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타임스 = 한기봉 기자
한국여성기자협회(회장 김경희 SBS 선임기자) 임원진과 일본 아사히신문 간부급 기자들이 19일 아사히신문 도쿄 본사에서 ‘한일 미디어의 성 평등을 둘러싼 과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가졌다.
아사히 신문은 일본 매체 중 가장 적극적인 성평등 보도 가이드라인을 가진 언론이다.
한국여성기자협회는 이 자리에서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와 함께 운영 중인 ‘언론인 트라우마 태스크포스’의 활동을 일본 측에 소개했다.
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 기자들은 특히 성범죄 관련 취재 시 트라우마를 겪은 비율이 남성 기자보다 월등하게 높고,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온라인 댓글 공격을 겪은 사례가 많다.
아사히신문은 2020년 기자들의 주도로 ‘젠더 평등’ 선언을 하고 성평등 보도에 노력하고 있다.
편집국 내 모든 부서가 젠더 담당 데스크를 1명 두고 있고, ‘젠더 평등’ 면을 운영하고 있다. 지면에 소개되는 남녀 비율, 관리직 여성 비율, 남성 육아휴직 취득률 등 14개 지표 목표 달성률을 신문과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이후 지면의 ‘사람’란에 소개되는 여성의 비율이 선언 전 28.4%에서 2022년 45.8%까지 높아졌다.
성평등 보도를 연구하는 자발적 모임인 ‘젠더 잡담회’는 5명으로 시작해 80명으로 늘었는데 그중 30%가 남성 회원이다.
김경희 한국여성기자협회 회장은 “이런 선제적인 언론 성평등 정책을 한국에서도 도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 한일 양국 언론인들 모두 “성평등 보도가 아직 만족할 수준이 아니다”라는 데 공감을 표시했다.
아사히신문의 젠더 프로젝트 담당 후쿠시마 노리아키 집행임원은 “일본과 한국에는 성별 격차라는 과제가 있다. 언론은 여론을 리드하는 곳인데도 젠더 격차 해소에는 뒤처져 있다”며 “강한 문제의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