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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동한 강원연구원장, 여성 위한 ‘질적’ 복지 절실

-여러 어려움에도 장기적 비전 마련해야
-분권화 시대 맞아 강원도 스스로의 역량 중요
-강원도 특성 고려한 여성정책 필요해

  • 기사입력 2019.01.24 08:56
  • 최종수정 2019.08.14 15:56
육동한 원장. (사진=심은혜 기자)

[우먼타임스 박종호·심은혜 기자]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강원도는 4차산업혁명 시대를 선제적, 체계적으로 대비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도 차원에서 디지털 헬스케어나 이모빌리티 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는데, 과거 정부에서 오래 일한 경험이 있는 육동한 현 강원연구소 원장은 여기에 더해 ‘미래 농업’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강원도의 미래 먹거리는 농업에서 찾아야 한다는 뜻일 것이다. 육동한 원장은 강원도의 특색을 이루어 왔던, 그러나 여태까지의 퍼포먼스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었던 생태, 농업, 관광산업이 역설적으로 강원도의 미래 먹거리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22일 ‘DMZ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학술회의로 서울을 찾은 육동한 원장을 만나 그의 생각과 비전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반갑습니다. 지난해 연구소를 관리해 오시면서 아쉬우셨던 부분과 함께 올해 목표에 대해서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강원연구원는 지역복지를 위한 정책을 수행합니다. 도민들의 삶을 지원하고 조언하며 이를 바탕으로 한 연구 및 소통활동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을 위한 컨센서스까지 조성합니다. 개인적으로는 30년 중앙부처에서 일한 경험이 있습니다. 국정 전반을 기획, 조정하는 업무를 맡다가 이제는 고향으로 돌아와 고향을 위해 일하고 있는 셈입니다.

시간을 작년으로 한정하기보다는 제가 임기동안 가졌던 원칙을 몇 가지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로는 강원도의 역량이 제한되고 또 지역수준에서 자칫하면 의제가 가둬지기 쉽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안을 포함해 지역의 장기적 미래. 장기적 모습을 만들어가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말하자면 강원도의 구조적인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고 자평합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장기적인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강원연구소의 연구 활동 중 기획과제를 만들어서 구조적인 연구를 다루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국가와 지역 개인 모두는 서로 간의 소통 없이, 또 긴 시야 없이 어떤 일을 합리적으로 하기 어렵다. 이에 강원도 역시 연구원을 중심으로 장기 비전을 수립하려고 합니다. 대표적으로는 강원비전2040을 수립한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강원도의 장기적 비전을 연구 성과로 나타낸 것이지요. 그 과정에서 많은 도민을 참여시킴으로써 지역의 미래를 위한 컨센서스를 유도했습니다.

시야를 합일시키는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도정에 최적의 도움을 주기 위해 실질적인 투자유치도 해왔습니다. 지역의 역량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소통 확대를 위한 포럼, 전문가들의 강의 등 지역의 지적 역량을 육성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물론 이러한 맥락에서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작년에 평창올림픽이 개최되지 않았습니까? 과정은 어려웠지만 평창 올림픽은 역사에 남을, 미래에 바꿀 가능성을 만든 올림픽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창이 남북 평화의 기틀도 마련하지 않았습니까. 강원도가 올림픽을 발전 계기로 삼았어야 하는데, 올림픽 이후로 잔여 이슈들이 불거지면서 올림픽의 성과를 가리는 면이 있었습니다. 정부와 지역이 이 문제를 정리해나가는 데 연구원도 적극 기여할 방침입니다. 

평소 4차 산업혁명과 함께, 격변의 시대에 발맞춰 강원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이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연구소 내에서 현재 진행 중이거나 구상 중이신 계획이 있으신지요? 

