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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무한경쟁에 라이더 안전은 ‘누가’

  • 기사입력 2021.08.31 19:09

우먼타임스 = 김소윤 기자 

최근 배달업에 종사하는 한 라이더가 화물차에 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는 가운데, 라이더들의 안전관리 실태가 도마에 올랐다. 한 건이라도 빨리 배달해야 하는 특성상 플랫폼 업체들의 속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라이더들의 사고 위험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서울 삼성동 선릉역 사거리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화물차에 치여 숨진 A씨는 당시 ‘배달의민족’의 ‘배민1’ 서비스로 접수된 주문 건을 배달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1’은 경쟁사인 쿠팡이츠가 지난 4월 시행한 단건 서비스 ‘치타배달’에 맞서 배달의민족이 지난 6월부터 시행한 단건 주문 서비스다. 이는 여러 집을 거치지 않고 배달 음식을 라이더가 받는 즉시 해당 장소로 배달하기 때문에 소비자 만족도가 높다.

선릉역 라이더 사고 추모 사진. [사진=연합뉴스]
선릉역 라이더 사고 추모 사진. [사진=연합뉴스]

이 서비스의 관건은 배달 시간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빠른 배달이 필수이다 보니 이에  따른 안전은 등안시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배민 관계자는 “자사는 배민라이더와 배민커넥터 등을 대상으로 산재보험을 가입하고, 라이더는 유상운송보험 가입이 확인돼야 배달 업무를 할 수 있다”며 “더불어 안전교육을 시행하면서 보험제도와 관련 보험사와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상운송보험은 일반 가정용 보험과 달리 라이더들이 배달 업무 도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상대 운송수단의 피해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업계 2위 요기요 역시 산재보험과 유상운송보험 등의 의무가입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쿠팡이츠도 지난해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다만, 유상운송보험의 경우 의무가입에서 제외하고 무보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륜차를 쿠팡에서 렌털해 업무를 보는 라이더에 한해 유상운송보험을 의무화하고 있다는 것이 쿠팡 측의 설명이다.

라이더들의 안전관리에 대해 모든 책임을 배달앱 업체에게 전가하는 것도 무리다. 

업계 관계자들은 “배달 라이더들은 보험료를 절약하기 위해 쿠팡이츠 업무를 도맡아 하기도 한다”며 “단건 배달이 오히려 사고 위험을 낮출 수도 있다. 여러 집을 배달하는 경우 그만큼 시간에 쫓겨 사고의 위험이 뒤따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지역배달대행업체 배달노동자 1016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42.9%만이 산재보험에 가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가입 이유로는 ▲산재보험에 대해 잘 몰라서(33.8%) ▲산재보험료 부담 때문에(24.5%) ▲배달지사가 가입을 꺼려해서(17.9%) 등이었다.

이에 서울시는 오는 10월부터 배달라이더의 상해보험료를 전액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만 16세 이상 배달라이더가 서울지역 내에서 배달 업무 중 사망이나 상해, 후유장애 등이 발생했을 때 보장받을 수 있다.

그나마 규모가 큰 업체에서는 보험가입과 안전교육에 대해 일정 부분 책임을 다하고 있지만, 소규모 중소 업체나 개별적으로 배달 업무에 종사하는 이들은 여전히 보험과는 거리가 먼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들에 대한 안전 및 사고 후 대책 마련을 위한 제도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서비스일반노조 배달서비스지부도 A씨의 사망사고 이후 라이더의 안전 확보를 위한 공제조합 설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배달 오토바이 공제조합을 설립해 저렴한 보험료와 의무 유상보험, 안전·배달교육 등을 책임지고 진행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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