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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월드컵 우승선수 ‘기습 키스’한 스페인축구협회장 결국 사퇴

“동의를 얻은 행위”라고 주장했으나 사퇴 여론 빗발쳐
스페인 검찰, 성추행 혐의로 기소

  • 기사입력 2023.09.11 14:22
  • 최종수정 2023.09.14 18:40

우먼타임스 = 한기봉 기자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 회장은 8월 20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여자 월드컵에서 스페인이 잉글랜드를 꺾고 우승한 직후 열린 시상식에 자국 선수인 헤니페르 에르모소의 얼굴을 부여잡고 기습적으로 키스를 했다. 전 세계가 지켜보는 생방송에 그 장면이 그대로 나갔다. 

우먼타임스
8월 20일 여자월드컵 시상식에서 헤니페르 에르모소 선수에게 기습적으로 키스를 하는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 (AFP/연합뉴스)
8월 20일 여자월드컵 시상식에서 헤니페르 에르모소 선수에게 기습적으로 키스를 하는 루이스 루비알레스 스페인축구협회장. (AFP/연합뉴스)

루비알레스는 대표팀 선수들 한 명 한 명과 볼 키스, 포옹 등 애정 표현을 하더니 공격수 에르모소에게는 포옹을 하고나서 그의 목을 깊이 껴안고 끌어당기며 입을 맞췄다.

성추행이라는 논란이 일자 그는 "환희에 따른 서로의 자발적 제스처"였다며 동의를 얻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론의 비난과 FIFA의 신속한 자격정지 처분, 코치진의 전원 사퇴, 대표선수들의 경기 출전 보이콧선언이 이어졌지만 그는 억울하다며 사퇴를 거부해왔다.

그런 그가 피해자가 고소를 하고 검찰이 성추행 혐의로 기소를 하자 10일 결국 사퇴를 발표했다. 유럽축구연맹 부회장직도 내려놓았다.

루비알레스는 성명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이 나에게 신속하게 자격정지 처분을 내리고 나를 공격하는 온갖 사건들이 난무하고 있어 협회장 자리에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밝혔다.

축구선수 출신인 루비알레스는 2018년부터 스페인 축구협회장을 맡아왔다. 

그는 강제 입맞춤 외에도 우승 순간에 자신의 중요 부분을 움켜쥔 세리머니에 대해서도 비난을 받았다. 

그는 축구협회 총회의 징계위원회가 열린 8월 25일까지도 사퇴 요구를 거부하면서 자신은 “가짜 페미니스트들의 마녀 사냥 희생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에르모소 선수를 비난하면서 그녀가 키스에 동의하고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검찰은 8일 루비알레스를 위력에 의한 강제 입맞춤을 한 성추행 혐의로 기소했다. 

영국 BBC방송은 스페인 스포츠계에서 이같은 ‘마초 문화’는 고질적 문제였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축구 저널리스트 기옘 발라게는 “스페인 사회가 그간 이런 사안에 대해 충분히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면서 “스페인은 이제야 스포츠계에 여성을 부차적 존재로 취급하는 조직적 분위기가 있다는 걸 이해하게 됐다”고 이 방송에서 말했다.

욜란다 디아스 부총리 겸 노동부 장관은 “스포츠계에 만연했던 남성 우월주의가 루비알레스의 행위를 통해 최악의 형태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스페인 여성들은 지난달 말 마드리드 시내에서 가두시위에 나서 여성 인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루비알레스 회장의 사퇴에 앞서 최초로 여자 월드컵 우승을 이끈 호르헤 빌다 스페인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도 5일 경질됐다.  그는 스포츠계의 성차별 논란이 번지는 가운데 과도한 선수 통제와 성차별적 태도로 선수들에게 비판을 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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