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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겐 ‘아직도’ 너무 위험한 인도

-정부의 무기력함과 무대응이 주요 원인

  • 기사입력 2019.12.26 10:48
  • 최종수정 2020.02.18 14:20
눈을 가린 채 시위에 나선 인도 여성들. (사진=알자지라)

[우먼타임스 박종호 기자] 오늘날의 인도는 여성들이 살아가기에 너무도 위험한 나라다. 최근 10년 동안 인도 정부 역시 ‘강간의 왕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많은 노력을 배가해왔으나, 정작 오늘날 여성범죄에 대한 원인으로는 정부와 관련 기구의 무기력함이 꼽힌다.

지난 5일 23세의 여성의 인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주 우타르 프라데시에서 5명의 남성에 의해 구타당하고, 칼에 찔린 뒤 신체 방화를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가해자 중 두 명은 그녀를 강간한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사건은 피해 여성이 변호사를 만나러 가는 도중에 일어났다. 해당 여성은 비명을 지르며 잠시 도망쳤지만, 한 남성이 그녀의 몸에 불을 붙였다. 그녀는 전신에 화상을 입었고, 델리로 이송됐으나 다음 날 세상을 떠났다. 우타르 프라데시는 이 지역 출신 국회의원이 미성년 소녀를 상습적으로 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이후 유명해진 곳이다. 문제의 의원은 최근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러한 사건들은 오늘날 인도 여성들이 얼마나 불안한 상태에 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2017년 경찰에 접수된 강간 사건만 3만2500여 건이다. 매일 90건이 넘는 강간이 일어났다는 뜻이다. 올해 10월 21일 국가범죄기록국에 의하면 2017 인도에선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만 총 35만9849건 발생했다. 우타르 프라데시가 5만6011건으로 발생 건수 1위를 차지했다.
 
인도 남부 하이데라바드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한 여성 수의사가 귀가하던 중 납치되어 여러 명의 남성들에게 강간당한 후 신체 방화를 당했다. 검게 그을린 그녀의 시체는 하루 뒤 발견되었다. 경찰은 남성 4명을 연행해 자백을 받아냈다. 남성들은 수송 도중 탈출을 시도하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하이데라바드에서 열린 시위. 강간 피의자들을 처벌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알자지라)

물론 2012년 델리에서 23세의 한 여성의 강간을 당한 뒤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개정된 법률은 관음증이나 스토킹과 같은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고, 강간에 대해서는 20년 형을, 경우에 따라서는 사형을 선고하고 있다. J S 베르마 전 인도 대법원장이 위원장을 맡은 위원회도 설치되었다. 위원회 여성 범죄의 원인으로 정부와 경찰의 무기력함을 언급했다. 특별기금도 설립되었다. 그러나 기금 대부분은 사용되지 않고 있다.
 
12월 5일 의회에서는 여성 보호법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으나 의원들 중 토론에 참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의원들 사이에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심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니 정부의 대응에도 문제가 많다. 연방정부는 2012년 델리에서 일어난 집단 강간 사건 이후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그러나 그런 애플리케이션은 소수의 특권층 여성만 쓸 수 있다. 많은 여성 피해자들은 앱은 고사하고 휴대폰조차 갖고 있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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