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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사이버 플래싱’을 아시나요?

일방적으로 음란물을 전송하는 행위
통신매체이용음란죄 적용 가능

  • 기사입력 2022.02.10 20:31

우먼타임스 = 심은혜 기자

지인들과 소통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다이렉트 메시지(DM)를 받았다. 혹시나 해서 열어봤는데 음란물이었다.

이처럼 음란한 이미지나 비디오 영상 등을 원치 않는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전송하는 것을 ‘사이버플래싱’(cyberflashing)이라고 한다. 사이버 플래싱의 피해자는 사진이나 동영상의 대상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다.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제스 데이비스는 사이버플래싱이 법으로 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스데이비스 인스타그램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 제스 데이비스는 사이버플래싱이 법으로 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스데이비스 인스타그램

사이버플래싱이 처음 알려지게 된 사건은 영국 런던에서 발생했다. BBC에 따르면 로레인 크라이튼 스미스라는 여성은 지하철 인근에서 낯선 사람으로부터 남성 성기 사진을 받았다. 그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사진을 수락하지 않아 증거가 없어 수사가 진행되지는 못했다. 

톰슨 로이터 재단에 따르면 2017년 YouGov 여론조사에서 영국 밀레니얼 세대 여성의 40% 이상이 원치 않는 남성의 사적인 사진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사이버플래싱 범죄가 점점 증가하면서 싱가포르, 미국 텍사스주 등 일부 국가나 지역에서는 이를 다루는 특정 법안을 도입했다. 

작년 말 해외 인플루언서인 제스 데이비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원치 않는 음란 사진을 받는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그는 “수백 개의 신체 클로즈업 또는 성행위 사진을 받았다”며 “범죄인 사이버플래싱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법안이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통과될 때까지 캠페인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도 전문가들을 통해 사이버플래싱 문제가 언급된 바 있지만, 아직 사이버플래싱이란 용어는 생소하다. 최근 온라인이 발달하면서 게임 등에서 심한 성적 욕설을 받거나 애매한 수위의 성적 사진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별일 아닌 것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

우먼타임스가 한국사이버성폭력 대응센터에 문의한 결과 사이버플래싱은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처벌할 수 있다. 

사이버플래싱, 어떻게 대처할까

원치 않는 상황에서 일방적으로 성적 모욕이나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노골적 표현물들을 일방적으로 전송받았을 때 성폭력 처벌법 13조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적용될 수 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이런 범죄와 관련해 수사 법률, 심리 치료 등을 지원하고 있다. 

서승희 한국사이버성폭력 대응센터 대표는 “이런 범죄를 당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사이버성폭력 피해 지원 단체에 상담받고, 고소 의지가 있다면 센터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이런 경우 법률이 있는지도 모르고, 개인이 혼자 대응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경찰에 신고하러 가면 ‘너무 가벼운 사건이라 수사하기 곤란하다’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가해자가 특정되지 않으면 미온적인 수사 태도를 보일 수도 있어 지원센터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고 말했다.

최근 이 같은 범죄가 증가하고 있어 피해자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간사인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여성가족부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지원센터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시민들의 실내 여가 활동이 많아지면서 게임과 SNS, 메타버스 등 비대면 플랫폼 접속이 함께 증가하면서 사이버 괴롭힘이 2020년 306명에서 2021년 9월 기준 653명으로 2배 이상 폭증했다. 

2018년 이후 2021년 상반기까지 지원센터에 접수된 사이버 괴롭힘 유형을 분석해보면 온라인 성희롱으로 접수된 건수가 2019년 대비 2020년 약 4배 증가했고, 온라인 스토킹과 문자, 채팅 등을 통해 원치 않는 성적 이미지를 전송하는 ‘사이버 플래싱’과 온라인 스토킹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권 의원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제반 지식을 바탕으로 전문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제도와 예산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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