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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유통 새 강자 H&B스토어 시장 놓고 치열한 각축전

올리브영, 상권에 맞는 차별화 전략, 직구족 잡고 IT기술로 편리성↑
랄라블라, 13년 구축 이미지 버리고 2030초점 맞춰 러블리하게 변신
롭스, 매장 공격적으로 늘리며 매출 50% 신장 목표, 고객 중심 경영

  • 기사입력 2018.05.17 18:12
  • 최종수정 2020.02.19 16:31
H&B스토어에서 쇼핑 중인 소비자들(사진=올리브영)

[우먼타임스 심은혜 기자] 헬스앤뷰티 스토어(이하 H&B스토어)가 뷰티업계의 새로운 유통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동안 뷰티업계를 꽉 잡고 있던 브랜드숍들은 둔화된 내수 성장을 중국 특수로 커버했으나 사드사태 이후 고전을 거듭하고 있다. 브랜드숍들이 중국 특수로 호황을 누리고 있을 때 H&B스토어는 조금씩 몸집을 불리기 시작, 현재는 브랜드숍을 누르고 화장품 유통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H&B시장 규모는 약 1조7000억 원으로 2016년 1조3400억 원에 비해 30% 가까이 증가했다. 2009년(1500억 원)에 비해서는 1000%, 2013년(6320억 원) 대비 200% 가량 증가했다. 

2017, 2018 뷰티 리포트 ( 자료=오픈서베이)

지난해 초반까지만 해도 화장품 구매채널로 브랜드숍이 선두였다. 리서치 업체 오픈서베이의 '2017 뷰티 리포트'에 따르면 클렌징, 스킨·로션, 베이스 메이크업, 색조 메이크업 등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제품의 구매가 브랜드숍에서 가장 많이 일어났으며 그 다음이 H&B스토어였다. 그러나 '2018 뷰티 리포트'에서는 구매 채널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스킨케어, 색조제품 뿐만 아니라 향수, 바디, 헤어 등 대부분의 뷰티 제품 구매채널이 H&B스토어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면세점과 백화점, 대형할인점에서 구매비중이 높았던 향수와 바디, 헤어제품들의 구매채널 비중이 점점 H&B스토어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박종대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H&B스토어 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14% 성장을 지속하면서 2조7500억 원 규모에 달해 전체 화장품 시장의 5.7% 비중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H&B스토어 시장의 성장은) 유통채널 확보 역량과 자본에 한계가 있는 중소형 브랜드들의 판매 기회를 제공하고 경쟁 확대를 통한 화장품 산업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H&B스토어가 인기 유통채널로 각광받자 국내 주요 H&B스토어인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는 H&B스토어 시장에서 굳건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저마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올리브영은 차별화를 통해 후발주자들과 격차를 벌리는데 집중하고, 그 뒤를 따라잡기 위해 랄라블라(구 왓슨스), 롭스가 대대적인 리뉴얼을 진행하는 등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선두주자 올리브영, 차별화로 격차 벌리기 나서

올리브영은 철저한 소비자 분석으로 시장 점유율 80%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점포수도 약 1100여 개로 H&B스토어업계의 왕좌를 유지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상권과 지역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차별화 매장을 선보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올리브영 강남본점은 강남 상권과 젊은 세대들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철저히 분석해 운영하는 '상권 맞춤형'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만이 보여줄 수 있는 ‘체험’과 ‘체류’에 주목하고 ‘AR(증강현실)’을 활용한 디지털 디바이스도 곳곳에 접목해 쇼핑 편의를 높였다. 

