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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화장품사, 포스트차이나는 어디?

러시아·미국 등이 유망시장으로 꼽혀…중국위생허가 받으면 동남아시장 진출은 수월

  • 기사입력 2017.05.31 16:55
▲왼쪽부터 차필립 피치앤릴리 이사,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 유남수 두리화장품 부장, 손성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연구원 ⓒ러브즈뷰티

[우먼타임스 안옥희 기자] 중국 정부의 화장품 규제와 사드이슈로 인해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중국에 편중된 수출시장을 다각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시장 대신 ‘포스트 차이나’ 국가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제2회 화장품 수출 주요 이슈 오픈 세미나’를 열고 포스트 차이나로 부상 중인 러시아·미국시장 진출 전략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중국·러시아·미국의 화장품 규제 현황 등 시장 동향과 진출 전략을 소개하는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의 주제 발표와 대담이 이어졌다.

중국 시장 전문가인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은 중국의 규제 강화와 로컬 화장품기업의 약진에 대비해 국내 중소 화장품사들의 포스트차이나 모색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소장은 “최근 중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불허 조치는 제출서류 미비, 포장·라벨링 불합격, 성분 불합격 등 우리 기업의 준비가 미흡했던 부분이 분명 존재한다”며 “이는 중국 내에서는 합법이기 때문에 사드보복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정부의 규제 강화로 수출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며 “중국 위생허가를 취득하면 동남아시장 진출이 훨씬 수월해지기 때문에 위생허가증 취득을 기반으로 진출할 수 있는 다른 시장을 모색해보고 양자 및 다자간 FTA를 활용하는 것도 포스트차이나 발굴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남수 두리화장품 부장은 연간 1억 달러 규모의 화장품 수입 시장을 가진 러시아를 포스트 차이나 유망 국가로 전망했다. 두리화장품은 한방 헤어케어 ‘댕기머리’로 러시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바 있다. 러시아는 중국보다 허가가 쉽고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주변국에도 허가가 유효해 유럽 진출의 시험대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 부장은 “러시아 유통 채널로는 레뚜알, 빠도르슈카 등 화장품 전문 편집숍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샴푸 등 생활용품은 슈퍼마켓 채널이 유망하며 초저가 라인은 편의점이나 할인마트 진출이 적합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러시아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 화장품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고 소득대비 화장품 구매비용도 높아 향후 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는 지난 2012년 로드샵 브랜드인 미샤의 진출을 시작으로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잇츠스킨 등이 잇따라 진출했으나 유명 브랜드숍이 의외로 진출을 많이 못한 실정이다. 유 부장은 “이는 중소 업체들에게는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진출을 준비하는 업체들에게 “기획 단계에서부터 러시아를 고려해야한다”며 “브랜드에 맞는 유통채널을 선별하고 해당 유통채널에 공급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은 후 홍보 및 프로모션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면 러시아 시장을 잡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차필립 피치앤릴리 이사는 한국 화장품이 세계 1위의 화장품 시장인 미국시장 동향과 함께 성공적인 진출을 위한 전략에 대해 소개했다. 차 이사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은 미국인들에게 BB크림과 시트 마스크팩처럼 기존에 미국에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제품과 재밌는 이미지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은 최근 몇 년 사이 K뷰티 붐을 타고 세포라, 얼타, 타깃 등 메이저 리테일러에 입점하고 있으나 아직 영향력은 일부 인플루언서와 소수의 오피니언 리더를 통해서 알려지고 있는 수준에 머물러 있어 미미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차 이사는 “브랜드로서보다는 몇몇 제품 위주의 인기에 머물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한국 브랜드는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브랜드가 미국 진출을 계획할 때 1순위로 세포라 입점을 꿈꾸지만, 세포라는 점포 수나 매출 규모로 봤을 때 시장지배적 위치가 아니다”라며 “다양한 리테일러의 특성과 소비자층 파악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서는 “미국의 화장품 리테일러와 이들의 상관관계, 브랜드 포지셔닝과 가격정책, 브랜드 PR과 마케팅 계획, FDA 규정에 따른 허가사항 및 레이블, 패키지 필요사항 등을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손성민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연구원은 “미국에 진출할 때 홍콩을 중국진출의 테스트베드로 삼는 것을 참고해서 다른 인접시장 진출을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근래에 포스트 차이나로 대두하고 있는 남미시장의 경우 미국 진출 없이는 힘든 부분이 있다”며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포스트 차이나가 도대체 어디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어느 국가로 진출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 한 국가를 거점으로 다른 국가 진출까지 연결할 수 있는 거점국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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