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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짚기] 대통령 후보 부인에 대한 검증은 필요한가

  • 기사입력 2021.07.12 17:50
  • 최종수정 2021.07.12 18:11

우먼타임스 = 성기평 기자

대통령 후보 배우자에 대한 검증은 타당한가, 부적절한가 하는 문제를 놓고 정가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 논란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배우자 김건희씨에 대한 여러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민주당의 유력 대선 후보 경쟁자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면서 가열됐다.

김씨는 과거에 ‘쥴리’라는 이름으로 유흥업소에서 일했다는 의혹에 이어 증권부당 거래 의혹, 결혼 전 받은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 등으로 여권 경쟁자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은 대통령 부인은 국가예산을 쓰는 공인이며 국가의 얼굴이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흠결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반대 입장은 배우자의 결혼 전 개인적 일까지 남편인 후보가 책임을 나눠 지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2019년 7월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건희씨가 남편 윤석열 검찰총장의 옷매무새를 다듬어주고 있다. (청와대 공동사진단/연합뉴스)
2019년 7월25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김건희씨가 남편 윤석열 검찰총장의 옷매무새를 다듬어주고 있다. (청와대 공동사진단/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가 먼저 공격을 개시했다. 그는 12일 김건희씨 의혹에 대해 “대통령 배우자는 공직이다. 그런 사람에 대해서라면 당연히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은 국가의 얼굴이고 대통령의 가족 또한 국가의 얼굴이다. 그래서 사생활까지 이것저것 들춰내자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것, 국민 다수가 관심을 가질 만한 것은 들춰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은 당내 경쟁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윤 전 총장 아내 의혹과 관련해 “결혼 전 배우자의 일까지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을 반박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그런 식의 논리라면 대통령 되기 전의 일은 묻지 말자는 얘기하고도 통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지사는 이에 앞서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검증은 후보가 역량이 있는지, 아니면 이 나라를 대표할 만한 인물인지를 확인하는 것”이라며 “후보의 가족은 당연히 검증해야 하고 배우자도 해야 한다. 그러나 결혼하기 전 아무 관계도 없는 시절은 사실 후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영역”이라며 윤 전 총장 측의 입장에 선 듯한 발언을 했다.

이낙연 전 대표와 함께 여권 대권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이에 대해 “이재명 지사의 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을 탈탈 털어내던 윤 전 총장의 부인과 장모의 비리를 덮고 가자는 말이냐”며 반문했다.

정 전 총리는 “이명박 정권 시절 만사형통 ‘영일대군’과 박근혜 정권의 탄핵을 만든 최순실 사태가 있었다”며 “가족과 측근 검증은 정권의 도덕성과 청렴성에 직결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여권의 또 다른 대권 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도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에 가세했다. 그는 김건희씨 문제와 관련해 “공적 무대에 등장을 하는 순간, 부인은 보통 사람의 부인 프라이버시하고 다르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의 발언에 대해 이낙연 전 대표 캠프의 정운현 공보단장은 자신의 SNS에 “이 지사는 ‘혜경궁 김씨’ 건과 본인의 논문표절 건으로 불똥이 튀는 걸 우려하는 건 아닐까?”라고 비판했다.

‘혜경궁 홍씨’는 2018년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자리를 두고 이 지사와 경쟁 중이던 친문계 핵심 전해철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은 비난하는 트위터 계정을 말한다. 그런데 이 계정의 주인이 이재명 지사 부인 김혜경씨라는 논란이 일면서 전 의원의 고발로 수사가 진행됐으나 수원지검은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처분했다.

이 지사가 김건희씨 검증에 소극적인 것은 바로 자신의 아내가 연루됐던 이 사건을 의식한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가 2018년 6월13일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경기도지사 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부인 김혜경와 손을 높이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후보가 2018년 6월13일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경기도지사 선거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본 후 부인 김혜경와 손을 높이 들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 측은 부인 김 씨가 논문 표절 의혹을 받자 “이재명, 정세균, 추미애 등 여당 대선 후보들 본인의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이 김씨와 결혼한 것은 2012년인데, 여권 후보들이 이보다 5년 전 논문 문제까지 검증 대상으로 삼는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언주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도 페이스북에 “불법이나 권력남용 등 공적으로 문제 되는 사안이야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자나 그 배우자라면 응당 검증을 받아야 한다”면서 “그러나 배우자의 과거의 사생활이나 직업의 귀천까지도 검증의 대상인가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검증 반대에 가세했다.

대통령 후보의 부인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묻는 여론조사는 아직 없다. 다만 이번 대선 정국이 후보의 정책 발표와 정책에 대한 평가가 나오기 전부터 배우자 문제, 가족 문제, 스캔들 문제가 논란과 정치권 공박을 부르며 궤도를 이탈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논문이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열린민주당 김의겸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씨 논문이 표절이라고 주장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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