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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비극의 그날이 다가왔다”

유통업계 마케팅과 이벤트는 거의 사라져
온라인에서는 핼러윈 파티 놓고 갑론을박
인파가 홍대 앞으로 몰릴 가능성
유족, 상인들은 “이태원에 와서 추모해달라”
유가족협의회,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

  • 기사입력 2023.10.18 16:00
  • 최종수정 2023.10.18 16:39

우먼타임스 = 한기봉 기자

그날이 다가왔다. 이달 31일은 핼러윈 데이다. 29일은 159명의 죄없는 젊은 목숨이 숨이 막혀 한순간에 하늘로 떠난 이태원 참사 1주기다.

올해 핼러윈을 즐겨도 되는지,  자숙해야 하는지, 이태원에 가도 되는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온라인에서는 활발하다.

입장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나뉜다. 애도의 마음으로 가봐야 한다, 안전하게 축제를 즐기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많고 이태원 상권도 살려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유족과 상인들은 대체로 추모의 심정으로 사람들이 이태원에 와주길 바라고 있다.

이태원 대신 홍대 쪽이 붐빌 거라는 예상도 많아 마포구가 긴장하고 있다. 지자체와 경찰은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철저한 사전 준비를 하고 있다.

매해 10월 핼러윈 시즌에는 관련 상품 매출이 20% 이상 늘어났다. 올해에는 유통업계에서 핼러윈 마케팅이 거의 사라졌다. 이맘때쯤이면 관련 상품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조용하다. 외식·숙박업계나 테마파크도 추모 분위기를 고려해 핼러윈 이벤트를 취소하거나 최소화하는 분위기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에서는 핼러윈 관련 의상이나 관련 상품 판매를 최소화하고 있다. 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관련 상품을 대폭 줄이고 일부는 판매하더라도 이벤트나 홍보는 하지 않고 있다.  미국계 창고형 대형할인마트 코스트코에서도 핼러윈 복장을 찾아보기 어렵다.

편의점들도 관련 상품 판매를 최소화하긴 마찬가지다. 핼러윈은 그냥 지나가고 다음달 11일 빼빼로데이에 마케팅을 집중한다는 말이 나온다. 스타벅스 등 식음료 업체들도 핼러윈 전용 상품을 내지 않기로 했다. 다이소나 아트박스 등에서는 호박 모양의 기념품이 보이긴 한다.

에버랜드·롯데월드 등 대형 테마파크와 공연·숙박 업계는 핼러윈을 부각하지 않고 있다.

핼러윈 파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양쪽으로 갈린다. 추모 분위기 속에서 자제하고 차분해야 한다는 쪽과, 안전에 유의하며 즐긴다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이 나뉜다.

온라인에는 홍대 쪽에서 만나서 파티를 즐기자는 글들이 많아졌다. 지난해에도 이태원 참사 하루 뒤인 10월 30일 젊은이들로 홍대 거리가 붐볐다. 올해는 핼러윈 직전 주말인 28∼29일이 주목을 받는다.

이태원에서는 지난해까지 핼러윈 보름 전에 열렸던 ‘지구촌축제’가 개최되지 않는다. 축제를 주관했던 용산구는 올해도 축제 계획안을 마련하고 각 부서에 협조를 요청했지만 예산 심의 과정에서 통과되지 않았다.

반면 유족과 상인 상당수는 추모와 상생을 위해서라도 많은 사람이 예전처럼 이태원을 찾아주면 좋겠다고 한다. 상인들은 최근에서야 살아난 상권 분위기가 다시 침체될까봐 걱정을 하면서 추모와 핼러윈 문화가 공존해야만 아픈 상처를 이겨내는 길이라는 말을 한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2주 앞둔 15일 서울 용산 이태원의 참사 골목에 설치된 '10.29 이태원 참사 기억의 길'에서 한 시민이 추모메세지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2주 앞둔 15일 서울 용산 이태원의 참사 골목에 설치된 '10.29 이태원 참사 기억의 길'에서 한 시민이 추모메세지를 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민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축제에 많은 사람이 예전과 같이 참여해 즐겼으면 한다. 다만 이번에도 안전을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작년처럼 무책임한지를 보고, 만약 그렇다면 질타하는 과정을 국민들이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가족을 잃은 한 유족은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태원에서 무거운 존재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핼러윈 시기에 이태원에서 축제를 즐기면서 이번에 설치되는 ‘기억과 안전의 길’ 추모 공간에서 함께 기억하길 바란다”고 했다.

유가족협의회는 오는 29일까지 집중 추모 기간을 열고 22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 추모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1주기를 앞둔 26일부터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참사 현장에는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이 조성된다.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주최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기자회견에서 한 유가족이 1주기 시민추모대회 초대장을 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이태원참사유가족협의회 주최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기자회견에서 한 유가족이 1주기 시민추모대회 초대장을 들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협의회는 18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년이 다 되도록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눈물 한번 닦아 준 적 없지만, 유가족들이 간절히 바라는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 한마디 한 적 없지만, 민주주의 직접 선거로 국민이 선출한 대한민국 20대 윤석열 대통령을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초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보라색으로 머리를 물들이고, 보라색 스카프를 두른 채  '10·29 이태원 참사 기억하겠습니다', '진실을 밝히겠습니다'란 손팻말을 들었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용산구와 용산경찰서, 용산소방서 등은 인파 대책을 내놓았다. 인파 분산을 위한 임시 도로와 경찰·소방 인력 증원, 지능형 CCTV 설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위기 대응을 강화했다. 이태원역 앞 왕복 4차로 중 2개 차로는 보행로로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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