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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폴리틱스] 나경원-홍준표의 ‘부창부수’ ‘금수저’ 설전

‘흙수저’ 홍준표 대구시장, “금수저의 위선과 탐욕이 싫다”
나경원 부부 향해 “출세를 욕망하고자 부창부수”
나경원 남편 부장판사, 대법관 임용설 돌아
나경원, “가족까지 공격하는 무자비함”

  • 기사입력 2023.01.19 16:38
  • 최종수정 2023.01.19 16:46

우먼타임스 = 한기봉 기자

국민의힘 당권 도전을 놓고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과 그의 당 대표 출마를 반대하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돌연 ‘부창부수’ ‘금수저’ 등 말이 섞인 거친 설전을 주고받았다.

홍 시장은 밑바닥부터 성장한 ‘흙수저’로 알려져 있는 반면, 나 전 의원은 좋은 가문 출신에 남편도 현직 판사여서 ‘금수저’로 통한다.

홍 시장 발언에 대해서는 "정치적 입장이 달라도 당사자가 아닌 애먼 배우자까지 거론하고, 집안 출신까지 들먹이면서 깎아내리는 건 도를 넘은 인신공격"이라는 비판도 있다.

2021년 1월 12일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하는 나경원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 두 사람은 사이가 좋지 않다. (연합뉴스) 
2021년 1월 12일 서울 마포구 한 식당에서 만나 악수하는 나경원 전 의원과 홍준표 의원. 두 사람은 사이가 좋지 않다. (연합뉴스) 

포문은 홍 시장이 먼저 열었다.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건을 올리고 나 전 의원이 반발하자 19일 1건을 또 올렸다.

“나는 금수저 출신들이 온갖 비리는 다 저지르면서 혼자 품격이 있는 척하는 위선이 참 싫다. 못가진 자가 부자가 되려고 노력은 하지 않고 증오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도 싫지만, 가진 자들이 홀로 고고한 척 하면서 위선으로 세상을 농단하는 게 더 싫다.”(18일)

나 전 의원의 이름은 없지만 그를 겨냥한 말이다. 홍 시장은 그 전날에도 나 전 의원을 겨냥해 더 이상 칭얼대지 말고 자중하며 이미지 정치를 그만 두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홍 시장은 곧 이어 나 전 의원의 남편까지 거론하는 글을 또 올렸다.

“부창부수라는 말은 참 좋은 동양적 전통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말입니다. 그런데 부부가 좋은 의미로 부창부수 하는 게 아니라 오로지 출세 욕망으로 부창부수 한다면 그건 참 곤란하지요. 더구나 각자의 자리를 위해 부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남들은 한자리도 벅찬 것을 부부 각자가 최고의 자리에 가겠다는 것은 미국 클린턴 부부라면 탁월한 사람들이었고 윤리 의식이 다르니 이해할수가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는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겁니다. 참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요즘 벌어지고 있네요. 헛된 욕망을 향한 부창부수, 자중했으면 합니다.”

*부창부수(夫唱婦隨) : 남편이 노래하면 아내가 따라 부른다는 말. 남편의 뜻에 순종하는 아내를 뜻하지만 보통 화합하고 사이좋은 부부관계를 말한다. (편집자 설명)

홍 시장은 무엇이 부창부수인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 전 의원 부부를 겨냥했다는 건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나 전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나 전 의원의 남편 김재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대법관에 임용될 것이라는 말들이 정치권에 돌고 있다. 나 전 의원이 출마 여부와 김 부장판사의 대법관 자리가 연결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김 부장판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시절부터 친한 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부창부수 말이 나오자 참고 있던 나 전 의원이 드디어 발끈했다. 그는 다음날인 19일 자신의 명의로 보도자료를 내 홍 시장을 비판했다.

그는 “홍준표 시장의 부창부수 발언은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라며 “가족까지 공격하는 무자비함에 상당히 유감이다. 홍 시장께서는 그 발언에 대해 분명히 책임지셔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홍 시장이 이날 다시 한번 페이스북에 이런 장문의 글을 올렸다.

“불필요한 적을 만들 필요가 있느냐 라는 주변의 권고도 많습니다만, 박근혜 탄핵 이후 붕괴된 당을 재건하는 과정에서 받았던 온갖 개인적인 수모를 그동안은 내색하지 않고 참아 왔습니다. (생략) 그러나 최근 일부 금수저 출신들이 또다시 위선과 내부 흔들기로 자기 입지를 구축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이들의 탐욕과 위선을 참고 볼 수가 없어서 이들과는 더 이상 같이 정치를 논하기가 어렵다고 보고 최근 내 생각을 가감없이 내비친 겁니다. 모든 것을 가진 자들이 더 탐욕을 부리고 금수저로 태어난 사람들이 거짓 품격, 위선으로 세상을 농단하는 것은 더 이상 참고 볼 수도 없습니다. 나는 그들이 지극히 싫습니다. 그들에 기생하는 정치 낭인들은 더더욱 싫습니다. 싫은 걸 좋은 척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렇게 살지 못해서 힘든 정치를 하곤 있지만 그래도 나는 내 길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은 같은 보수 정치인이지만 별로 좋은 사이가 아니다. 나 전 의원은 2018년 2월 당대표였던 홍 시장을 향해 “독선적이고 비호감 정치를 한다. 지적을 안 듣는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 친윤 의원들한테 국민의힘 당 대표 출마를 포기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19일 오후 현재 최종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에 의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및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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