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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사상 처음 흑인·동성혼 여성을 대변인에 발탁하다

44세 카린 장-피에르, CNN 여성 기자와 동성 결혼
카리브해 흑인 이민자 가난한 가정서 태어나

  • 기사입력 2022.05.06 15:54
  • 최종수정 2022.05.06 15:56

우먼타임스 = 심은혜 기자

백악관 대변인에 여성과 동성혼인을 한 흑인 여성이 임명됐다. 백악관 대변인으로 흑인 여성이 임명된 것도 처음이고, 성소수자도 처음이다.

백악관은 5일 카린 장-피에르(44) 백악관 수석부대변인을 차기 대변인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오는 13일 물러나는 젠 사키 대변인의 후임이다.

정부 공직자 임명에 인종과 민족, 성별을 고루 반영해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철학을 반영한 임명이다.

부대변인 시절에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는 카린 장-피에르. (AP=연합뉴스)
부대변인 시절에 백악관에서 브리핑을 하는 카린 장-피에르.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카린은 이 어려운 일에 필요한 경험, 재능, 성실함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바이든-해리스 정부가 국민과 소통하는 데 선두에 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장-피에르 차기 대변인은 백악관 정례브리핑에 참석해 “역사적인 순간”이라며 “제가 대변인으로 발탁된 게 많은 사람들과 공동체에 얼마나 중요한 순간인지 이해한다. 그들 덕분에 제가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백악관 발표 직후 사키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그는 첫 흑인 여성 및 첫 LGBTQ+ 백악관 대변인이 될 것”이라며 “그는 많은 이들에게 목소리를 낼 것이고 열심히 일하고 큰 꿈을 꾸면 진정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기 때문에 환상적이다. 축하한다”고 말했다.

LGBTQ+는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수얼(양성애자), 트랜스젠더(성전환자), 퀴어(성 소수자)의 성적 정체성을 가진 사람을 포괄하는 말이다.

장-피에르는 16세 때 자신의 성 정체성을 커밍아웃(공개)했다. 이후 CNN 여기자 수전 멜보와 결혼했다. 둘 사이에는 입양한 8살짜리 딸이 있다. 파트너인 멜보 기자는 빌 클린턴,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10년간 백악관을 출입한 베테랑 언론인이다.

흑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장-피에르의 인생 역정은 입지전적이다. 그는 아이티 이민자 2세로 서인도제도(카리브해) 프랑스령 마르티니크 섬에서 태어나 5세 때 부모와 함께 뉴욕 퀸스로 이주했다. 부모는 아이티 출신이다.

어머니는 가정에서 환자를 돌보는 일을 했고, 아버지는 택시 기사로 일했다. 맏딸이었던 그는 맞벌이 부모 대신 동생 둘을 돌보며 자랐다.

뉴욕공대(NYIT)를 거쳐 컬럼비아대 대학원 공공행정학 석사를 마친 뒤 뉴욕시 정부에서 일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동남부 지역 정치국장을 지냈다. 2016년 진보 성향 시민운동 단체인 ‘무브 온’에서 선임 고문 겸 대변인을 맡아 조 바이든을 돕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낙선에 앞장섰다.

그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 비서실장을 맡았다.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수석 부대변인으로 백악관 공보실에 합류했다. 사키 대변인이 코로나19에 확진됐을 때 등 여러 차례 백악관 정례브리핑을 맡았다.

2019년 6월 무브온이 주최한 포럼에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섰던 카멀라 해리스 후보가 무대 위로 뛰어든 시민의 공격을 받았을 때 순간적으로 몸을 날려 해리스를 보호했다. 그 사이에 해리스의 남편인 더그 엠호프 변호사가 무대로 뛰어 올라와 공격자를 제압한 일화가 있다.

사키 대변인은 백악관을 떠나 NBC 뉴스 프로그램 진행자로 옮길 예정으로 알려졌다. 사키 대변인은 지난해 취임 초부터 대변인을 1년간만 맡을 계획이라고 예고해왔다.

카린 장-피에르 차기 대변인과 젠 사키 현 대변인. (EPA=연합뉴스)
카린 장-피에르 차기 대변인과 젠 사키 현 대변인.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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