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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2주년 기획] '어머니의 뷰티 레시피'로 시작한 아모레퍼시픽

윤독정 여사가 손수 만든 동백 머릿기름이 시초
60년대 여성 방문판매 도입…장업계 유통 혁명
중국 시장 탈피하고 미국‧일본 등 시장 다변화

  • 기사입력 2024.02.14 09:23
  • 최종수정 2024.02.19 09:52

우먼타임스 = 심은혜 기자

‘어머니 레시피’는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단어다.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이 담겨있다는 믿음이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어머니의 뷰티 레시피'로 시작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뷰티 기업이다. 창업자 서성환 선대회장의 어머니 윤독정 여사가 정성을 담아 손수 만든 동백 머릿기름으로부터 시작됐다.

윤독정 여사.(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윤독정 여사.(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 어머니가 손수 만든 동백 머릿기름으로 시작

1930년대 머릿기름을 발라 반듯하게 빗어 넘긴 하얀 가르마는 아름다운 여인의 상징이었다. 윤 여사는 동백 머릿기름 속에 담긴 우리네 아름다움의 가치를 알고 좋은 원료만을 고집했다. 더불어 어렵사리 익힌 기술을 끊임없이 개선해가는 노력을 통해 최고의 동백 머릿기름을 만들어 고객의 신뢰를 얻었다. 

윤 여사는 구리무(크림), 백분(파우더)등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고 동백기름 제조와 잡화점 운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자 가게에 ‘창성상점’이라는 이름을 내걸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서성환 선대회장은 어머니 곁에서 잔심부름을 도맡았고 사업가로서의 소질과 장래성을 알아온 윤 여사는 아들이 학교를 졸업하자 본격적으로 경험과 기술을 전수하기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서성환 선대회장.(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서성환 선대회장.(아모레퍼시픽 홈페이지)

어머니의 사업을 물려받은 서 선대회장은 사업을 더욱 확장하고자 가게 이름을 태평양 상회로 바꾸었다. 그리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자 서울로 근거지를 옮기고 1945년 9월 ‘태평양화학공업사’를 창립해 본격적으로 화장품 사업을 시작했다. 

서 선대회장은 사업이 잘 되었으나 만족하지 않았고 품질 향상을 위해 1954년 국내 최초 화장품 연구실을 개설했다. 세계적인 화장품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더 높은 기술 수준을 갖추는 것은 물론, 어머니의 곁에서 일을 도우며 뛰어난 제품으로 고객의 신뢰를 얻는 것을 몸소 배웠기 때문이다.

어머니의 뷰티 레시피 시작해 여성들과 성장한 기업인 만큼, 아모레퍼시픽은 1960년대 여성 방문판매 제도를 도입했다. 여성이 세상을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고 여성의 삶을 아름답게 하는 것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방문판매는 국내 장업계에 유통 혁명을 일으켰다. 방문판매는 지극히 제한적이었던 우리나라 여성들의 경제활동을 확대하는 데 일조했고 특히 일자리를 통해 전쟁미망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실현했다. 수천 명의 방문판매원들과 함께 아모레퍼시픽은 장업계 부동의 1위로 도약해 세계를 항해하는 글로벌 기업의 기초를 다졌다.

1930년대 창성상점에서 비롯된 작은 상점은 태평양화학공업사(1945), 태평양화학공업 주식회사(1959), 태평양화학 주식회사(1987)로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조금씩 이름을 달리해 왔다.

거듭 성장하는 과정에서 1993년 다시 한번 (주)태평양으로 상호를 변경했으며 국내외에서 대규모 성장을 거듭한 회사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기반을 구축하고자 2002년 사명을 아모레퍼시픽으로 변경한다. 

현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 회장인 서경배 회장은 고 서성환 창업주의 차남이다. 지난 1987년 태평양화학에 입사한 이후 1997년 3월 18일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서경배 회장.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이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20년간 아모레퍼시픽이 이뤄낸 대표적인 경영 성과(1996년 말, 2016년 말 기준 비교)는 눈에 띈다. 매출액은 약 10배(6462억원→6조6976억 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약 21배(522억원→1조828억원) 증가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2016년에는 미국의 패션·뷰티 전문 매체인 WWD(Women’s Wear Daily)가 선정한 세계 100대 뷰티기업 순위 12위에 오른 바 있다.

◇ 설화수‧라네즈 브랜드 중심으로 해외 시장 다변화 

지난 수년간 중국 시장이 세계 화장품 소비를 이끌었고 아모레퍼시픽 역시 중국 특혜를 입고 승승장구 했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사드 보복 조치로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하면서 중국인 대상 매출이 급감했고 코로나19 장기화와 더불어 중국인들의 애국소비 성향 열풍으로 타격은 더욱 커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실적 개선을 위해 아시아 지역에서 쌓아온 해외 시장 개척의 성과와 노하우를 기반으로 최근 미주와 일본 등 다양한 해외 시장으로 발을 넓히고 있다. 특히 설화수와 라네즈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가장 큰 주력 시장이었던 중국 시장의 수요 감소가 매출 감소에 큰 영향을 미쳤으나 미주,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2022년 한 해 동안은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였다. 북미에서는 설화수와 라네즈, 이니스프리 등 주요 브랜드가 성장을 거듭해 전체 매출이 83%나 증가했다. 또 미국의 럭셔리 클린 뷰티 브랜드 ‘타타 하퍼’를 인수하며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도 마련했다. 

