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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과 여성] ②시세이도의 성공 비결은 무얼까

  • 기사입력 2020.12.31 18:38
  • 최종수정 2021.01.05 16:57

시세이도는 일본에서 가장 긴 역사를 갖고 있는 화장품 기업이자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 중 랭킹 5위(WWD ‘The 2019 Beauty Top 100’ 기준)인 글로벌 기업이다. 

1872년 도쿄 긴자에서 약국으로 시작한 시세이도가 어떻게 전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여성’의 마음을 잘 잡았기 때문이다. 이는 시세이도의 광고를 통해 엿볼 수 있다. 

츠바키(동백꽃)로 일본적인 아름다움 강조 
시세이도가 전개하는 브랜드 츠바키(TSUBAKI)는 2006년 출시된 헤어케어 브랜드다. 츠바키를 번역하면 동백나무다. 고대 일본 여성이 머리 손질을 위해서 사용한 동백기름에 주목해 탄생했다. 

진홍색 패키지는 동백꽃잎을 상징하는데, 이처럼 눈에 띄는 색상과 디자인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2007년에는 하얀 츠바키를 출시했는데 빨강, 흰색 두 종류의 츠바키가 대조되며 매장에서 눈길을 끌었다. 빨간색은 풍부한 향을 어필 포인트로. 흰색은 데미지 케어 상품이라고 하는 두 축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서로 대조되는 색상, 그리고 서로 다른 특징을 내세우며 마케팅을 효율적으로 구사했다. 빨간색은 20대 중심을 타깃으로, 흰색은 머릿결이 손상되는 것을 더욱 신경 쓰는 연령층, 커리어 우먼을 타깃으로 공략했다.

특히 경쟁사가 주로 하는 전략과는 색다르게 일본적인 색, 일본적인 미를 강조하면서 일본 여성을 광고 모델로 내세우며 큰 성공을 거뒀다. 

헤어케어 시장에서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시세이도는 츠바키를 가지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했다. 먼저 예산 면에 있어서도 50억엔(약 500억원)이라는 큰 금액을 투자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일본의 여성은 아름답다’라고 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공감을 얻었다는 점이다. 

경쟁 브랜드는 역대 미국 할리우드 배우를 기용해 TV 광고를 제작했다. LUX의 ‘Super Rich’ 그리고 아시안 뷰티를 앞세워서 아시아의 미를 강조하는 ‘Asience’는 츠바키의 앞을 달리고 있었다. 

이들에게 대항해 츠바키는 일본 여성에게 초점을 맞췄다. 츠바키는 일본 여성을 위한 헤어 케어 제품이라는 것을 어필했다. 

츠바키의 광고 모델은 모두 일본 여성이다. 츠바키를 론칭하며 가장 처음 선보인 광고 모델은 다나카 레나(田中麗奈), 우에하라 다카코(上原多香子), 다케우치 유코(竹内結子), 나카마 유키에(仲間由紀恵), 수에히로 료코(広末涼子), 미즈키 아리사(観月ありさ)등 당대의 최고의 배우만을 모아서 광고에 출연시키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일반인을 모델로 내세운 츠바키 광고.

츠바키가 소비자들의 인식에 자리 잡을 무렵에는 누구든지 인정하는 미인을, 이후에는 아이돌, 그리고 일반인까지 모델로 활용하며 타깃 범위를 확대하며 일본 여성들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광고로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일본 여성을 아름답게 하는 제품, 츠바키를 사용하는 당신이 가장 아름답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소비자의 마음 얻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시세이도의 메시지와 차별화된 마케팅 결과 츠바키는 오랫동안 리더의 자리를 지켜온 LUX를 제쳤다. 츠바키 발매 당시 판매 목표는 연간 100억엔이었으나 1개월 반 만에 40억 매출을 달성했고, 발매 해인 2006년에는 180억엔을 달성했다. 

이렇게 츠바키는 일본 국내에서만 2억 병이 넘는 판매 신화를 기록했다. 일본 No.1 헤어 케어 브랜드로 자리 잡은 츠바키는 뛰어난 모발 윤기 효과 및 손상 모발에 대한 케어 효과를 인정받으며 일본뿐 아니라 한국, 대만, 홍콩, 중국 등 세계 각지의 여성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생활용품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샴푸·컨디셔너 시장에서 고급 헤어 케어 제품의 바람을 일으키며 화장품으로서의 샴푸 시대를 새롭게 열었다. 

여성을 중요시하는 기업 문화

일본 여성의 아름다움을 강조해서 큰 성공을 거둔 츠바키, 시세이도의 기업 문화는 어떨까? 올해 2020년도 ‘여성이 빛나는 선진 기업 표창식’에서 시세이도가 수상했다. 스가 총리는 표창식에서 코로나와 같은 어려운 환경에서 여성이 활약할 수 있는 길을 계속 열어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세이도는 출산 후 복직 정착률 98%를 넘어서는 등 육아와 회사 업무가 양립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2019년에는 기업의 미션을 ‘Beauty Innovations for a Better World’라고 선언하고 기업 성장은 물론 뷰티 비즈니스를 통해서 사회 문제 해결,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 지속 가능한 사회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직 내 다양화 경영 측면에 있어서는 젠더 평등의 실현을 목표로 2023년까지 국내 사업의 여성 관리직 비율을 50%까지 높일 계획이다. 

츠바키의 광고 캠페인에서 전하고자 했던 ‘일본 여성은 아름답다’라는 메시지는 상업성을 바탕으로 한 피상적인 광고 카피만은 아닌 것이 분명한 것 같다. 여성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가 반영된 마케팅 및 광고 전략을 십분 활용해 큰 성공을 거둔 의미 깊은 성공 사례라고 볼 수 있다.

양경렬/연세대 행정학과 졸업, City University of Hong Kong 경영학 박사. 마케팅 광고 전문가. ADK Korea 대표 역임. NUCB(Nagoya University of Commerce and Business) 객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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