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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사드보복', 현지 화장품공장으로 확산…중국투자진출 '재검토'

LG생활건강 항저우 화장품 공장 소방점검, 다른 국내진출업체도 '불똥'
화장품 등 불매운동 갈수록 확산되는 추세여서 올해중국매출 격감 우려

  • 기사입력 2017.03.13 13:41
  • 최종수정 2017.03.14 17:36
▲중국인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서울 중구 명동거리 ⓒ포커스뉴스

[우먼타임스 안옥희 기자] 중국에 진출한 많은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최근 중국당국이 소방점검 등을 이유로 자유로운 경영활동을 제약하는 등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보복조치를 가시화하고 있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당국이 중국 소비자들에 대해 반한감정을 불러일으키면서 화장품을 비롯한 한국산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확산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올해 화장품업체들의 중국 매출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3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사드보복에도 중국에 생산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화장품업체들은 고용효과 등 중국경제에 큰 이익이 되는 투자라는 점에서 현지 공장에 대한 사드보복 불똥은 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중국당국은 현지에 진출한 국내 화장품업체들에 대해서도 사드보복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LG생활건강의 항저우 공장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소방 점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LG생활건강측은 항저우에 화장품 공장을, 베이징에 생활용품 공장을 각각 가동하고 있는데 “항저우 공장이 지난 4일 소방안전관리 점검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공장은 더 페이스샵 일부 화장품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현지 직원 7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LG생건 측은 이번 소방점검이 롯데처럼 일부 매장 폐쇄 등의 강도높은 제재 조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당국이 롯데에 대한 보복을 계기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 대해 사드와 관련, 보복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 정도로 보고 있다. 

사드부지를 제공한 롯데마트에 대한 소방법위반 제재 사례를 보면 중국당국은 소방점검을 나온 후 2~3일 내로 1개월 매장 폐쇄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화장품업계는 LG생건의 사례는 중국이 자국에 진출한 국내 화장품업체들에 대해서도 보복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롯데를 타깃으로 세무조사, 소방·위생 점검을 실시해온 중국이 이제는 화장품업체를 포함해 보복 대상을 중국에 진출한 국내기업들에까지 한층 확대할 수 있다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잇츠스킨 측은 이러한 우려와는 달리 현재까지는 후저우 한불화장품공장에 별다른 제재의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한불화장품의 진출로 후저우의 고용효과 등 중국경제에 큰 이익에 된다는 점을 중국당국이 깊이 인식하고 있어 공장 가동에는 별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불화장품은 3분기부터는 후저우 공장을 가동하게 될 것이라며 이 경우 달팽이크림에 대한 중국당국의 위생허가를 받지 않고서도 중국시장에 판매할 수 있게 돼 한불화장품을 합병할 예정인 잇츠스킨의 달팽이크림 중국매출은 곧 정상을 되찾을 것으로 자신했다.

공장에 대한 사드보복과 더불어 화장품 등 한국산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어 올해 중국시장에 대한 화장품수출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는 성주골프장을 정부에 사드부지로 제공한 이후 중국의 비상식적 규제와 중국 소비자들의 거친 항의,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오는 15일 중국 '소비자의 날'이 부정적 기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점으로 한국기업들에 대한 본격적인 제재가 우려된다.

중국의 반한(反韓) 감정이 중국 현지 화장품업계에도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최근 중국 화장품 전문매체인 화장품재경재선(化妆品财经在线)은 "많은 중국 현지 화장품 유통업체와 판매대리점들이 자체적으로 한국 브랜드 화장품을 매장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중국 유명 100대 화장품 체인점인 중국 랴오닝성 둥강칭춘(东港青春) 화장품점은 산하 화장품 판매점에서 메디힐, 봄비, 에뛰드하우스, 마몽드 등 한국산 브랜드를 철수하겠다고 공지했다.

둥강칭춘은 이 공지에서 "본사는 기업 산하의 35개 화장품 전문 판매점과 9개 빅토리아비엔바오점의 모든 한국산 화장품을 전면 철수할 계획이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본사는 중국제품을 지지하고 중국 민족기업을 스스로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국 칭하이성 시닝의 한국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라네즈 전문매장 행사장에서는 중국인이 항의하는 해프닝이 발생했다. 당시 라네즈 브랜드의 교육강사는 스닝 왕푸징백화점 매장에서 이벤트 행사를 진행하고 있었으나 중국인의 항의로 행사가 중단됐다.

또 중국의 한 대리판매업체에 따르면 한국 LG생활건강의 고급 브랜드 '후(WHOO)'가 2016년 8월 주문한 제품이 아직까지 중국 세관에 압류돼 있고 이로 인해 중국 일부 지역에서 후 제품의 품절현상까지 발생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보복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고 내년 이후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중국 당국이 현지에 진출한 국내 업체들에 대한 보복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불매운동도 더욱 확산되는 조짐을 보여 아무래도 올해 중국시장에선 매출신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화장품업체들은 당분간 중국에 대한 투자나 중국시장 확대정책은 고려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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