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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시인' 김남조 영면에 들다

동료 문인 배웅 속 아산병원서 영결식

  • 기사입력 2023.10.12 16:17

우먼타임스 = 한기봉 기자

10일 96세로 타계한 김남조 시인의 영결식이 12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한국시인협회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과 장례미사에는 유족과 동료 문인 120여 명이 참석했다.

유자효 한국시인협회 회장은 조사에서 “선생님은 우리 문학의 큰 산맥이자 현대 시사의 증인이셨다. 시인들께는 어머니 같은 자애로운 분이셨다. 이제 저희는 어머니를 잃은 고아들이 됐다”고 고인을 기렸다.

12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김남조 시인 영결식에서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이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김남조 시인 영결식에서 유자효 한국시인협회장이 조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인의 제자이자 후배로 60년 넘게 인연을 맺었던 신달자 시인은 조시를 낭송했다.

“선생님을 19살에 만난 제가 팔순을 넘겼습니다/어언 62년 시간의 속살을 어떻게 쏟겠습니까/글로도 말로도 다 못 한 수억 수천의 말을 한마디로 줄입니다/김남조 선생님, 사랑합니다”

허형만 시인이 고인의 약력을 소개했고, 나태주 시인은 고인의 시 ‘겨울바다’를 낭송했다. 나태주 시인은 눈물을 흘리며 “선생님 편히 가세요. 저희도 따라가겠습니다. 갔을 때 거기서 새로 쓰신 시를 읽어주십시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소프라노 이혜정씨가 피아노 반주에 맞춰 고인의 시 ‘그대 있음에’를 노래하는 것으로 영결식은 끝났다.

고인은 경기도 양주 천주교 청파묘원에 안치된다.

장례미사를 집전한 조광호 신부는 “세상 사람들은 선생님을 ‘사랑의 시인’이라 말하지만, 선생님의 사랑은 남다르셨다. 선생님은 시로 온 국민에게 사랑의 마음을 심어주셨고, 그윽한 향기와 빛을 선사하셨다”고 추모했다.

장례 기간 중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시인 오세영, 신달자, 나태주, 김화영, 이근배, 유안진, 허영자 등 많은 문인과 문화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았다.

고인은 서울대 국어교육과 재학 시절인 1948년 등단해 1953년 첫 시집 ‘목숨’을 시작으로 19권의 시집과 1000편이 넘는 시를 쓰며 기독교적 사랑을 시로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숙명여자대학교 국문과 교수를 지냈고 한국시인협회장, 한국가톨릭문인회장을 역임했다. 국민훈장 모란장, 은관문화훈장, 만해대상 등을 받았다.

고인은 남편인 고 김세중(1928~1986) 조각가와 함께 살던 서울 효창동 자택을 2015년 50억 원의 사재를 털어 리모델링해 문화예술공간 ‘예술의 기쁨’을 개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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