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자폐인의 사회적 통합을 돕는 것이 가장 중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자문, 김병건 나사렛대 교수
“서로가 다름을 이해하고 한 발자국씩 다가서야”

  • 기사입력 2022.07.22 18:04

우먼타임스 = 심은혜 기자

국내외에서 인기몰이 중인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자폐스펙트럼을 가졌지만 천재적 두뇌를 지닌 변호사의 이야기다.

자폐인에 대한 우리 사회의 차별과 편견을 되돌아보고 관심을 높였다는 평가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실제 자폐인의 모습과는 동떨어진 모습으로 미화되거나 과장됐다는 지적도 있다.

이 드라마의 자문을 맡은 사람은 김병건 나사렛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다. 김 교수는 자폐 장애인에 대한 민감한 시선 때문에 처음에는 자문을 꺼렸다고 한다. 그러다가 대본을 읽고 마음을 바꿨다고 한다.

김 교수는 22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이 드라마와 자폐 장애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교수의 발언을 요약한다.

“대본을 보기 전에는 자문을 하기가 굉장히 꺼려졌다. 왜냐하면 자폐를 잘 묘사하면 당연한 거고, 잘못 묘사하면 사회적 반향이 크기 때문이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캐릭터를 드라마에 맞게 표현할 것인가, 아니면 다큐멘터리적으로 표현할 것인가 문제였다. 대본을 읽으면서 이 작품은 사회적으로 자폐에 대한 인식을 조금 상향시키는 데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해 자문에 응했다.”

“기존에 자폐를 표현했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캐릭터들이 자폐를 정형화시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면 자폐인 캐릭터가 꼭 타인의 도움만 받아야만 하고, 불편한 것만 있고, 그런 것들이 많이 부각됐던 것 같다. 하지만 자폐는 스펙트럼이라는 진단명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래서 캐릭터를 디자인하면서 자폐의 다른 측면을 보여줄 수 있는 작업을 하려고 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사회적 상호작용 장애, 언어·비언어적 의사소통 장애, 제한적 관심을 특징으로 하는 장애이다. 대개는 3세 이전에 발견되고 양호할 때는 성인이 돼 진단받는 일도 있다. 예전에는 자폐에 대해 범주적인 접근을 했지만 그렇게 진단하기에 무리가 있다고 봐 스펙트럼 차원으로 옮겨졌다. 그렇기 때문에 자폐라고 해도 다같은 모습이 아니고 굉장히 다른 모습일 수 있다.”

“특수교육 측면에서 궁극적 목표는 자폐인들의 사회적 통합을 돕는 것이다. 아무리 중재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혹은 우영우처럼 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하더라도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최고의 지원을 하더라도 효과는 반감된다. 극중에서 우영우는 서울대 로스쿨을 수석졸업했음에도 아무런 로펌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몇 년 전에 장애부모님들께서 특수학교 건립을 위해 무릎까지 꿇었다. 지금도 많은 분이 삭발을 하시면서 거리로 나가고 계신 것이 현실이다.”

“장애에 대한 지원으로 장애인들이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다고 해도, 비장애인들이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 그건 장애인들에게 심리적 거리가 그대로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처로 돌아올 수 있다. 서로가 상대방을 보면서 한 발자국씩 다가가야 하고, 이게 가능하기 위해서는 ‘다름’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스틸 컷.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스틸 컷.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만 안 본 뉴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