또한 강남본점은 업계 최초의 스마트 스토어에 걸맞게, 연초부터 유통가에 거세게 불고 있는 ‘언택트(Untact. 비접촉) 마케팅’과 ‘맞춤형 큐레이션(Curation)’ 바람을 이끌고 있다. 강남본점의 경우 색조화장품 수요가 높은데, 이런 특성을 반영해 1층을 모두 색조 제품만으로 구성했다. 그 결과, 개장 100일 만에 매출을 30%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사진=올리브영)

명동본점 역시 국내외 고객들에게 트렌드 1번가로 꼽히는 명동 상권 맞춤형 매장이다.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와 올리브영의 강점인 ‘큐레이션’을 키워드로 잡고, 강남본점과 동일하게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보여줄 수 있는 카테고리 ‘전문성’과 ‘체험’, ‘체류’에 집중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 수요도 함께 고려해 1층에는 색조가 아닌 스킨케어를 전면 배치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편의를 돕기 위한 ‘K-뷰티 트렌드 존’도 선보였다. 핵심 카테고리인 더모코스메틱과 다양한 스킨케어 브랜드를 고객 동선에 맞춰 배치했다. 또한, 제품 체험과 휴식을 위한 고객 휴게 공간 ‘플레이 그라운드 존’도 매장 한 가운데 마련했다. 

대구본점은 트렌드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20대 초반 여성을 핵심 타겟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신진 뷰티 브랜드들을 다수 선보이고 있다.

올리브영은 해외직구 등을 통해 항상 새로운 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전략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해외직구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춘 매장 운영으로 지난해 관련 상품 매출이 70% 이상 늘어났다.  

또한 정보통신기술(IT)를 접목한 고객 서비스를 선보이며 타 H&B스토어와 차별화를 두고 있다. 모바일에서 구매내역 확인이 가능한 스마트 영수증을 발행해 고객들이 번거롭게 영수증을 따로 받지 않아도 되게 만들었다. 이를 통해, 용지를 아끼는 것은 물론 교환이나 환불 시 종이 영수증을 지참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을 제공한다. 

한편, 올리브영은 유망한 상품을 발굴하고 판로를 지원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즐거운 동행’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6년 5월부터 시작해 현재 23개의 중소기업, 200여 개의 제품을 취급 중이다.  

이 가운데 올해들어 ‘아임프롬’이라는 스타브랜드가 탄생하며 프로그램 운영에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대표 제품인 ‘아임프롬 허니 마스크’는 지난해 올리브영과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가 공동 주최한 품평회를 통해 입점했다. 이 제품은 올해 3월 기준으로 입점 첫 달보다 매출이 10배 증가했으며 지난 2월 초에는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판매액 기준 기초화장품 부문 1위 자리에까지 올랐다.   

올리브영은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앞으로 즐거운 동행을 좀 더 전략적으로 육성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입점하는 루트를 늘리고 취급 상품을 대폭 확대와 더불어 즐거운 동행존 운영 매장도 늘려 최소 연 3억 이상 매출을 올리는 ‘스타 브랜드’ 양성을 위해 집중할 계획이다.

◆랄라블라(구 왓슨스), 브랜드명 바꾸고 이미지 변신

H&B스토어 순위 2위를 차지하고 있던 왓슨스는 최근 브랜드명을 ‘랄라블라(lalavla)’로 변경했다. 랄라블라를 운영하고 있는 GS리테일은 홍콩 왓슨스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왓슨스코리아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고 지난 13년간 구축했던 왓슨스의 이미지를 새롭게 바꾸었다. 

1위 업체 올리브영과 큰 격차가 벌어지고 후발주자 롭스가 바짝 추격해오는 상황에서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H&B 시장의 메인 고객이라고 할 수 있는 20~30대 여성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와 차별화된 콘셉트의 H&B스토어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이다. 랄라블라 측은 새로운 브랜드명에 대해 "즐거운 이슈를 의미하는 랄랄라(lalala)와 행복한 수다를 의미하는 블라블라(blah blah)가 결합된 랄라블라는 경쾌한 리듬의 단어가 반복되며 사랑스럽고 생동감 있는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브랜드명을 변경하는 것을 계기로, 단순히 뷰티 상품과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는 곳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H&B스토어를 도입했다.

