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110주년 세계 여성의 날] ② 미투 운동이 불러온 우리 사회의 변화와 과제

미투운동 두 달째접어들며 저명인사에서 일반인으로 대상 확대...'펜스룰', '90년생 김지훈' 등 반발 움직임도...정부, 서둘러 대책 마련 나서

  • 기사입력 2018.03.30 22:21
  • 최종수정 2020.02.19 16:35
[편집자주]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 110주년 기념일이다. 올해는 대한민국 법정기념일로 처음 지정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미투 운동'의 한 가운데서 맞이한 만큼, 더욱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이에 본지는 우리 사회에 만연된 성폭력과 성차별의 현실을 짚어보고, 이를 넘어서기 위한 대책과 대안에 대해 미투운동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기획특집을 마련했다. 

[우먼타임스 신동훈 기자] 지난 1월 29일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사건 폭로로 시작된 한국판 ‘미투 운동’이 두 달째에 접어 들었다.

그동안 법조계를 시작으로 정치계, 문화예술계, 교육계 등 사회 거의 전 분야에서 ‘미투(#Me,too)'와 '위드유(#With you)'의 목소리가 확산돼 나갔다. 최근 들어서는 이른바 ’펜스룰‘과 ’90년생 김지훈‘ 등 미투 운동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여성가족부가 중심이 돼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공공부문 위주의 대책에는 한계가 있고 느린 대응 속도로 아쉬움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세계 여성의 날인 지난 8일 서울 중구 명동 YWCA회관 앞에서 한국YWCA연합회원들이 미투 운동에 돔참한다는 의미를 지닌 검은색과 보라색 의상을 입고 행진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두 달 맞으며 저명인사에서 일반인까지 미투 대상 확산

시인 고은,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충남지사 안희정, 전 국회의원 정봉주.

미투 운동의 물결 속에 설 자리를 잃거나 법의 심판대에 오르며 하루아침에 추락한 각계 대표적 저명 인사들이다.

미투 운동이 한 달을 넘기면서는 이들처럼 높은 지명도와 유명세를 지니지 않더라도 성폭력 의혹으로 인해 고발의 대상이 되는 사례가 늘었다.

이러한 과정에서 미투 운동에 반발하는 움직임도 나왔다. '펜스 룰' ‘90년생 김지훈’ ‘유투(You, too 당신도 당했다)’ 등이 대표적이다.

'펜스 룰’이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과거 발언에서 유래한 것으로, 성 추문을 피하기 위해 여성들과 관계를 의도적으로 배제하겠다는 원칙이다. 이에 대해선 남성들의 최소 방어수단이라는 옹호와 성차별을 합리화하는 행태라는 비판이 엇갈린다.

전문가들은 펜스 룰은 '여성 없이도 사회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또 하나의 성차별적 행태라고 진단한다.

여성 차별을 집중 조명한 소설 '1982년생 김지영'을 변형해 '90년생 김지훈'이라는 용어가 온라인에 등장하기도 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는 '미투, 페미니즘, 남성차별을 미러링 한다'는 '유투(Youtoo)' 계정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미투운동을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며, ‘남혐(남성혐오)’으로 규정짓고 ‘여혐(여성혐오)’을 내세우는 주장마저 나왔다.

이에 대해 성 대결의 양상으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여성 차별을 극복하고 양성 평등을 지향하는 미투운동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남성 중심 사회구조 변화 위한 실질적 제도와 조치 필요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각종 사회단체들과 개인들이 미투운동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성폭력 피해 처벌의 강화와 2차 피해 방지, 남성중심의 사회 구조 변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호소했다.

한편, 정부도 미투 운동의 빠른 확산에 서둘러 대책 수립에 들어갔다.

정부는 2월 27일 여성가족부를 중심으로 성폭력 근절 대책의 중심이 될 콘트롤타워를 세우는 것을 골자로 하는 '공공부문 성희롱·성폭력 근절 정책 보완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미투 운동이 촉발된 지 한 달 가까운 시점에서야 나온 첫 대책이라는 점,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부족하다는 점, 민간부문 대책은 빠져있다는 점 등에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선 ‘여성가족부 무용론’마저 나왔다.

이에 따라,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철성 경찰청장은 지난 5일 긴급 회동을 갖고, ‘미투 운동’ 확산에 따른 피해자들의 2차 피해 방지와 지원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미투 운동이 성폭력 피해 폭로와 처벌에 그치지 않고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구체적 발판을 마련해야한다고 지적한다. 여성 권리의 향상을 위해 사회적 합의와 제도 개선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신만 안 본 뉴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