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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 하나로 장애를 뛰어넘은 ‘여자 휠체어농구단 서울챌린져스’

선수 10명, 단장·감독·코치 포함 13명... 평균연령 40대, 선수 모두 후천적 장애인
국내 휠체어 농구, 여성 3팀·남성 17팀... 비장애인 팀은 대학교 재학생으로 구성

  • 기사입력 2021.11.05 17:38
  • 최종수정 2022.12.22 10:21

우먼타임스 = 최세헌 기자

사람은 본인 의지대로 선택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부모도 선택해 태어날 수 없고 가족도 내 마음대로 선택할 수 없다. 선택할 수 없는 것은 또 있다. 평생 무거운 짐이 될 수 있는 장애도 선택할 수 없다.

선택할 수 없다면 받아들여야 한다. 열정 하나로 선택할 수 없는 장애를 뛰어넘은 멋진 여성들이 있다. 여성 휠체어농구단 ‘서울챌린져스’ 선수들이다.

전국체전에서 시합에 임하고 있는 서울챌린져스 선수들(서울챌린져스 단 제공)
전국체전에서 시합에 임하고 있는 서울챌린져스 선수들(서울챌린져스 단 제공)

장애인에게 운동은 곧 ‘재활이자 삶의 활력소’라고 주장하는 ‘서울챌린져스’는 2011년에 창단했다. 열 명의 선수와 비장애인인 단장, 감독, 코치 합해 13명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들은 휠체어농구를 통해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을 키워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각종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고 있다고 한다.

평균 연령이 40대인 이들은 모두가 후천적 장애인이다. 전 선수가 직업을 갖고 있어 주말에만 훈련하고 있다. 실업팀이 아니다 보니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여기저기 연습장을 전전긍긍한다. 일반 휠체어보다 고가인 시합 전용 휠체어를 비롯한 훈련기구들도 서울 광진구에 있는 정립회관(장애인복지관)에만 보관하고 있다.

오인영 선수(사회복지사&직업재활사)
오인영 선수(사회복지사&직업재활사)

자신을 사회복지사라고 밝힌 오인영 선수(30대. 여)는 5살 때 교통사고로 양쪽 무릎 아래를 잃게 됐다고 했다. 그는 “너무 어린 나이에 큰 사고를 당하고 보니 많이 울었던 기억밖에 나지 않는다”며 “수술도 12번 넘게 했다”고 말했다. 직업재활사를 겸하고 있다는 오 선수는 현재 의족을 착용하고 휠체어를 사용한다고 했다.

그녀는 사고 후 대학에 진학하기까지 일과가 학교와 집을 반복하는 게 고작이었다고 한다. 관심이 많았던 운동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고 했다. 시간이 흘러 나사렛대학교에 입학했고 “재학 중에 해보고 싶었던 운동을 찾던 중 휠체어 럭비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운동을 통해서 자신감이 생겼고 성취감을 느꼈다”며 “졸업 후 여성 장애인 휠체어농구 팀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수소문해 가입한 후 6년째 운동하고 있다”고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훈련 중인 서울챌린져스 선수들
훈련 중인 서울챌린져스 선수들

국내 장애인 여성 휠체어 농구팀은 ‘서울챌린져스’ 포함 세 팀이 전부다. 비장애인 팀 모두 합쳐 다섯 팀뿐이다. 대학교 특수체육학과 또는 재활학과 재학생들로 구성된 비장애인 휠체어농구 팀도 있지만, 선수층이 얇다 보니 세간의 관심밖에 있다. 반면 남성 휠체어농구 팀은 17팀이나 된다. 그중 세 팀이 실업팀으로 활약하고 있다.

서울챌린저스 팀의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유성민(57세. 여) 선수는 “농구를 하다 보면 삶의 활력소가 되고 자신감도 생긴다”며 “지금은 열악한 환경에서 운동하고 있지만, 많은 장애인이 참여하게 되면 우리도 관심받는 날이 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감사하게도 서울시장애인체육회에서 일 년에 200~250만원의 지원금과 전국체전 출전 시 훈련비도 받았다”며 “단체복과 휠체어도 지원받았다"고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선수들의 노력과 서울시장애인체육회의 지원 덕분일까. 서울챌린져스 팀은 지난 10월 열린 제42회 전국장애인 체육대회에 출전해 영광의 우승을 차지했다.

제42회 전국장애인 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서울챌린져스 휠체어 농구단
제42회 전국장애인 체육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서울챌린져스 휠체어 농구단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발간한 "한눈에 보는 2020 장애인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등록장애인 수는 는 2019년 12월 말 기준 약 262만5천명이다. 대한민국 국민(51,849,861명)  중 약 5.1%가 장애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시‧군‧구청에 등록한 자 외에 실제 장애인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목되는 부분이 있다.  2017년 기준 후천적 장애가 88.1%로 나타났다.  원인은 질환이 56.0%, 사고가 32.1%를 차지했다.

일선 현장의 사회복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회복지정책의 수립체계는 지나치게 중앙정부 주도로 되어 있어 지역의 상황이나 특성에 맞는 수요는 고려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즉, 사회복지 사각에 있어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결론이다.

체력은 국력이며,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힘의 원동력이다. 우먼타임스는 열정 하나로 장애를 극복하고 있는 서울챌린져스 여자농구단에 누군가가 따듯한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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