유럽에서는 라네즈가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MBS)을 중심으로 가파르게 성장하며 전체 매출이 37% 늘었다. 4분기 실적에서만 북미 매출이 99%, 유럽 매출이 69%나 증가해 연간 성장률을 훨씬 웃도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성장세는 작년에도 이어졌다. 립 카테고리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성장한 라네즈와 MBS 채널 접점을 확대한 설화수, 이니스프리가 미주 시장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또 EMEA(유럽, 중동 등) 지역에 진출한 모든 브랜드가 성장하며 전체 매출이 62%나 증가했다. 라네즈가 영국의 럭셔리 뷰티 멀티숍 ‘SPACE NK'와 중동의 세포라 채널에 진출하며 글로벌 영토 확장을 선도했다. 아세안 시장은 라네즈의 판매 호조 속에서 전년 수준의 매출을 유지했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코스알엑스의 지분도 추가로 인수하며 미주 시장에서의 사업 영향력은 더욱 확대될 예정이다. 코스알엑스는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그중 절반 가량을 미주 시장에서 거두고 있다. 

일본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 행사 사진.(아모레퍼시픽)
일본 '아모레퍼시픽 페스티벌' 행사 사진.(아모레퍼시픽)

일본 시장도 본격적으로 공략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2006년 첫 진출 이후 이니스프리와 에뛰드가 안정적으로 일본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해 라네즈를 시작으로 올해 에스트라와 헤라가 추가로 진출하며 일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일본 도쿄 하라주쿠에 있는 앳코스메 도쿄에서 ‘아모파시페스’라는 이름의 대형 프로모션 행사도 진행해 성황리에 마친 바 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2021년 이후 일본 법인의 매출 성장세는 지속하여 높아지고 있다. 올해 3분기에도 30% 이상 매출이 성장하며 점차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지난해 9월에는 라네즈를 통해 멕시코 뷰티 시장에도 진출한 바 있다. 멕시코 세포라 온·오프라인을 통해 라네즈를 선보이며 빠르게 성장 중인 중남미 뷰티 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캐나다, 멕시코 등을 잠재력과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보고 있으며 여전히 크고 중요한 중국 시장에서는 브랜드 파워를 회복하고 마케팅 투자를 효율화 한다는 계획이다. 

 ‘설화수 윤조에센스’와 ‘라네즈 워터뱅크 블루 히알루로닉 라인’(아모레퍼시픽)
 ‘설화수 윤조에센스’와 ‘라네즈 워터뱅크 블루 히알루로닉 라인’(아모레퍼시픽)

◇ 설화수와 라네즈 대표 제품 국내외서 인기 

아모레퍼시픽은 국내 최정상 뷰티 그룹인 만큼 스킨케어, 메이크업, 헤어, 뷰티 디바이스,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의 주력 브랜드는 설화수와 라네즈 대표 제품이다.

설화수 하면 바로 떠오르는 제품은 ‘윤조에센스’다. 윤조에센스는 설화수의 시작과 함께 출시되어 끊임없이 진화해 온 설화수의 스테디셀러이자 헤리티지의 상징이다. 

세안 후 가장 첫 단계에 바르는 퍼스트 에센스로 전 세계 여성들의 뷰티 루틴을 획기적으로 바꾼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10병 이상 사용한 고객만도 51만명에 이르며 지금도 여전히 10초에 한 병씩 팔리고 있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계속된 업그레이드를 통해 현재 6세대로 진화했다. 500시간 자연 숙성을 통해 사포닌을 강화시킨 림파낙스와 독자 성분인 ‘설화수 마스터 콤플렉스’ 성분이 피부 본연의 능력을 활성화해 속부터 우러나오는 자연스러운 윤기를 선사한다. 58년간 쌓인 설화수만의 인삼 과학 노하우와 집요한 연구를 통해 축적된 독자적 기술이 만나 더욱 강력한 피부 효능을 구현했다.

라네즈의 대표 제품으로는 ‘워터뱅크 블루 히알루로닉 라인’이 있다.

‘워터뱅크 블루 히알루로닉 크림’은 지난 2007년 출시 이후 현재까지 국내외 누적 판매량 1700만개, 2022년 3월 리뉴얼 출시 이후 1분에 5개씩 판매되고 있는 라네즈의 대표 베스트셀러 제품이다. 

워터뱅크 크림은 깊숙한 피부 속까지 빠르게 흡수되어 손상된 피부 장벽을 개선해 주고 끈적임 없는 보습감을 주는 제품으로 글로벌 고객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워터뱅크 제품의 대표 성분인 ‘블루 히알루론산’은 아모레퍼시픽이 지난 1984년 발효 히알루론산 개발을 시작으로 38년간 연구를 통해 완성한 피부보습성분이다.

2차 발효와 10단계 농축, 정제 과정을 거쳐 기존 히알루론산보다 2000배 작은 혁신적인 크기를 자랑한다. 300% 더 강력한 리페어 보습 효능으로 피부 건조와 손상된 피부 장벽 개선에 도움을 준다. 

한편 지난해 9월 창립 78주년 기념식에서 서경배 회장은 "우리의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 도전해 함께 성장하자"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서 회장은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고 급변하는 시장과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면서 "고객경험을 혁신하고 해외 시장에 새로운 도전과 디지털 기술을 적극 활용한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자”고 말했다.

이에 아모레퍼시픽은 북미, 유럽 등 잠재된 성장성이 높은 신 시장과 아시아 시장에서의 도전을 이어 나가며 중국 시장에서의 재도약도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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