강원도가 역사적으로 규제도 많았고 일반적인 인식도 긍정적이지는 않습니다. 낙후된 지역이라는 것이죠. 사실 심정적으로도 거리가 멉니다. 그렇지만 산림이나 관광 등 특히 석탄 등을 생각해볼 때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에 기여를 한 측면도 큽니다. 

물론 어려움도 많습니다. 강원도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미진하고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제조업의 부진이 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대에 충분히 기여하지 못하는 점도 사실입니다. 타 지역과 비교해 발전 속도가 빠르지도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은 과거의 패러다임이다. 미래는? 오히려 생태 자연 가치가 커지고 있지 않습니까. 오히려 강원도가 국민들의 여가 공간으로서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본래의 생태 자원을 바탕으로 가치를 키우는 공간을 지향합니다.

4차 산업은 특정 분야에 국한되는 개념은 아닙니다. ITC 기술 등 4차 산업형 기술을 기존 산업에 연결시키고, 또 강원도는 새로운 개념을 농업이나 산림 등에 접목함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4차산업 아닙니까? 그렇기에 강원도는 유망합니다. 

특히 관광산업도 스마트화, 고도화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굴뚝 없는 산업’으로 강원도의 바이오산업, 디지털헬스케어, 이모빌리티 산업 육성이 진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또 진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물론 그 외에도 다양한 실험과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강원 연구원이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죠. 

이모빌리티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이모빌리티는 기존의 운송 개념을 확대합니다.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전기자전거라든지, 기능성차량 등의 육성, 보급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횡성에 산업 단지가 조성되는 과정에 있지요.  이모빌리티의 연구조합도 유치했습니다. 생산조합도 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이모빌리티의 육성에는 단순 상용차에 그치지 않습니다. 친환경 선박이나 요트도 있는 세상 아닙니까.

강원도는 이모빌리티의 메카를 지향합니다. 금년 혹은 내년 초에 전기자동차가 생산될 예정입니다. 이 중 특정 운송수단들은 농업에도 이용될 수 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4차 산업혁명의 시점에서 강원도의 미래 먹거리에 대해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현재 강원도의 경제가 밝지만은 않은데, 미래에 대한 걱정도 공존하는 셈입니다. 이에 강원도의 바람직한 미래에 대한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다소 반복되는 이야기이지만, 저는 농업에 관심이 많습니다. 농업은 이제 근본적으로 변화합니다. 기후변화에 강원도의 농작물 분포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과거 인삼이 주산지였지만 최근에는 멜론 수박 아스파라거스 등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기술진보의 덕입니다. 농업이 스마트화되며 강원도의 청정성을 가미한 최고의 농산물 기대하고 있습니다. 

농업이 4차산업화되면 인력을 많이 요구하지 않을 것입니다. 스마트파밍으로 전환된다면 강원도가 가장 고급이면서도, 다양하며 동시에 가장 생태적인 농업 지대가 될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강원도가 미래 농업의 선도 지역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올림픽이 열어준 남북평화시대를 잘 활용해야합니다. 강원도는 남북의 접경지대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강원도가 북한 대륙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요충지, 전초기지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대륙과 연계될 인프라를 준비해야 합니다. 강원도가 선제적인 역할을 맡아야 하는 셈이죠. 모든 물류의 중심지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령 DMZ는 인류학적인 측면에서 생태평화 역사의 보고가 될 수 있는 지역입니다. 이 부분을 잘 관리할 생각입니다. 디엠지를 통해 많은 역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세 번째는 관광산업이 타 지역에 비해 밀리는 감이 있습니다. 북한과의 연계를 생각해야겠지요. 금강산이나 동해 남북관광특구, 원산 관광벨트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러한 개념들에 콘텐츠를 채움으로 전 세계적인 관광지대를 지향해야 합니다. 강원도가 세계관광을 주도하는 중심지가 될 수 있습니다. 변방으로서의 강원이 아닌 동북아의 중심으로서의 강원도의 비전을 지향합니다.

