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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문을 두드리는 아시아 댄서들

-외국인 단원 없기로 유명한 파리오페라발레단
-한국의 박세은 등...최근 아시아 댄서들 활약 눈길

  • 기사입력 2019.12.26 14:56
박세은 (사진=AFP)

[우먼타임스 박종호 기자] 파리오페라발레는 흔히 ‘발레의 종가’로 불린다. 발레의 기원은 워낙 이탈리아지만 프랑스에서 발레학교와 발레단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귀족들의 여흥거리에 불과했던 발레가 하나의 예술 장르로 발전했다. 발레 용어가 프랑스어로 돼 있는 사유도 비슷하다.

그러나 런던왕립발레단이나 뉴욕시의 미국발레극단과 달리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외국인 무용수는 그 수가 매우 적다. 154명의 단원 중 25명만이 외국인이다. 그러나 루이 14세가 창단한 파리발레단에게도 변화가 찾아오고 있다. 그 중심에는 한국의 박세은을 포함해, 아시아의 유망한 댄서들이 자리하고 있다. 

박세은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파리에 왔을 때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한다. 그는 “난 한국국립발레단의 단독 공연자였습니다”라며 “그러나 오페라 발레단에 왔을 때 내 역할은 늘 제한적이었습니다. 항상 대기해야만 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그렇지만 그 과정에서 많이 배웠죠”라고 말했다.

박세은은 과거 러시아 무용수들에게 발레를 배웠다. 17살 때에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로잔 콩쿠르에서 입상했고, 프랑스식 무용에 눈을 떴다. 2015년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저명한 발레단인 말린스키 극단에 무용수로 초청됐다.

박세은은 “제 선생님 중 한 분이 거기 계셨고, 잊을 수 없는 말씀을 해주셨어요. 선생님은 제 무용 스타일의 변화를 지적해주시면서, 스타일이 변하더라도 잊어서는 안 되는 가장 중요한 건 내면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라고 말했다. 현재 그녀는 파리오페라발레단의 1급 무용수다. 

람 춘윙 (사진=AFP)

반면 22살의 람 춘윙 (Lam Chun-wing)은 2015년 중국인 최초로 파리 발레 단원이 되었다. 발레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이 남다른 고향 홍콩에서 큰 화제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람은 “무용은 프랑스에서 더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홍콩에서는 내 이야기에 정말 놀랐죠. 예전에 저는 고전 무용을 하는 소년이었으니까요”라고 말했다. 

그는 어머니의 격려에 힘입어, 7살에 무용을 시작했다, 그는 어린 시절 소년 무용수가 등장하는 영화의 주인공 빌리 엘리어트을 동경했다. 람은 AFP에서 “스튜디오에는 발레복을 입은 어린 여자아이들만 있어서 충격을 받았어요”라며 “하지만 발레 바에 몸을 맡기고 15분 만에 엄청난 즐거움을 느꼈죠”라고 밝혔다. 

14살 때 그의 무용 선생님은 파리 무용 학교에 그의 비디오를 보냈고, 1주일 만에 응시 자격을 받았다. 람은 “처음 2년은 정말 힘들었어요. 학교 기숙사에서 낮 동안은 전화사용 금지였기 때문에 시차 때문에 부모님과 통화하기 어려웠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새로운 방식의 무용에 익숙해져야 했다. 홍콩 스타일보다 팔은 더 둥글게 하고 머리의 위치를 더 정교하게 유지해야 했다. 그는 현재 '카드리유'로, 가장 낮은 급의 단원이다.

한나 오닐 (사진=AFP)

한나 오닐에게 영원히 잊지 못하는 순간이 있다. 파리오페라발레단 단장이었던 전설적인 러시아무용수 루돌프 누레예프와 실비 길렘, 찰스 쥬드와 같은 스타 무용수들이 주연한 발레 신데렐라를 보았을 때다. 오닐은 “그 순간부터 나에게는 파리 오페라가 발레 그 자체였어요”라고 말했다. 현재 오닐은 에뚜왈 바로 아래 단계인 일급 무용수다.

도쿄에서 태어난 26세의 오닐은 뉴질랜드 출신의 전직 럭비 선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강인한 신체와 무용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물려받았다. 그녀는 오클랜드로 이사한 뒤 누레예프와 함께 일했던 마릴린 로에게 훈련받았다. 18살에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 입단했지만, 불어를 한마디도 알지 못했다. 오닐은 “최대한 많이 따라 하려고 노력했어요. 따라 하는 재주가 있어서 도움이 되었죠”라고 말했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파리오페라를 이끌며 다양성을 강조하던 벤저민 마일피드가 오닐에게 백조의 호수 주연을 맡기면서 오닐은 결정적 기회를 얻었다. 그는 “나는 매년 윗단계로 올라갔어요. 스타일 면에선 프랑스 무용수라고 생각합니다. 제 자리를 찾은 거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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