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프랑스 가정집서 버려질 뻔한 334억대 '조반니 치마부에'의 성화

루브르 박물관이 구입, 2025년에 전시
부엌에 건 낡은 성화로 버리려다가 감정받아

  • 기사입력 2023.11.08 16:24

우먼타임스 = 한기봉 기자

프랑스의 한 가정집에서 쓰레기로 버려질 뻔한 그림이 2400만 유로(약 334억 원) 상당의 가치를 지닌 13세기 명화로 드러나 루브르 박물관에 전시될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이 그림은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 화가 조반니 치마부에(1240∼1302)가 1280년 목판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조롱당하는 그리스도’다.

이탈리아 화가 조반니 치마부에의 작품 ‘조롱당하는 그리스도’. (AP/연합뉴스)
이탈리아 화가 조반니 치마부에의 작품 ‘조롱당하는 그리스도’. (AP/연합뉴스)

4년 전 프랑스 콩피에뉴시에 사는 90대 여주인은 부엌 화로 위에 걸려 있는 때가 많이 낀 이 그림을 버리려고 했다. 그러다 “감정을 받아보는 게 좋겠다”는 주변의 권유를 듣고 경매사에게 평가를 의뢰했다.

집주인은 “가문에 전해 내려온 오래된 성화로 알고 그냥 부엌에 걸어뒀다”고 말했다.

적외선 분석 등의 정밀 감정 결과 이 그림은 놀랍게도 13세기 이탈리아의 유명 화가 조반니 치마부에가 생전에 완성한 작품 15점 가운데 하나였다. 그가 1280년 목판에 그린 ‘조롱당하는 그리스도’로 밝혀졌다.

몇 달 뒤 경매에 부쳐진 그림은 칠레 출신의 한 억만장자 부부에게 2400만 유로(약 334억 원)에 낙찰됐다. 1500년 이전의 작품 중 가장 비싼 경매가다. 그러나 프랑스 정부는 이 그림을 국보로 지정해 외국 반출을 금지하고 루브르 박물관에 30개월 내에 이 작품을 구매하라고 했다.

루브르 박물관은 최근 그림 소유주와 거래를 마쳤고 2025년부터 이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박물관이 얼마에 이 그림을 구입했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로랑스 데 카르 루브르 박물관 관장은 “이 그림은 미술사에서 주요한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며 “박물관이 이 그림을 소유하게 된 건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르네상스 문을 연 조반니 치마부에

조반니 치마부에는 기존 비잔틴 양식 미술에서 벗어나 르네상스 예술의 문을 연 대가로 평가받는 이탈리아 화가다. 이른바 ‘그림의 아버지’로 불린다.

치마부에의 작품들은 스토리와 주제의 전달만이 주 목적이었던 비잔틴 및 중세 미술에서 벗어나 인물의 비례와 균형이 잘 맞추어져 있고 감정 표현이 어느 정도 드러나 사실적이다.

그는 피렌체 학파를 설립하고 수려한 작품을 남겼지만, 제자 지오토(1267~1337)의 명성에 가려있다가 후에 진가가 평가받았다. 지오토는 르네상스 미술의 핵심 인물이다.

그의 작품으로 인정되는 것은 피렌체 우피치미술관에 있는 ‘성삼위일체의 성모’(1290), 산타크로체 성당의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 최대 걸작으로 평가받는 아시시의 성프란체스코성당의 벽화 ‘그리스도 책형(磔刑)’ 등 15점이 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만 안 본 뉴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