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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성들, '호스트클럽' 빚 갚느라 성매매...큰 사회문제로 떠올라

호스트클럽 ‘악질 영업’ 수법 문제 돼
호스트에 빠지게 하고 외상 쌓이면 성매매 종용
총리까지 나서 대책 마련 지시

  • 기사입력 2023.12.07 11:06
  • 최종수정 2023.12.07 11:12

우먼타임스 = 한기봉 기자

최근 일본에서 여성들이 호스트클럽에 빠져 큰 빚을 지고 빚을 갚느라 성매매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나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언론들이 피해 사례를 집중보도하면서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가 떠올랐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중의원에서 “정부로서도 관계 부처가 긴밀하게 협의해 대책을 확실히 마련하겠다고”고 밝혔다.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호스트클럽 대책 법안을 조만간 제출할 방침이다.

쓰유키 야스히로 일본 경찰청장은 지난달 27일 밤 호스트클럽이 밀집한 도쿄 가부키초 지역과 길거리 성매매가 많은 인근 오쿠보 공원을 시찰한 후 “악질 호스트 클럽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모든 법령을 동원해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쓰유키 야스히로 일본 경찰청장 일행이 지난달 27일 밤 도쿄 가부키초의 호스트클럽 밀집 거리를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쓰유키 야스히로 일본 경찰청장 일행이 지난달 27일 밤 도쿄 가부키초의 호스트클럽 밀집 거리를 시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젊은 남성 접대부가 상주해 여성 고객과 술을 마셔주며 서비스를 해주는 호스트클럽은 일본에 제법 많이 퍼져있다. 불법이 아니어서 일반인들도 쉽게 드나들 수 있다. 도쿄 신주쿠 가부키초 지역이 유명한데 대형 업소들은 호스트를 홍보하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만들어 인기 순위까지 공개한다.

호스트클럽의 ‘악질 영업’은 특정 호스트와 애정에 빠진 여성을 꾀어 거액의 외상을 지게 만든 뒤 성매매를 시켜 빚을 갚게 하는 수법을 말한다. 일부 클럽과 호스트들은 매상을 올리기 위해 여성 고객을 정신적으로 종속시키고 금전을 갈취한다고 한다.

매뉴얼까지 만들어 여성 고객을 가스라이팅하거나 마인드컨트롤 하는 수법을 쓴다고 한다. 주로 넘어가기 쉬운 18~20대 초반 여성을 목표로 ‘유사 연애 수법’으로 여성이 담당 호스트를 좋아하게 만들고 외상값이 많아지면 성매매 업소나 길거리 매춘을 유도해 조직적으로 매상을 올린다는 것이다.

일본 경시청에 따르면 최근 약 석 달 동안 오쿠보 공원 일대에서 성매매로 체포된 81명 가운데 40% 정도가 “호스트클럽에 다니기 위해서”나 “호스트클럽의 빚을 갚기 위해”라고 이유를 말했다.

일본 언론들은 호스트클럽이 사회문제로 불거진 이유 중 하나로 일본의 민법상 성인 연령 기준이 작년 4월부터 만 20세에서 만 18세로 낮아진 점을 지적했다. 젊고 매력적인 10대 후반 남성들이 호스트클럽에서 일을 하게 되고 여고생들마저 이곳을 출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아사히신문은 18세에 우연히 호스트클럽에 들어가 다정하게 대해주는 호스트에 마음을 빼앗겨 외상을 쌓아가다 160만 엔(1396만 원) 빚을 지고 급기야 성매매까지 하는 한 여성의 이야기를 전했다.

여성 고객이 호스트를 칼로 찌른 사건도 최근 발생했다. 이 여성은 호스트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해 많은 돈을 썼고 외상을 갚기 위해 매춘까지 했는데 자신을 배신했다며 범행을 저질렀다.

도쿄도는 5일 구청장이 관내 호스트클럽 13곳 대표를 불러 대책을 논의하고 악질 영업을 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클럽 대표들은 이 자리에서 내년 1월 이후 외상매출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4월 이후에는 외상 없이 영업하도록 하겠다는 자체 규제안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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