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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화장품은 안전하고 부작용이 없다는 '맹신'은 금물

천연물질 추출물에도 독성있어 피부트러블 유발…화학물질성분은 해롭다는 막연한 공포는 버려야

  • 기사입력 2017.05.16 16:46
  • 최종수정 2017.05.18 14:34
ⓒ러브즈뷰티

[우먼타임스 홍미은 기자] “천연추출물이 화장품의 주요 성분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무조건 안전하고 순하고 부작용이 덜하다고 한다. 화장품 회사에서 마케팅적으로 풀어내는 그 말을 과연 믿어도 될까?”

30대 직장인 김정은(서울 은평)씨는 얼마 전 파라벤과 향료 등 화학 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유명한 천연화장품을 사용했다가 붉은 반점과 좁쌀 같은 뾰루지 등이 생기면서 가려움증까지 겪었다. 업체에 문의한 김 씨는 피부의 독소가 빠져나오면서 생기는 일명 ‘명현현상’이라는 말을 들었다.

김 씨는 “파라벤 같은 화학 성분이 안 좋다는 말을 듣고 스킨케어 제품을 모두 천연화장품으로 바꿨는데 오히려 피부 트러블이 생겨 너무 놀랐다”라며, “피부과에서 당분간 화장품을 사용하지 말고 자극을 줄이라고 해 현재는 쓰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근 김 씨처럼 천연화장품을 사용했다가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적지 않다. 흔히 천연화장품은 부작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천연 성분이라고 해서 자극이 없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손성민 연구원은 “다양한 성분이 모인 천연추출물을 사용하면 오히려 단일성분보다 알레르기 반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라며 “또 추출물 안에도 알코올 성분이나 이런 것들이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아서 천연 물질이라고 무조건 안전하다고 보기는 힘들다”라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보존제인 파라벤 성분을 안 넣었다고 해도 다른 보존제를 대체해서 사용한다”라며 “파라벤을 안 썼다고 무조건 더 좋고 안전한 것은 아닌데도 그 점을 부각시켜 오히려 제품의 보존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소비자들이 이 점을 감안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제화장품규제협력체(ICCR)는 최근 보고서에서 “만약 보존제가 사용되지 않는다면, 화장품이 변질되거나, 성능이 손실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소비자에게 자극, 감염, 기타 건강에 해로운 반응을 야기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생물은 습한 환경에서 잘 번식하기 때문에 제품에 ‘천연’이나 ‘유기농’ 표시가 있는 제품의 경우 특히나 이러한 사항이 중요하다”라며 “이런 화장품도 제품이 적절히 보존되고 있는지, 소비자가 사용하기에 안전한지를 보증하기 위해서 (일반 화장품과) 같은 수준의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보존제 성분은 매우 다양하며, 각각의 보존제가 화장품을 보존하는 능력 또한 매우 다양하다. 보존제 성분에 따라 억제할 수 있는 미생물의 범주도 다르다. 화장품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보존제로 파라벤이 있다. 파라벤은 다양한 미생물에 효과적이나 세균보다는 곰팡이에 효과적이다.

반면 페녹시에탄올은 세균에 효과적이다. 한 종류만 사용할 경우 미생물에 대한 활성범위가 제한적이어서 효과가 불충분할 수 있으나 혼합해 사용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대한화장품협회 관계자는 “수분 및 유기물함량이 높은 화장품, 예를 들어 크림과 로션, 리퀴드 아이라이너와 같은 제품은 소비자가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보존제가 필요하다”라며 “립스틱이나 메이크업 제품의 경우 제품 처방에 항진균성 보존제가 함유되어 있지 않다면 제품 표면에 곰팡이가 증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성분을 알려주는 일부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분석 결과나 랭킹 선정, 리뷰 등을 보면 소비자들이 참고하기가 조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과연 객관성이 어느 정도 있는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존제인 파라벤을 썼다고 해서 무조건 점수가 낮고, 대체제를 쓰면 점수를 높게 주는 것에 대해 우려”라며, “해당 앱이 정한 안전한 성분만 썼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고 좋은가? 이것은 또 다른 마케팅적인 줄 세우기”라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천연화장품이라고 무조건 믿기보다는 자신에게 잘 맞는 제품이 무엇인지, 어떤 성분에 민감한 지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손 연구원은 “이미 국가에서 안전성이 검증된 기준을 가지고 운영하는 원료 내에서 신뢰를 가지고 선택하되 본인의 알레르기성 반응이라던지 그런 부작용이 있었던 사례를 살펴 선택하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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