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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업계, ‘마이크로바이옴’ 화두...기능성 제품 연구·개발 집중

제2의 게놈, 질환‧질병 해결 가능하게 할 차세대 기술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피부관리‧질환예방 효과에 관심

  • 기사입력 2024.03.15 10:00
  • 최종수정 2024.03.15 10:32

우먼타임스 = 심은혜 기자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에 인체내 미생물과 이들의 유전정보를 활용한 ‘마이크로바이옴’이 큰 화두로 떠올랐다.

질병연구와 치료제 개발에도 활용되고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이 이젠 피부 관리를 위한 기능성 화장품 연구와 개발에도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한국콜마는 자외선 노출로 인한 피부노화를 억제하는 마이크로바이옴(인체 내 미생물군)을 전 세계 최초 발견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콜마 측은 “이번에 발견한 피부노화 억제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제품의 출시시기를 특정하긴 어렵다”며 “고객사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관련 제품 출시에는 많은 시일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콜마가 전 세계 최초로 발견한 마이크로바이옴 ‘KOLBM20’.(한국콜마)
한국콜마가 전 세계 최초로 발견한 마이크로바이옴 ‘KOLBM20’.(한국콜마)

코스맥스그룹은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을 기반으로 한 바이오 소재 개별 연구 연합체를 발족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코스맥스 측은 “바이오 초격차 기술력 확보와 코스맥스BF를 통해 미래 화장품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CJ올리브영은 한국콜마와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협력 및 공동 마케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는 소식도 알렸다. 이 외에도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화장품들이 계속해서 출시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단어로, 인체에 서식하는 미생물의 유전정보 전체를 의미한다. 인체 마이크로바이옴의 수는 순수한 인체의 세포 수보다 두 배 이상 많고 유전자의 수는 100배 이상 많아 ‘제2의 게놈’이라고도 불린다.

마이크로바이옴 분야는 유전체 분석만으로 해결되지 않았던 질환, 질병 및 다양한 분야의 주요 난제 해결을 가능하게 할 차세대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유익균과 유해균이 생성되는 원리와 질병 간의 연관성 등을 분석할 수 있어 신약 개발 및 불치병 치료법 연구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으로 인해 건강한 피부를 위한 관리나 질환의 예방‧치료에 대한 접근방법도 변했다. 한국바이어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기존에는 소독 혹은 살균이 피부 질환 예방과 치료에 있어서 긍정적으로 여겨졌다면 마이크로바이옴 관점을 통해 유익균의 사멸이나 미생물 간의 불균형 초래 등 부작용이나 위험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이에 화장품과 같은 피부 관리 제품들도 피부 미생물의 균형에 대한 영향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됐다. 특히 피부 마이크로바이옴은 아토피피부염을 비롯한 피부 질환 치료와 예방, 그리고 피부 관리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화장품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 앤 설리번에 따르면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퍼스널케어 시장(피부와 모발, 두피 관리 시장으로 구성)의 규모는 2019년 2억2509만 달러에서 연평균 20.1%로 성장해 2023년 4억679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헬스케어 및 퍼스널케어 기업들은 일찍이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상용화에 투자하고 있으며 국내 역시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을 활용한 제품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은 지난 1997년부터 미생물을 포함한 피부와 두피, 모발의 특성에 관해 국내외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2008년에는 아이오페 등의 브랜드에서 피부 미생물 연구 결과를 활용한 화장품을 출시한 바 있다.

지난 2017년에는 두피와 피부 미생물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익스페리멘털 더마톨로지에 공개했고 2018년에는 중국 여성의 피부 미생물 생태계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도시화 정도와 피부 질환 발생 간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를 통해 발표했다.

특허 두피 프로바이오틱스를 적용한 헤어 케어 브랜드 ‘라보에이치’.(아모레퍼시픽)
특허 두피 프로바이오틱스를 적용한 헤어 케어 브랜드 ‘라보에이치’.(아모레퍼시픽)

이 같은 연구는 지난 2018년 일리윤을 시작으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 제품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을 활용한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저자극 더마 보습 브랜드 ‘일리윤’과 특허 두피 프로바이오틱스를 적용한 헤어 케어 브랜드 ‘라보에이치’가 있다. 

LG생활건강도 마이크로바이옴 연구실을 따로 운영하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의 특성과 기능을 연구하고 제품에 담아내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는 미생물 발효 과학을 담은 스킨케어 브랜드인 ‘숨37°’이다.

한국콜마홀딩스는 지난 2022년 마이크로바이옴 집중 연구를 위해 ‘바이옴 연구소’를 오픈했다. 연구소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 등 인체 유래 물질을 발굴하고 한국콜마 내의 각 분야 연구소들과 융합 연구를 진행해 피부재생에 특화된 화장품이나 면역 중심의 건강기능식품, 장기적으로는 자가면역질환 및 호흡기 질환 신약을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코스맥스는 지난 2011년부터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를 시작해 2019년 피부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어 2022년 2세대 피부 마이크로바이옴(Strain CX)까지 선보였다. 

올해 초에는 그룹 내 바이오 소재 개발 연구 연합체인 ‘코스맥스BF(Bio Foundry)’를 발족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스킨 마이크로바이옴 개인 맞춤형 플랫폼 △인체 피부 표피 지질 규명 △남성형 탈모 및 두피 노화 개선 연구 △인공 피부 모델 개발 △피부 오가노이드 모델 개발 등 첨단 바이오 연구 성과물을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바이오힐 보의 대표 상품군인 ‘프로바이오덤’의 3D 리프팅 크림과 앰플 제품 이미지. (CJ올리브영)
바이오힐 보의 대표 상품군인 ‘프로바이오덤’의 3D 리프팅 크림과 앰플 제품 이미지. (CJ올리브영)

CJ올리브영도 올해 초 스킨케어 브랜드 ‘바이오힐 보’의 기술력 향상을 위해 한국콜마와 마이크로바이옴 기술 협력 및 공동 마케팅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했다. 

바이오힐 보의 핵심 성분은 피부 장벽과 탄력 강화에 특화된 마이크로바이옴 독자 특허 성분인 ‘프로바이오덤’인데, 이를 더욱 강화해 상품의 기능성을 높이고자 함이다.

이에 연구소인 ‘프로바이오 랩(PROBIO LAB)’을 신설하고 연구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바이옴 성분, 특화 제형, 피부 및 인체 적용 실험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한 뒤 성분과 기능을 한층 더 강화한 상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업계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마이크로 바이옴’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뷰티제품에도 화학적 성분보다는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성분을 더 선호하기 때문이다"면서 "글로벌 대형 고객사들이 유기체를 이용한 효능과 친환경 제품 개발을 위해 적극적인 경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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