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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 임대주택 ‘관리부실’…애꿎은 서민들만 ‘울상’

임대주택 4곳 중 1곳 ‘깡통’…가족에 넘긴 불법 전대 다수
사전 점검 일에 무단 점유된 사실도 몰라…“법률적 검토”

  • 기사입력 2021.12.06 16:17
  • 최종수정 2021.12.06 17:02

[우먼타임스 = 이동림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의 임대주택 부실 운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SH가 빈집을 매입해 만든 임대주택 4채 중 1채가 비어 있는가 하면 임대계약자가 실제 거주하지 않고 가족에게 불법으로 집을 넘기는 등 불법 전대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6일 감사원에 따르면 SH는 빌라·원룸 등 기존주택을 매입해 저소득층 등에게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매입임대주택사업을 하고 있다. 임대주택 1채당 매입 가격은 평균 2억 6000여만원으로 추산된다. 지난 2002~2020년 5월까지 매입한 임대주택 1만 9495채 중 4697채(24.1%)가 비어 있다. 

이 가운데 71.6%인 3365채는 6개월 이상 장기간 빈집으로 방치되고 있다. 특히 2017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매입한 임대주택 5972채 중 1166채(19.5%)는 매입 후 지난해 5월 말 현재까지 승강기 미설치, 교통·위치 문제 등의 이유로 아직 입주가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주택도시공사 전경. [사진=연합뉴스]

장기임대주택 불법 전대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서울시 감사위원회의 ‘공공임대주택 공급운영실태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SH 강남서초센터가 관할하는 한 임대주택에는 계약자 대신 동생 가족이 실제 살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주택에 등록된 차량이 동생 남편 소유였고 동생의 택배가 다수 발견된 점, 지난해 1~9월 커뮤니티 공간 사용 내역도 계약자가 아닌 동생 가족의 사용분만 39회 확인된 점 등이 근거가 됐다. 

같은 강남서초센터가 관할하는 다른 임대주택에는 계약자 대신 아들 가족이 살고 있었다. SH는 2018년 거주실태조사에서는 분가세대는 전대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실태 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처럼 SH가 불법 전대를 방치한 사례는 11건에 달한다. 

SH의 부실한 관리‧운영도 도마에 올랐다. 최근 SH가 공급한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한 다세대 임대주택은 무단 점유된 상태로 방치됐다. 과일과 생수병, 버너 등 이 집에서 취식을 한 흔적과 의류, 마스크, 이불 등의 생활용품이 집안 곳곳에 널브러져 있었고, 심지어 오줌이 묻어 악취가 나는 강아지 배변패드까지 발견됐다. 

하지만 새 입주자가 사전 점검차 해당 주택을 방문해 이런 상황을 목격하기 전까지 공사는 해당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사실이 소비자 제보로 확인됐다.

이에 SH가 임대주택을 확보하는 데만 주력하고, 기매입한 주택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관리조차 소홀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지만 SH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무단 점유를 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옆집 주민에 대해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는 답변만 내놨다.

한편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SH의 부채는 전국 도시개발공사 중 가장 많은 17조5299억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인천도시공사 6조1976억원, 경기주택도시공사가 5조2254억원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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