면한 위협은 현실이다. 인권옹호자들은 탈레반의 적으로 간주돼 공격을 받고 있다. 그들의 사무실과 집이 압수수색 됐고, 체포, 고문 또는 그 이상의 위협을 받으며 살고 있다”며 “국제사회는 자국의 인권, 성평등, 법치, 민주적 자유의 수호를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을 저버리지 않고 도덕적, 정치적 공약을 지켜야 하며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불에 거주했던 여성 언론인은 탈레반의 장악 이후 아프간을 떠나야 했다. 아딜라(가명)는 처음에 아프가니스탄에 머물면서 일을 계속하기로 결정했으나, 탈레반을 통해 위협을 느꼈고 결국 친척들의 권유로 나라를 떠나야 됐다.

특히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후 많은 아프간 여성들은 부르카를 입고, 남성 보호자 없이 집을 나가는 것을 자제하고, 폭력과 보복을 피하기 위한 다른 활동을 중지하고 있다.

19일 카불 에서 열린 여성들의 권리보장 요구 거리 시위 [사진=연합뉴스/AFP]
19일 카불에서 여성들이 탈레반 전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권리보장을 요구하며 시위하고 있다. [연합뉴스/AFP]

그럼에도 전국의 여성들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일부 시위가 평화적으로 계속되도록 허용됐지만 많은 시위자들은 탈레반에 의해 격렬하게 진압됐다.

지난 4일 카불에서 있었던 시위에서 약 100명의 여성들은 탈레반 특수부대에 의해 흩어졌다. 탈레반은 최루탄을 발사했고, 일부 시위자들이나 인권 옹호자들에게 폭력을 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옹호자인 나지르(가명)는 그의 남자 친구 파르위즈(가명)가 여성 인권 시위에 참석한 후 어떻게 탈레반에게 심하게 구타를 당했는지 국제앰네스티를 통해 밝혔다.

나지르는 “파르위즈는 9월 8일 열린 시위에서 억류당했고, 탈레반에 의해 심한 고문을 당해 팔이 부러졌다. 그는 고문으로 인해 옷이 피로 물들었고, 탈레반이 옷을 갈아입혀 새 옷을 입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국제인권연맹 줄리엣 루슬로는 “국제사회는 탈레반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는 위반행위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는 것은 처벌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뿐만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차원에서 위반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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