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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세 두 아이 엄마, 5명에게 장기기증하고 떠나다

  • 기사입력 2024.02.26 17:58

우먼타임스 = 한기봉 기자

10살, 15개월 된 두 아이의 엄마인 이하진씨(42)는 2020년 희귀병인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고 병원에서 수술을 권유받았다. 모야모야병은 뇌 속 내경동맥의 끝부분이 좁아지는 만성 진행성 뇌혈관 질환이다.

이씨는 둘째 아이를 임신 중이었다.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까봐 수술을 미뤘다. 둘째가 첫 돌을 넘긴 지난해 12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퇴원 뒤 독감을 심하게 앓다가 지난달 17일 갑자기 뇌출혈 증상을 보여 응급 수술을 받고는 뇌사상태에 빠졌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23일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씨가 신장(양쪽), 간장, 폐장, 심장을 5명에게 기증했다고 26일 밝혔다.

이씨의 남편은 이씨가 생전에 장기기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했고 두 자녀가 엄마를 자랑스럽게 기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뇌사 장기기증에 동의했다.

5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난 이하진씨(왼쪽) 가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5명에게 새 생명을 주고 떠난 이하진씨(왼쪽) 가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이씨의 아들 김민재(10)군은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 유튜브 계정에 올린 영상에서 엄마에게 이렇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산소 갈 때 엄마 생각이 많이 나요. 15개월 된 동생이랑 사이좋게 잘 지낼 테니 엄마도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요. 엄마랑 주말에 차 타고 마트나 공원에 놀러 갔던 게 너무 행복했어요. 엄마 사랑해요.”

유족에 따르면 이씨는 활달하고 적극적이며 따뜻한 사람이었다. 2녀 중 둘째로 태어난 그는 자폐증이 있는 언니를 살뜰히 돌봤다.

이씨의 남편은 “하늘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히 잘 살았으면 좋겠어. 애들은 내가 잘 키울 테니까 걱정하지 말고 편안하게 지켜봐 줘. 잘 지내. 사랑해”라고 인사했다.

장기조직기증원은 기증자 유족들의 영상편지를 유튜브에 공개하고 있다. 기증원 누리집에서는 온라인 기증자 추모관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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