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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인권 중시하는 미 의료계

- 하버드대 의대 등 '성소수자 위한 커리큘럼' 마련
- 지난해 입학생 중 15%가 성정체성 밝혀

  • 기사입력 2020.02.24 11:39
  • 최종수정 2020.02.27 19:50

[우먼타임스 임기현 기자] 최근 미국 하버드대 의대를 중심으로 미국 의과대학에서 의사들이 진료 과정에서 성소수자의 인권을 중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하버드대 의대는 성소수자들이 진료 중에 차별 받아왔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교육뿐만 아니라 성소수자의 의료계 진출 또한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버드대 의대는 개설 과목에 성소수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건강 문제를 다룬 커리큘럼을 마련했다. 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의사가 성소수자 환자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성소수자가 의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도 확대했다.

지금껏 성소수자는 의사들과 대면하는 진료실에서마저 차별의 대상이 되어왔다. 현재 하버드대 의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알리야 페로는 한 언론에 “내가 성소수자라는 것을 밝히자 담당 의사는 다른 의사에게 나를 맡겼다”며 차별 받은 사례를 밝혔다.

실제로 많은 성소수자들은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해 고위험 우울증, 극단적 선택, 약물 중독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 의사들이 환자가 성소수자임을 밝혔을 때 차별적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로 부정확한 검진을 내렸기 때문이다.

본인이 성소수자임을 밝히고 하버드대 의대에서 수학 중인 알리야 페로. (AP통신)
본인이 성소수자임을 밝히고 하버드대 의대에서 수학 중인 알리야 페로. (AP통신)

미국 보스턴대 의대 부교수 칼 스트리드 박사 역시 본인이 성소수자임을 밝혔을 때 정확한 검진을 받지 못했던 경험을 말했다. 그는 “15년 전 임파선이 부어올라 병원을 찾았을 때 나를 담당한 의사는 ‘에이즈 검사나 해보라’고 말했을 뿐 더이상 어떤 진료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성소수자 환자가 그렇듯, 성소수자 의사 역시 의료계에서 동등한 자격을 가질 자격이 있다”며 “성소수자 의사로서 모든 환자들이 동등한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11월 전미 의학 협회는 동성애자들의 이성애자 전환 치료를 전면 금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으며, 미국 내 여러 의과 대학에서도 성소수자 진료를 위한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하버드대 의대를 포함한 여러 대학에서 2018년부터 입학 지원서에 본인의 성정체성과 그에 따른 선호하는 호칭을 명시할 수 있게끔 했다. 이같은 노력에 따라 지난해 가을 하버드대 의대에 진학한 전체 학생 중 15%는 본인이 성소수자임을 밝혔다.

하버드대 의대 성소수자 홍보 담당자인 제시카 할렘은 “학교에는 동성애자 무슬림 학생, 중국에서 온 동성애자 학생 등 다양한 성소수자 학생들이 재학 중”이라면서 “사회적 폭력을 견뎌내고 지금은 떳떳하게 본인의 정체성을 밝히며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하버드대 의대에서는 성전환 수술을 마친 사람을 위한 진료 체계, 호르몬 요법, 성관계 시 유의해야할 사항, 성소수자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등이 실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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