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 이사라 기자
여성에게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여성의 인권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
최근 이슬람 사원에 여성 보안 요원(군인)이 처음으로 등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4월부터 수십 명의 여군이 메카와 메디나의 순례자들을 감시하는 경비대에 합류했다고 22일 보도했다.
메카와 메디나는 이슬람 3대 성지다. 이슬람 최대 종교행사인 정기 성지순례(하지) 시기에는 전 세계 이슬람 신도들이 메카와 메디나를 방문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매년 전 세계에서 250만 명 이상이 모였던 곳이다.
여군들은 엉덩이 길이의 재킷, 헐렁한 바지, 머리카락을 덮는 베일 위에 베레모를 착용하고 메카 대사원의 카바(검은 천으로 두른 정육면체 형태의 구조물) 인근에서 경비를 서게 됐다.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뒤 가족의 권유로 입대하게 된 사마르는 “이는 우리에게 큰 성취다”며 “종교와 국가, 자비로운 신의 손님들을 섬길 수 있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우디 사회에서 여성들이 활동할 수 있는 범위는 점차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를 현대화하기 위해 사회 및 경제 개혁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전2030’으로 알려진 그의 개혁 계획에 따라 여성들은 축구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게 됐고, 운전을 할 수 있으며, 성인 여성은 보호자의 허가 없이 여행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는 여자 축구리그를 창설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개혁과 더불어 여성 인권 운동가들에 대한 탄압도 함께 이뤄졌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한편 올해 성지순례는 코로나 백신을 접종한 6만 명 신도들에게만 허용됐다. 해외서 오는 순례자는 금지했고 자국민, 거주자들에게도 제한을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