건강기능식품과 뷰티상품의 종류만 늘려가는 데 그치지 않고, 뷰티와 헬스의 조화와 균형을 최우선으로 하는 ‘뷰티 바이 헬스(Beauty by Health) 스토어’를 추구하겠다는 전략이다.  

(사진=랄라블라)

이에 따라, 먹어도 되는 천연 색조 브랜드를 도입하고 리사이클 제품과 유기농PB(자체브랜드) 상품, GMO Free(비유전자 변형) 상품, 친환경 상품을 늘리는 등 차별화된 상품 소싱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올리브영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상에서 인기 있는 중소기업들의 입점 강화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 몰을 통해서만 구매 가능했던 중소기업 '제이숲'의 상품을 입점시켰으며, 그 결과 3월 매출이 지난해 8월 대비 113.6% 증가했다. 이 외에도 독도토너, 백설기 크림 등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소기업 제품을 입점시키는 데 성공했다. 

랄라블라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우수한 중소기업 상품을 발굴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함과 동시에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고객들을 위해, GS25와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몰에서 구매한 물품을 집과 가까운 GS25에서 언제든지 수령할 수 있는 ‘GS25 픽업 서비스(이하 픽업 서비스)’를 시작했다. 향후에는 랄라블라 오프라인 매장에서 받아 볼 수 있는 '랄라블라 픽업 서비스'도 추가할 계획이다.

한편, GS리테일은 올해 3월 말까지 약 190여 개 모든 점포의 간판 변경을 완료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역대 최고인 60개의 신규 점포를 오픈한데 이어 올해도 공격적으로 점포를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후발주자 롭스, '고객 중심' 내세우며 공격적 확장

H&B스토어의 가장 후발주자인 롭스(LOHB's)는 올해 매장 확장과 함께 매출 50% 성장을 목표로 잡았다.

롯데그룹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선우영 대표는 모바일 강화와 함께 고객 중심 경영을 기반으로 롭스를 이끌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과거 롯데하이마트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고객 우선주위 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선우 대표는 “고객 만족을 넘어 고객 가치를 실현하는 조직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앞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롭스만의 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롭스는 1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약 50개점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매장도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곳에 좋아할 만한 형태로 오픈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트렌드한 상품이나 재치있는 아이디어 제품, 생활용품 등도 꾸준히 선보일 예정이다. 

또 기존 PB상품 가운데 뷰티 소품이나 잡화, 시트 마스크 등을 중심으로 리뉴얼과 확장을 준비 중이다. 화장품에 대한 요구가 다양해지는 만큼 상품을 대폭 확대하면서 고객 편의성을 높인 매장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사진=롭스)

이와 더불어, 소비자들이 편리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모바일도 강화한다. 롭스 측은 "지난해 선보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의 편의성을 대폭 강화하고 활성화와 경쟁력을 갖기 위해 고객이 원하는 다양한 상품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기술 개발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고객의 관점에서 이용하기 편리하게 개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월 이태원에 문을 연 100호점의 경우, 뷰티와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한 신개념 매장을 내세우며 이태원 상권에 맞춘 외국인 고객 대상 상품, 반려동물 관련 아이템 등을 선보였다. 

롭스 측은 "이태원 지역 특성상 평일보다 주말 구매 건수가 10% 가량 높으며 외국인 고객 비중이 20%에 이른다"며 "외국인 관광객들에겐 전통과자가, 인근 거주자들에겐 간편식 컵밥이나 죽 종류가 호응이 높다"고 밝혔다. 

롭스 이태원점은 면적 860㎡로 롭스 매장 가운데 가장 크다. 99호점까지 매장 평균 면적 167㎡에 비하면 5배 이상 더 큰 셈이다. 선보이는 상품의 품목 수도 1만여 개에 달해 롭스 단일 매장으로서는 가장 많다.

롭스 측은 "이태원점의 경우, 뷰티 행사 외에도 파워 인플루언서 촬영 공간이나 매장을 찾은 고객들의 쉼터로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며 "다른 매장에 비해 공간이 넓어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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