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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섹스돌 소재 전시로 논란에 휩싸이다

올해의 작가상 정윤석 후보…섹스돌을 소재로 한 작품 전시
작가는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 기사입력 2020.12.10 18:16
  • 최종수정 2020.12.10 19:27
국립현대미술관 인스타그램.
섹스돌을 소재로 한 작품을 게시한 국립현대미술관 인스타그램.

[우먼타임스 김성은 기자] 국립현대미술관이 섹스돌을 소재로 한 작품을 전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의 작가상 2020’ 최종 후보로 오른 정윤석 작가의 작품이 문제가 됐다.

지난 4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올해의 작가상 2020’ 전시회가 개막됐다. 올해의 작가상은 2012년부터 국립현대미술관이 SBS문화재단과 공동 주최한 것으로 해마다 4명의 후원 작가를 선정해 신작 제작을 지원하거나 전시를 거쳐 최종 1명을 뽑는다. 

올해의 작가상 후보는 김민애, 이슬기, 정윤석, 정희승 4명이 선정됐다. 이 중 정윤석 작가는 장편 영화 한 편과 사진 및 영상 설치로 구성된 작품 ‘내일’을 선보였다. 국립현대미술관 설명에 따르면 영화 '내일'은 인간과 닮은 인간의 대체물들을 만들거나 소비,  또는 이용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다큐멘터리다.

영화 전반부는 여성 신체와 유사한 인형 '섹스돌'을 만드는 중국 공장의 노동 현장 풍경을 보여주고, 후반부는 일본에서 인형과 함께 사는 인물 센지와 인공지능 로봇을 정치적 대안으로 제시하는 인물 '마츠다'의 이야기를 교차시킨다.

영화는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개인들의 선택하는 삶의 모습을 통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관람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공식 SNS에는 해당 작품은 물론 국립현대미술관 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강간인형을 공식적으로 옹호하는 건가요? 그걸 보면서 여성들은 무슨 예술을 느껴야 하나요?”

“비판적인 시선이면 리얼돌을 소비하는 ‘일부’ 남자들의 모습에 초점을 맞춰야하는 것 아닌가요. 무슨 리얼돌을 전시해놓고 비판을 해요. 그냥 ‘리얼돌’ 전시지”

“예술이랍시고 항상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것 지긋지긋하다”

“여성을 존엄성을 가진 인간이 아닌 성적대상으로써 치환시키고 물화되도록 하는 리얼돌을 예술작품이라고 전시하는 게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과 인식에 어떤 영향을 끼치겠습니까? 아무런 죄책감 없이 예술로써 여성을 대상화시키는 데 힘을 싣고 이걸 범죄가 아닌 예술로 소비하는 남성들이 늘어납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여성들에게 입혀집니다. 여성을 인간으로 바라보지 않는 리얼돌이라는 것에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묻다니 기가 차네요.”

일부 예술가 단체도 “예술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 할 수 없다”며 “국립현대미술관은 올해의 작가상 2020 작가 정윤석의 후보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성명서를 냈다. 

시각 예술 분야 여성 예술가 네트워크 ‘루이즈 더 우먼’은 “작가 정윤석이 재현한 섹스돌 이미지는 여성성별에 특정된 성적 도구화를 전제하고 있으며, 따라서 인간 보편의 문제를 중립적으로 다룰 수 없다”며 “실존하는 여성의 신체를 성적인 목적으로 왜곡한 섹스돌 이미지를 통해 ‘인간다움’을 보여주겠다는 시도는 그 의도부터 기만일 수밖에 없으며, 포르노그래피적 재현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문화예술의 지평을 넓히고 공적 가치를 실현해야 할 국립 미술관에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폭력을 안온한 태도로 묵과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며, 이러한 작가와 작업을 선정한 올해의 작가상 심사위원 및 의사결정권자들은 합당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오늘을 살아가는 여성 예술가로서 창작과 예술을 통해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모든 시도에 반대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국공립 예술기관으로서의 책임을 지고 작가 정윤석의 후보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성의당도 “올해의 시대착오적 작가상에 반대한다”며 성명서를 냈다. 

여성의당은 “해당 전시가 문제 되는 것은 섹스돌 이슈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 비판적 관점이 결여되어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은 사회적으로 억압된 관점을 재조명해 사회 인식의 저변을 넓혀야 할 공공기관으로서 본연의 의무를 방기하고 있다”며 “‘올해의 작가상’ 섹스돌 다룬 정윤석의 후보 자격을 박탈하고 책임있게 대응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해당 작품에 대한 비난이 끊이지 않자 국립현대미술관은 “정윤석 작가의 해당 작품은 ‘돈으로 인간 대용의 인형을 사고파는 당면 사회적 이슈’를 ‘비판적인 시선’으로 다루는 다큐멘터리 작업”이라며 “예술작품에 대한 관람객들의 비판과 논의는 충분히 가능하며, 사회적 이슈를 다루는 동시대 미술에서는 불가피한 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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