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 한기봉 기자
정치 다큐멘터리 영화 영역은 진보의 독무대였다. 2017년 이창재 감독의 ‘노무현입니다’는 185만 명이 봐 정치 다큐 영화로 최고 흥행 기록을 갖고 있다. 상영 중인 ‘길 위에 김대중’(감독 민환기)은 12만 명을 기록 중이다.
2022년 개봉한 ‘그대가 조국’은 33만 명이 관람했다. ‘무현, 두 도시 이야기’(2016년·19만 명), ‘문재인입니다’(2023년 11만 명) 등 관객 10만 명을 넘은 다큐 영화도 꽤 있지만 모두 진보 정치인의 삶과 업적을 다룬 영화다.
그런데 보수세력의 지지를 받는 우파 다큐 영화가 처음 만들어져 극장가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승만(1875~1965) 초대 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한 다큐 영화 ‘건국전쟁’(감독 김덕영)이 18일 기준 관객 71만 명을 넘겼다. 100만 명도 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정치 다큐 영화가 수십만 관객을 동원하는 건 이례적 현상이다.
‘건국전쟁’은 이 전 대통령의 업적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국내외 자료와 전문가 인터뷰 등을 통해 오래도록 ‘독재자’와 ‘분단 책임자’로 폄훼됐던 이 전 대통령을 독립과 건국에 몸 바친 위대한 ‘자유민주주의의 수호자’로 그린다.
1953년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과 1949년 지주들의 반대를 극복하고 성공한 농지개혁은 오늘날 한국 경제발전의 초석이 됐다고 주장한다. 어려운 재정에서도 교육에 대한 투자와 여성 참정권 부여 등도 크게 평가한다. 6·25 때 혼자 도망가고 망명을 계획한 ‘런승만’에 대한 비판도 날조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총선을 앞두고 중요한 보수 정치인들이 이 영화를 보고 감상평을 남기며 한국 사회의 좌우 이념 대결이 극장으로 확장됐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