남북 평화무드가 전제가 되어야 하겠네요

실제로도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대의 흐름을 당위로 전제하고 지역이 선제적으로 준비해나가야 합니다. 보통 기회가 아니니까요.  
 

육동한 원장. (사진=심은혜 기자)

그렇다면 질문의 방향을 조금 바꿔보겠습니다. 현 정부의 목표 중 하나가 ‘분권화’라는 점을 고려해볼 때 강원도에 시사 하는 바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어떻습니까? 

과거 정부 부처에 있을 때 제주특별자치도, 세종시와 관련한 프로젝트를 맡은 경험이 많습니다. 특히 참여정부 때 세종시로 정부 부처를 이전하는 일을 몇 년간 총괄 관리한 적도 있지요. 그런 의미에서 제게 분권의 가치는 각별합니다. 성장 잠재력의 측면에서. 내재적으로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분권이 필요하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최근에도 헌법 개정이 화두가 되기도 했지요. 문재인 대통령 역시 연방제 수준의 분권화. 균형국가를 지향한다고 수차례 밝혔습니다. 그 중에서도 재정의 분권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지방정부에 입법권을 부여하는 행정적 분권화가 중요합니다. 이 점만 놓고 봤을 때는 현 정부가 과거 어느 정부보다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도 많습니다. 중앙정부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 역량과 지방정부가 기대하는 분권화의 정도와 속도에는 아직까지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지역에서 느끼는 점은 그와는 조금 다릅니다. 정부 간 속도차보다 중요한 것은 지역 스스로 늘어나는 권한을 활용하여 스스로의 역량을 확충하는 것입니다. 분권화는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닌 셈입니다. 분권화가 꽃피우려면 지역 스스로의 역량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정부가 부동산정책을 실행하면 대개 지방에 엄청난 미분양이 생깁니다.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기본적으로 수도권을 겨냥한 부동산정책이기 때문입니다. 지방에 생기는 미분양이 주택시장을 교란하고, 지역경제에 짐이 되며, 경제 침체의 요인으로 작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부동산정책은 본래 중앙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방정부에서는 이를 통제하기가 어렵습니다. 정부도 이 점에서 부동산정책을 시행하는 데 지방을 고려한 미시적인 정책을 고려해야 합니다.

지방정부 역시 그 점을 미리미리 관찰하고 부동산 수급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지방정부도 그간 일방적으로 정부 정책만을 따라왔습니다. 결국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이죠. 예를 든 것이지만 지방 스스로도 정책의 흐름을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권한 확대는 필요는 하지만 충분하다고는 볼 수는 없습니다. 

조금 주제를 바꿔, 작년 한 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양성평등에 대한 요구가 활발했던 한 해로 기억됩니다. 유리천장, 직장맘(워킹맘), 경력단절여성 등으로 대표되는 어려움은 여전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복지나 정책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여성의 경력단절이나 저출산이 문제긴 합니다. 여성의 원활한 사회참여를 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이슈가 활발히 논의되는 것은, 또 우리 사회가 성숙해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한 제도 마련도 시급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갈등도 심하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이 아무런 구조적 문제없이 역량을 확충하고 자아실현을 하는데 사회가 적극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 계층의 양보도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성 간의 갈등이나 혐오 대립구조로 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또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걱정이 많습니다. 서로의 이해와 배려가 우선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현재의 대립구조는 우리 사회가 성숙해나가기 위한 진통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사회 계층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요구될 것입니다. 

복지제도에 대해서도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예전 MB정부에 있을 때 여성부를 현재의 여가부로 개편하고, 예산을 증액하는 안을 최초로 제안한 사람입니다. (웃음) 복지의 양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양적 복지 외에도 질적 복지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의료인프라를 질적으로 제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울러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정책이지만, 양적목표를 우선하기보다는 소멸위험까지 겪고 있는 지역의 형편을 감안해 과잉의 문제가 없도록 합리적인 수준과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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